시스템 오류로 출석자 결석처리 ... 허점 이용한 부정출석 문제까지 발생

[한국대학신문 이한빛 기자] “도입한 의도는 좋지만 출석체크가 잘 안 돼 불편한 점이 많다. 아직까진 기계보다 사람을 더 믿고 있다” (A대 박모교수)

전자출결 시스템이 출석 확인시간을 단축하고 투명한 성적관리 등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의 오류로 불편이 가중됐고 허점을 이용한 부정출석도 적쟎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자출결 시스템은 현재 전국 20여개 대학에서 도입돼 운영 중이다. 강의실에 부착된 전자출결보드의 NFC 태그 또는 QR코드를 인식하거나 블루투스 신호를 통해 모바일 앱에 접속한 학생들의 출석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전자출결의 도입으로 사실 교수들의 출석관리가 한층 편리해진 측면이 있다. 전자출결은 100명 이상이 수강하는 대형 강의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학생들의 출석 확인도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시스템의 구현상 오류로 전자 출결 이후 다시 수기로 출석을 체크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 소재 한 사립대에서는 블루투스 전자출결을 사용하고 있으나 일부 스마트폰 기종과 특정 운영체제에서 시스템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출석을 했음에도 결석처리가 되는 등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았다.

학생들의 강의 집중도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자출결 시스템이 운영 중인 한 대학 교수는  “수업중 스마트폰 사용을 하지말라고 매번 언급해도 고쳐지지 않았는데 전자출결 도입으로 학교가 수업시간 스마트폰 사용을 권유하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학생과 교감을 나누는 기존의 출석 문화가 사라지는 데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학생을 호명하면서 얼굴을 기억하고 간단히 대화도 나눌 수 있었는데 전자출결의 도입으로 쌍방향 소통이 어려워진 셈”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시스템 상의 허점을 노려 부정출결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NFC 태그와 QR코드를 이용하는 지방의 한 사립대학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강의실 주변에 부착된 QR코드를 찍어가 강의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출석을 처리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학에서도 한 학생이 일정거리 내에서 통신이 가능한 블루투스의 특징을 악용해 강의실 근처에서 블루투스 통신으로 출석처리를 하고 수업엔 정작 들어가지 않았다.

전자출결 앱 제작사인 씨드시스템 손석길 대표는 “기술적인 보완으로 불편사항을 개선할 수 있지만 학생과 교수 간의 신뢰와 소통이 경직될 수 있어 우선 편의성 면에 중점을 두고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대 임동학 정보전산팀장은 “출결과정에서 나타나는 오류나 허점을 100% 개선할 수 없지만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보완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자출결 시스템은 △가톨릭관동대 △가천대 △경기대 △경성대 △동양대 △동의대 △목원대 △배재대 △서울여대 △세명대 △숙명여대  △연세대 △영남대 △전주대 △중원대 △청주대 △호남대 △호서대 △부산과학기술대학 △삼육보건대학 △서울간호대학 △신성대학 등에서 도입해 활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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