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생각]“수업시간 강의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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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억 KAIST Education 3.0 추진단장(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

수업 전 온라인 강의 수업시간엔 토론 등 참여 학습

‘수업=강의’ 고정관념 깨야 ‘창의적 인재’ 양성 가능
팀웍·리더십·문제해결 능력, 수업시간 학습통해 연마
거꾸로교육, 모두가 초보자 개선 여지많아도 실행을
‘교육의 질’ 제고 방안… 교수들의 실천 용기에 달려

▲ 지난 2011년부터 KAIST Education 3.0 추진단장을 맡아온 이태억 교수는 수업시간이 곧 ‘강의’란 고정관념을 깨고, 학생이 참여하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수업방식을 실천해야만 현 사회가 원하는 창의적인 인재양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이하 사진제공=KAIST)

[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고등학교 시절, 굉장히 잘 가르친다는 수학선생님이 계셨어요.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칠판에다 문제풀이를 쫙 쓰시고 학생들은 그저 감탄하면서 받아적기 바빴죠. 반면 나이 든 다른 선생님도 계셨는데 그 분은 항상 풀이과정에서 헤매셨어요. 보다못한 학생들이 교과서를 보고 또보고 하면서 함께 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훌륭한 선생님은…”

후자다. 지난 2011년부터 KAIST Education 3.0 추진단장을 맡아 온 이태억 교수는 전통적인 강의가 점령한 교실에서는 현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팀웍·리더십·커뮤니케이션·문제해결 능력 등은 사회가 원하는 인재 덕목입니다. 어느 특정한 과목을 배워서 익힐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다년간 수백시간 이어지는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덕목들이죠. 교수 중심의 일방적인 전달방식의 수업으로는 학생 개인은 물론 기업에서조차 대학에 불만을 갖게 될 것입니다. 우선 교실 현장을 바꾸어야 합니다.”

교육의 현장은 교실이다. 이 교수는 최근 20년간 학계에서 찾아헤맨 ‘교육의 질’ 제고의 해답은 교실에 있고, 이를 떠나서는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없다고 했다. 교실에서 진행되는 수업방식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야 합니다. 수업은 100% 강의로 이뤄져야 한다? 아닙니다. 강의는 어디까지나 수업의 일부여야 합니다. 즉 강의는 수업시간 전에 듣고,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팀별 실험실습, 토의, 문제풀이 등을 실시해야 하죠.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강의 이외의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이를 통해 학생들이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해결하는 경험을 쌓게 되는 것이죠.”

기존 학교 수업시간에 진행됐던 강의를 집에서 듣고, 혼자 문제풀이를 하던 것을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하는 수업방식을 카이스트는 ‘에듀케이션 3.0’이라고 명명했다. 집과 학교에서의 역할이 바뀌게 된 수업방식으로 교육학에서는 일명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거꾸로교육’이라고 부른다.

“이제는 e-러닝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강의를 손쉽게 촬영하고 구해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초기 강의준비에 교수들은 시간과 정성을 많이 쏟아야 하겠지만, 해 놓게 되면 순수 강의 준비에 할애하는 시간은 줄고, 수업시간 학생들이 진행하게 될 다양한 활동에 대한 고민과 준비시간을 확보할 수 되는 것이죠. 또 온라인 공개강좌인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와도 연동될 수 있습니다. 교수 개인의 무크 강좌를 강의에 활용할수도 있고, 개인 온라인 강의 경험을 살려 대중을 대상으로 한 무크 강좌에도 뛰어들 수 있는 것이죠.”

KAIST는 지난 2011년 3개의 에듀케이션 3.0 강좌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전체 수업의 4%인 102개 강좌를 진행했다. 또한 현재까지 에듀케이션 3.0 수업방식 개선에 90억여원의 기부금을 확보했다.

“5년내로 30% 이상 800여강좌를 에듀케이션 3.0 강의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더 많으면 좋습니다. 전공, 교양 따지지 않고,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이와 같은 방식의 수업이 제대로 진행한다면 효과가 극대화될 것입니다. 일방 전달식 강의보다 학생들이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 오래 기억에 남으면서 동시에 사회가 바라는 인재 덕목을 기를 수 있죠. 효과요? 앞으로 100년 후에는 확실히 증명될 겁니다.”

스스로 학습 경험을 가진 학생들만 가능한 수업방식 아닐까. 이 교수는 수업시간 벌어지는 학생사이의 ‘상호작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참여수업의 핵심 키워드는 ‘상호작용’입니다. 함께 과제에 임하는 것으로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최근 미국에서도 전교과 ‘거꾸로교육’ 방식의 수업을 진행한 고등학교의 ‘학생이탈률’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수업시간 전 온라인 강의를 듣고, 내용을 인지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담당 교수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입니다.”

사람의 머리는 기억하는데 한계가 있다. 일방적인 교수 중심 강의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무엇을 배웠다는 기억조차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학생들이 매일 참여하는 수업에서 이론만이 아닌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하는 방법’ 즉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어야 하는 이유다. 성패는 교수들의 용기에 달렸다.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에듀케이션 3.0 수업방식도 학문별 맞지 않는다는 등 수많은 지적을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봅니다. 이 수업방식에 학생도 교수도 모두가 초보자이기 때문이지요. 수업방식을 바꾸지 않으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입니다. 그래서 교육개혁에는 교수들의 용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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