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대학들 해외 교류 현장…해외교류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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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간 자매결연·학술교류 협정 맺고 협력

국내 재학생 교육기회 제공·한국문화 전파…고등교육 국제화 선택 아닌 필수
형식적 MOU에서 벗어나 내실 갖춘 교류 필요해

[한국대학신문 양지원·김소연 기자]미래 고등교육시장 변화에 국내 대학들의 생존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가운데 ‘고등교육 국제화’는 필수 과제로 자리잡았다. 각 대학들은 해외 유명 석학을 초빙하거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해외분교와 글로벌캠퍼스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많은 대학들이 해외 대학과 자매 결연을 맺고 캠퍼스의 글로벌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한 ‘한국 고등교육 국제화 정책 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 대학들이 해외교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교육 국제화 현황 인식조사에 63개 대학 국제교류처가 답한 결과 모든 대학들이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 유럽 및 북미 소재 대학과 국제교류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62개 대학이 아시아, 61개 대학은 오세아니아, 57개 대학이 중남미, 아프리카 소재 대학들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거의 대부분 대학들이 협정을 체결했다. 많은 대학들이 아시아, 특히 중국 대학과 국제교류 협약을 맺고 있었다.

연구책임자인 김미란 한국교육개발원 고등교육연구실장은 “응답한 대학 수가 적어 해당 연구의 한계는 있지만 대부분 대학에서 해외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거나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 학생 해외 교류 등이 대학가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특히 대규모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2014 서울대 통계연보’를 통해 학술교류 및 학생교환 현황을 공개했다. 서울대 본부는 59개국 291기관과 학술교류 협정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각 단과대학들도 58개국 611개 단과대학과 학술교류 협정을 맺고 이중 45개국 356개 단과대학과는 학술교류와 학생교환 협정을 통해 교류하고 있다.

전문대학들도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살리기 위해 해외 직업기관들을 찾아 대학 간 공동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등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에 설 수 있는 발판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WCC(World Class College,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 21개교는 지난 2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현지에 있는 직업교육훈련기관과 대학을 방문,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MOU체결 추진을 논의했다.

■ 대학들 앞 다퉈 해외대학과 교류…고등교육 ‘국제화’ 꿈꾸다 = 이화여대는 지난 2008년 이래 연속으로 미국 하버드대학이 주관하는 아시아 국제교류 프로그램인 EWHA-HCAP(Harvard College in Asia Program)을 개최하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1월 하버드대학을 방문해 1차 HCAP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3월 하버드학생들이 파트너 대학을 방문해 2차 컨퍼런스를 이어가는 형식으로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이화여대와 하버드대학 학생들이 참여하는 EWHA-HCAP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토론하고 있다 (제공=이화여대)

또 이화여대는 하버드대와 협약을 맺고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이화여대에서 ‘이화-하버드 서머스쿨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다. 이는 미국 하버드대가 국내에서 진행하는 유일한 서머스쿨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지난 7월 말 열렸다. 올해 이화-하버드 서머스쿨은 한국 문화와 역사에 초점을 맞춰 '영화 한국 : 영화를 통해 고찰해보는 한국사회'를 주제로 현대 한국의 모습을 담아낸 영화 5편을 감상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방학 기간 동안 해외대학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고 한국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금오공대는 지난 8월 여름방학 기간에 해외 자매결연 대학의 외국인 학생들을 초청해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kit 인터내셔널 프로그램’을 열었다.

금오공대는 3개국 4개 대학인 일본 오사카부립대학, 필리핀 마푸아공대, 말레이시아 멜라카공대, 말레이시아공대 학생들을 초청했다. 이들 학생들은 안동 하회마을 및 국학진흥원을 견학하며 한지 만들기, 하회탈춤 배우기 등을 배우고 한국문화를 체험했다.

대학과 대학 간 일대일 MOU에서 벗어나 해외 여러 지역 대학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하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아세안+3 대학 네트워크(ASEAN+3 University Network)로 아세안 10개국 30여개 회원대학(AUN)과 한‧중‧일 3개국의 주요 대학이 참여하는 대학연합체가 있다. 주로 학생교류와 공동연구 등 활발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모임이다.

아세안+3 대학 네트워크에는 현재 서울대를 비롯해 게이오대, 북경대, 난양공대, 싱가포르국립대 등이 회원대학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3 대학총장포럼’에서 대학교류 네트워크를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한‧중‧일 대학의 신규 참여가 필요하다는 이사회 결정에 따라 동국대, 한국산업기술대가 신규 대학으로 포함됐다. 국내 대학 외에도 지바대, 가나자와대 등을 포함한 일본 국립대학 6개교 컨소시엄도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다.

전문대학들 가운데 한국관광대학과 영남이공대학은 해외 유수의 대학들과 활발한 교류를 펼쳐 눈길을 끈다.

한국관광대학은 2011년 하와이주립대학 KCC(Kapiolani Community College) 캠퍼스와 상호 교류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공동학위과정에 관한 협약을 추가로 맺은 후 지난 2월 3명의 학생들이 공동학위를 취득하는 데 성공했다.

영남이공대학은 미국, 호주, 캐나다, 필리핀, 몰타, 두바이 등 영어권은 물론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 67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체결해 국제 감각을 지닌 인재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 ‘속 빈 강정’ 될 우려도…교육과정 콘텐츠 채우고 질 확보해야 = 대학들이 활발하게 해외 대학이나 연구소와 자매결연이나 학술교류 MOU를 맺는 가운데 내실을 키우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일 본지 주최로 열린 ‘UCN President Summit’ 창립 컨퍼런스에서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고등교육 미래 전망과 생존전략’에 관한 주제발표를 통해 "대학들이 보여주기가 아닌 실질적인 MOU를 맺어야 한다"며 "규모가 있는 종합대학은 보통 100개 이상 대학과 MOU를 맺는데,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다 실질적 교류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 총장은 ‘아시아대학포럼’을 예로 들면서 아시아 소재 대학 총장들이 모여 고등교육의 발전방향과 대학의 역할 등을 논의하는 모임이 활성화 돼 국가 간 직접적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각 대학이 형식적인 자매결연에서 벗어나 대학 특성에 따른 맞춤형 해외교류 전략을 세우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김미란 한국교육개발원 고등교육연구실장은 “형식적으로 자매결연만 맺고 실제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않거나 실질적인 학생교류가 없는 경우도 많다”면서 “대학에서 공동교육 과정을 운영할 경우 콘텐츠 내실을 키우고 실제 해외 대학 학생들이 국내에 들어와 공부를 하고 싶도록 교육과정을 잘 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실장은 “대학뿐 아니라 교육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 각 정부 부처들도  협업을 통한 고등교육 국제화 지원에 노력해야 한다”면서 “개별 대학이 몇 개의 해외대학과 교류를 맺고 있는지 기본적 통계조차 없는 상황이다. 해외대학이나 해외 고등교육 환경에 대한 정보를 국내 대학들이 이용할 수 있고, 해외로 국내 대학 정보를 발송할 수 있는 정보망 및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진호 두원공과대학 국제교류센터소장은 "미국, 독일, 호주 등 선진국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이들이 가진 장점을 우리가 어떻게 흡수할 것인지 공유하는 부분이 필요하고, 베트남, 미얀마 등 개발도상국에는 반대로 우리나라 교육 콘텐츠를 수출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4년제는 연구 중심으로, 전문대학은 도제식, 모듈화된 직업교육체계를 어떤 식으로 해외 대학들과 접목시켜 교류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개별 대학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국제 교류 현황에 대한 통계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절반 이상의 대학들이 답을 아직까지 주지 않아 취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교육부가 대학들에 해당 대학의 정보를 강제로 받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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