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TV 속 거기, 대학캠퍼스 명소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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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노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효과적

관광 명소 부각, 신입생·유학생 유치에도 힘
‘도심 속 쉼터’ 역사적 공간 등 배경 차별화
이미지 상승, 내적 수준 향상과는 별개 주의

[한국대학신문 정윤희·이한빛 기자] 극 중에서 38살짜리 15학번 새내기역을 맡은 최지우가 20대 대학생들과 함께 가을 캠퍼스를 활보한다. 혼자 벤치에 앉아 꾸역꾸역 삼각김밥을 먹기도 하고, 다음 강의를 들으러 무심코 호숫가를 지나가기도 한다. 촬영지를 누비는 배우들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궁금하다. “저기는 어딜까”

대학캠퍼스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일부 대학은 관광명소까지 부각되면서 인지도 제고는 물론 여세를 몰아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 tvN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의 캠퍼스 배경은 건국대 서울캠퍼스다. 왼쪽의 사진은 건국대 서울캠퍼스의 호수 맞은 편 법대 앞 도로이고, 극 중 하노라(최지우) 고교동창이자 연극과 겸임 교수 차현석으로 분한 이상윤이 호수 둘래로 자전거를 타고 있다.(제공=건국대, 스틸 컷=tvn/CJE&M)

지난 1일 종영된 SBS드라마 ‘용팔이’는 송도 인천글로벌캠퍼스(IGC), tvN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은 건국대 서울캠퍼스, 웹드라마 ‘연금술사’는 선문대 등 실제 대학캠퍼스가 각종 드라마 촬영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이는 최근 현상은 아니다. 지난 2009년 화제를 모았던 KBS2TV ‘꽃보다 남자’에서 주인공들이 다녔던 고등학교로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본관과 아담스채플관이 사용됐다.  2012년 SBS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2013년 KBS2TV ‘아이리스’와 ‘응답하라1994’는 연세대 신촌캠퍼스,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인천대에서 촬영됐다. 이밖에 지난해 종영된 MBC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웅지세무대학, 현재 방영 중인 KBS2TV ‘다 잘될거야’는 경복대학 등에서 찍었다.

▲ SBS드라마 용팔이에서 병원 건물은 송도의 인천글로벌캠퍼스 외관에서 촬영했다. 왼쪽은 인천글로벌캠퍼스 '복합문화센터' 외관이고, 오른쪽은 이 건물 외관에서 촬영하고 있는 모습이다.(제공=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대학이 촬영협조에 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제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호섭 건국대 홍보실장은 “드라마를 통해 아름다운 캠퍼스 구석구석을 수험생은 물론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다”며 “최근 시청자들은 TV나 영화에 등장한 배경을 하나하나 검색해 보고 ‘명소’처럼 여기는 경향도 있어 일종의 브랜드 마케팅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KBS 2TV 종영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주인공들이 다닌 국제고교는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였다.(제공=계명대)

이혁진 을지대 을지인력개발원장(스포츠아웃도어학과 교수)은 “영국의 옥스퍼드 크라이스처치(Christ Church College) 대학의 대강당은 영화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마법학교 학생식당 장소로 사용됐다.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대학을 알게되면서 관광 명소로 인식하게 됐다”면서 “이처럼 미디어 노출을 통해 대학의 인지도 상승뿐만 아니라 대학가의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천대 송도캠퍼스는 지난 2013년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방영 이후,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1만여명이 찾은 관광명소가 됐다. 인천대는 인천공항과의 우수한 접근성도 내세워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고덕봉 인천대 대외협력팀장은 “관광객들이 캠퍼스 투어를 하면서 ‘별그대’에서 대학교수 도민준 역으로 분했던 김수현이 강의했던 강의실까지 들려보길 원한다”면서 “우리 학교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캠퍼스 지도와 홍보물을 중국어판으로 제작하고, 중국어가 능통한 학교 홍보대사들을 배치해 가이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이어 “드라마 촬영지로서 인지도 제고는 물론 인천공항과의 접근성도 뛰어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지난 5일부터 방영된 웹드라마 연금술사는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선문대를 배경으로 촬영하고 있다. 웹드라마는 TV가 아닌 모바일 기기나 웹으로 보는 드라마를 말한다.(제공=선문대)

캠퍼스만의 독특한 분위기 때문일까. 대학이 유명 관광지나 세트장과는 다른 이색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혁진 을지인력개발원장은 “대학 캠퍼스가 촬영지로서 각광받는 이유는 기존 세트장과는 다른 자연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건물 사이 잔디밭이나 숲 등은 ‘도심 속 공원’ 같은 느낌을 주고, 건축물을 통해 평화와 자유와 같은 상징적인 의미까지 함축해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남수연 연세대 홍보담당자도 “우리 대학은 언더우드관, 아펜젤러관 등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 등 1900년대 초반에 지어진 건물들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옛 풍경을 간직한 고즈넉한 분위기의 대학 캠퍼스가 촬영지로 부각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이 무조건적으로 촬영에 협조할 이유는 없다. 미리 촬영 내용을 파악해 서로간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는지 체크하고, ‘학문기관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이 최우선돼야 한다.

건국대 김 실장은 “촬영 협조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검토한다. 드라마와 우리 대학이 충분히 상생할 수 있는 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며 “촬영을 허락할 경우 면학 분위기에 장애가 되지 않은 선에서 제작사와 학교간 협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홍식 중앙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는 “미디어 노출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린다 해도 어디까지나 학교 주변 상권에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서 “인지도 상승이 곧 학교의 질적 발전, 레벨 상승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연구 성과 등 학문적 실적을 미디어에 노출하는 방향이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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