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는 83.9% 직선제 찬성, 충남대도 76.8% 달해

대학본부는 일단 신중 입장… 교수협 등과 갈등 불가피

[한국대학신문 송보배·정윤희 기자] 경상대와 충남대 교수들이 압도적으로 총장선거 직선제 복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대도 오는 19일과 20일에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직선제 복귀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할 예정으로, 경상대와 충남대의 표결 결과가 국립대 총장직선제 복귀 물결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상대와 충남대는 각각 5일부터 8일, 6일부터 8일까지 차기 총장선거를 직선제로 치를 것인지를 두고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서면으로 진행했다. 개표는 8일 오후 5시 이후 이뤄졌다.

결과는 경상대는 83.9%, 충남대도 76.8%로 압도적인 찬성으로 나타났다.

경상대 서면표결에는 744명(연구년과 파견 등 27명 제외)의 교수 중 681명(91.5%)의 교수들이 참가했다. 투표율이 90%를 넘은데다 571명(83.9%)이 찬성했다.

충남대는 총투표권자 875명에 616명(70.4%)가 참여했다. 이 대학 역시 투표율이 70%를 웃돌았다. 이들 중 직선제 찬성은 473명(76.8%), 간선제는 127명(20.6%), 무효는 16명(2.6%)으로 집계됐다.

경상대 교수회는 이번 표결 결과에 따라 오는 14일 교수평의원회를 소집해 총장선출특별위원회가 만든 총장직선제 규정 및 시행세칙(안)을 심의 의결키로 했다. 교수회는 학무회의와 대학평의원회 심의 등의 학내 절차를 거쳐 규정 및 시행세칙이 공포되는 즉시, 총장후보공모위원회를 구성해 현 총장의 임기 만료 30일 전인 11월 15일 이전까지 총장 선출 과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행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12조의 2에 의하면 대학의 장의 임기만료일 30일 전에 2인 이상의 후보자를 임용 추천하도록 규정돼 있다.

안성진 경상대 교수회장은 “이번 서면표결 결과는 교육부의 부당한 간섭에 굴하지 않고 대학의 자율성과 자치를 회복하겠다는 교수들의 열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대학본부는 다수 교수들의 뜻을 겸허히 수용해 법령에 규정된 11월 15일 전에 반드시 직선제로 제10대 총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이들 대학의 본부측 입장은 모두 신중함을 보였다.

정병훈 경상대 교학부총장은 “규정이 본부에 송부되면 규정의 내용을 살펴보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직선제의 구체적 내용은 얘기된 게 없으니 규정심의를 통해 얘기해봐야 한다”면서 “교육부가 대학 거버넌스 변화를 평가지표로 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부총장에 따르면 11월 총장선거를 치르기는 어렵다. 사실상 총장선출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충남대 본부 측도 사실상 간선제를 고수하는 입장이다. 지난 6일 국립대 국정감사에서 배재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의 “총장선거 직선제 투표 결과를 따를 것이냐”에 대한 질의에서 정범구 충남대 부총장은 “우리는 지난 2012년 다수 구성원 합의에 의해 총장선거 직선제를 폐기했다”며 “현 총장 임기에 맞춰 총장선출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환 충남대 교무처장도 8일 본지와 통화에서 “대학본부는 현재 총장선거 일정 상황상 정해진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빠듯한 일정 때문에 대학본부는 8일 학무위원회를 열고 총장임기 만료 45일 전에 총장 후보자를 추천해야 하는 규정을 ‘30일’로 변경을 심의 의결했다. 총장선거 일정에 좀 더 여유를 줬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어 “교수회의 총장직선제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대학본부는 다음주 초부터 교수회와의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총장 직선제로 갔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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