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진주교대 교수 14명 “국정교과서 획일화로 귀결될 것”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정부의 한국사 국정교과서 추진에 이번엔 진주 지역 역사학 교수 전원이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21일 경상대와 진주교대 교수 14명은 선언문을 통해 “역사의 평가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이후 국정 역사교과서의 집필을 비롯한 일체의 제작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 교수들은 “국정교과서가 국민통합이 아니라 획일화로 귀결될 것임은 지난날 국내외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올바른 역사관은 국가가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계와 사회가 치열한 논의를 통해 의견을 모아나가면서 형성하는 것”이라 말했다.

또한 “역사교육은 천편일률적인 역사관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역사인식을 가지고 비판적 사고가 가능한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정교과서는 세계적 흐름에도 역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3년 유엔 총회에서 발표한 보고서도 ‘단일한 역사 교과서를 채택할 경우 정치적으로 이용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올해 3월 베트남 정부도 유엔 인권이사회 권고를 받아들여 검정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2년 헌법재판소도 ‘국정제’보다 ‘검인정제’나 ‘자유발행제’를 채택할 것을 권유했다. 특히 역사 과목에 대해서 ‘어떤 학설이 옳다고 확정할 수 없고 다양한 견해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역사 과목의 경우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교육부는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했다. 새로운 국정 역사교과서는 2017학년도부터 교육현장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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