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대학 27개 강좌 첫 개통, 인문학부터 첨단 과학까지 다양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가 첫 실체를 드러냈다. 교육부는 26일부터 10개 대학 27개 강좌를 통해 시범서비스에 나선다.

교육부는 이번 시범운영을 거쳐 2018년까지 총 500개 이상의 강좌 운영을 목표로 매년 강좌 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학들도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총 47개 대학이 신청했으며 그중 10개 대학이 선정됐다. 각 대학들은 학교별로 1억 원의 지원비를 받아 강좌를 제작했다.

과목 선정과 강좌 운영에 대해서는 대학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했다. 첫 시범운영으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참여대학들의 자존심 대결도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김덕수 서울대 교수학습센터장은 “모든 대학이 각자 자신 있는 과목들을 내놓았고 조금씩 내용이 겹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대학의 명예를 걸고 만들었고 이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강좌 안내는 공식 홈페이지(http://www.kmooc.kr)의 무크 서비스 안내 강좌인 ‘K-MOOC 시작하기’부터 시작한다. 26일 개강 과목(1회)과 11월 2일 개강과목(2회)으로 나누어 설명하며 대학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배치했다.

■ K-MOOC 시작하기 = 27개 강좌 중 자신이 원하는 강좌를 신청하기 전, 무크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안내받을 수 있는 ‘K-MOOC 시작하기’ 영상을 듣는 것을 권한다. K-MOOC의 전반적인 학습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마련된 맛보기 강좌로 플랫폼으로 사용되는 오픈 에드엑스의 데모 강좌를 번역하고 한국 형태에 맞게 수정한 영상이다. 또한 회원가입이나 강좌수강에 관한 간단한 사용법 안내는 K-MOOC 사용방법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려대>

■ Quantum Mechanics for IT/NT/BT = 김대만 교수(전기전자공학)의 ‘Quantum Mechanics for IT/NT/BT’는 양자역학을 주제로 한 영어강의다. 일반인들을 위한 한글자막도 마련됐지만 3T(IT, BT, NT)관련 분야를 전공하는 4학년 학부생과 대학원 초년생들을 위한 강의로 제작돼 관련 지식이 전무한 일반인들이 듣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3T의 뿌리인 양자역학에 대해 전문적 지식을 익히기 위한 초기단계로 학술 용어를 처음부터 영어로 익히게 해 국제적 지식 교류와 소통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또한 이 강의는 수식 전개를 최소화하고 △사물인터넷 △반도체 소자 △광전자 소자 △센서 △태양열 전지 △양자 계산 △분자 영상 등 학문의 활용도에 대해 많은 시간을 부여했다. 다만 전문적인 설명이 진행되기에 학부 수준의 수학지식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 민법학입문 = 명순구 교수(법학)의 ‘민법학입문’강의는 법학입문자와 법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민법의 체계와 원리를 배우게 된다. 특히 추상적 설명보다 구체적 사례들을 풍부하게 활용하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를 진행한다.

<성균관대>

■ 논어 = 신정근 교수(유학대학)가 진행하는 ‘논어’는 현대인에게 전하는 삶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논어는 동아시아 문화를 이룩한 바탕이며 읽어낼 수 있는 창문으로서 2500년 전의 책이라 현대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겠지만 과거의 관점이 아니라 21세기의 관점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소통시키기 위해 공자가 찾았던 지혜를 차근차근 살펴보고자 한다.

신 교수는 “강의를 통해 동아시아의 문화 공통성을 읽어내고 다른 문화권과의 차이를 알아갈 것이다. 또한 사람 사이를 활짝 트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창의적 발상 = ‘창의적’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 독창적인 것을 떠올리지만 막상 생각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기 힘들다. 박영택 교수(시스템경영공학)의 ‘창의적 발상’은 그 관점을 바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에서 시작한다.

새롭고 독창적이라고 여기는 것들도 모아서 보면 공통점이 있다. 즉, 지금까지 창의적이라고 손꼽혔던 대표적 사례들을 모아 공통적 패턴을 배우고 익혔을 때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발상이다.

<이화여대>

■ 현대물리학과 인간사고의 변혁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물리학은 중고교 시절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추억을 남겼을 것이다. 김찬주 교수(물리)의 ‘현대물리학과 인간사고의 변혁’은 바로 그런 사람들도 수강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강의는 먼저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뉴턴 등에 의해 일어난 과학혁명이 인류의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서 시작한다. 이후 현대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으로 대변되는 현대물리학혁명이 고전물리학을 어떻게 변혁시켰는지 대학교 교양 수준에서 부드럽고 재미있게 강의를 진행한다.

■ 인간행위와 사회구조 = 함인희 교수(사회)의 ‘인간행위와 사회구조’는 강의 제목 그대로 인간과 사회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모하면서 때로 지식 습득에서 ‘개안’의 기쁨을 경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의는 일상생활 등 미시적 영역에서 계층 구조나 도시와 환경 등 거시적 영역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이 발 담그고 있는 삶의 세계를 두루 탐색한다. 이를 위해 고민 없이 당연시했던 통념들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지는 훈련을 한다. 또한 사회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사회구조의 작동방식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며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과 정보 통신기술 혁명의 영향력에 대해 민감성을 연마하고자 한다.

■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 영화는 현대 디지털 미디어에 적용되는 시각적 세계어를 만든 장르다. 모든 미디어들은 현실을 영화 카메라와 같은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영화의 방식으로 편집해서 본다. 이러한 영화 방식으로 보기는 이야기 예술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류철균 교수(디지털미디어)의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는 먼저 영화 스토리텔링의 개념과 원리, 적용까지의 단계적 프로세스들을 익혀 심화된 매체 연구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는다. 이후 △반지의 제왕 △타이타닉 △유주얼 서스펙트 △브로크백 마운틴 △연인이라는 5개 영화를 분석하며 영화 스토리텔링 방법론을 다양한 전공 환경에 맞춰 활용하는 능력을 함양한다.

■ 건축으로 읽는 사회문화사 = 고대 오리엔트와 그리스를 시작으로 19세기까지의 서양건축사를 다루는 임석재 교수(건축)의 ‘건축으로 읽는 사회문화사’는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개론적 영역에서의 전체적 역사를 강의 내용으로 잡았다.

강의는 예술사와 건축사에서 표준적으로 통용되는 양식 사조를 중심으로 시대 순서로 진행된다. 각 사조마다 △시대적 의미와 특징 △사회적 배경 △대표 건축물 △대표 건축가 등의 내용이 들어간다.

<한양대>

건축공간론 = 서현 교수(건축학)의 ‘건축공간론’은 ‘건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이 질문은 건축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묻는 것이 아닌 건축의 가치를 묻는 것이다. 건축공간론은 지난한 역사를 거치면서 건축의 의미와 가치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이해하고 20세기에 형성된 건축의 사회적 가치를 설명하는 수업이다.

이 강의는 가볍게 수강하기보다 진지함을 요구한다. 서 교수는 “건축물의 단순한 감상보다 천 년 동안 건축가들이 치열하게 쌓아올린 가치체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진지한 수강생들을 위해 개설됐다”고 밝혔다.

■ 경영데이터마이닝 = 김종우 교수(경영)의 ‘경영데이터마이닝’은 경영 데이터 분석을 위한 데이터마이닝 기법을 학습한다. △데이터 마이닝의 주요 개념 소개 △응용 사례의 소개 △데이터 마이닝 주요 기법들을 포함한다. 또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소셜네트워크 기법도 배우게 된다. 실습은 IBM 데이터마이닝 도구인 모델러와 소셜네트워크 분석 도구인 NodeXL로 진행해 다양한 데이터 마이닝 기법을 실습하도록 한다.

■ 정책학개론 = 김정수 교수(행정)의 ‘정책학개론’은 행정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공공정책의 전반적 이해가 목표다. 또한 이를 돕기 위한 주요 쟁점들을 다루며 ‘좋은 정책’이란 어떤 것인지를 함께 고민한다. 먼저 정책의 본질과 필요성 그리고 특성 등에 대해 알아보고 전반적인 정책과정에 대해 각 단계별로 주요 논점들에 대해 고찰한다.

■ 정보사회학입문 = 윤영민 교수(정보사회학)의 ‘정보사회학입문’은 7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정보사회'를 분석한다. 강좌의 목표는 ‘정보사회학’이라는 사회과학 분야를 소개하고 정보사회 분석을 위한 개념과 이론을 익히는 것이다. 7가지 키워드는 △프라이버시 △맥도날드화 △위험사회 △유희 △네트워크 △연극공연 △선물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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