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제한없이 누구나 수강, 교수님과 질의 토론도 가능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가 첫 실체를 드러냈다. 교육부는 지난 달 26일부터 10개 대학 27개 강좌를 통해 시범서비스에 나섰다. 각 대학은 학교별로 1억원의 지원비를 받아 강좌를 제작했다. 첫 선을 보인 K-MOOC에 어떤 강좌가 개설됐는지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 K-MOOC 강의 중 일부는 소속 대학에서 일반학생들의 학점 인정 과목으로 분류돼 내부에서 활용되기도 한다. 명순구 고려대 교수의 '민법학입문' 강의를 한 고려대 학생이 수강하는 모습.(사진=이재익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지난 달 14일 첫 시범운영을 시작한 K-MOOC는 2주가 흐른 지난 달 28일 자정 기준 10만 3860명이 공식 홈페이지(www.kmooc.kr)를 방문했다. 그중 2만 5731명이 수강을 신청했으며 11월 2일 2차 개강 때까지 더 많은 인원이 수강신청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크는 학습자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던 기존의 온라인 학습동영상에서 벗어나 교수와 수강생들이 서로 질의응답과 토론, 퀴즈, 과제 제출 등 양방향 학습이 가능하다.

강좌 안내 <하>편에서는 이날 개강하는 과목들을 소개한다.(대학 소개는 가나다순).

<경희대>

■ 세계시민교육, 지구공동사회 시민으로 살기 = 경희대는 큰 그림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2가지 강좌를 선보인다. 김현 교수(정치외교학)의 진행으로 문을 여는 ‘세계시민교육, 지구공동사회의 시민으로 살기’ 강의는 세계화를 통해서 상호 연결되고 상호 의존된 개개인이 세계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세계시민으로서 추구할 가치와 시각을 배우는 강의다.

강의는 세계화와 세계시민, 세계시민사회 개념과 특징을 배우고 △인권 △다문화 △환경 △자원 △정보화 등 지구촌 공동문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이해와 해결책의 모색하면서 세계시민사회에서 능동적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태도와 실천방안을 논의한다.

■ 호모 폴리티쿠스 = 경희대의 두 번째 강좌는 유정완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이 진행하는 ‘호모 폴리티쿠스’다. 이 강좌는 오늘날의 문명이 있기까지의 문명형성과정을 △과학혁명 △사상혁명 △민주주의와 인권의 탄생 △시장사회의 발전 △개인과 대도시의 출현으로 나눠 살펴본다. 서양에서 형성된 근대문명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과 이로 인해 대두된 현대사회의 새로운 문제들을 다각도로 살핀다.

특히 현대인이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근대문명의 유산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분석‧평가하면서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해법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비전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고려대>

■ 고전문헌과 역사문화 = 근대 이전의 한국은 국가나 관아뿐만 아니라, 서원이나 사찰, 개인도 여러 서적들을 편찬하고 유통시켰다. 창의적인 저술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보편 고전과 지식정보를 가공한 자료도 자원으로 삼았으며 활판과 목판, 필사의 방식을 모두 활용했다.

심경호 교수(한문학)가 진행하는 ‘고전문헌과 역사문화’는 우리나라의 주요 고전문헌의 내용과 구조를 이해하고 그 문헌이 편찬, 간행, 유포된 역사문화상의 맥락을 파악하는 안목을 넓힌다. 또한 고전문헌을 현대적 방법으로 가공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 일반인을 위한 일반상대성이론 = 이종필 교수(BK21Plus 정보기술사업단)가 진행하는 ‘일반인을 위한 일반상대성이론’은 과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수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일반상대성이론을 비롯한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을 강의한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이 되는 해인 2015년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6년 전 과학 독서 동호회에서 1년에 걸쳐 강의를 진행한 바 있는 이 교수는 “수학은 과학의 원어다. 21세기 현재 과학자들이 우주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이 강좌를 통해 번역어가 아닌 원어로 과학과 우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대>

■ 생명의 프린키피아 = 13주차로 진행되는 김희수 교수(생명과학학)의 ‘생명의 프린키피아’는 생명과학분야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생명과학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생명기원 단계를 원시세포부터 시작해 △세포 △DNA △유전자 △돌연변이 △진화 △이동성 유전인자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 경영이야기 = 조영복 교수(경영학)의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 경영이야기’는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영리 기업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직면하게 되는 사회적 문제를 기업적인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따뜻한 경영이야기를 담았다.

국내 사회적 기업경영 전문가들이 참여해 딱딱한 이론보다 △사회적 기업 등장 △사회적 기업의 이해 △한국 사회적 기업 현황 △국내사례 △세계사례 등 실질적인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한다.

<서울대>

■ 경제학 들어가기 = 이준구 교수(경제학)의 ‘경제학 들어가기’는 일반인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던 경제학에 대해 편한 길라잡이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강좌 전반부는 미시경제이론에 대해 설명한다. 수요와 공급이 결정되는 과정, 그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균형의 달성에 초점을 맞췄다.

강좌 후반부에서는 거시경제이론을 다룬다. 거시경제이론의 특징은 국민경제를 전반적인 관점에서 본다는 것이다. 또한 거시경제이론의 주요 관심사는 고용과 물가를 모두 안정된 상태로 이끌어나가는 방법을 찾는 데 있기에 일반인들이 뉴스 등에서 흔히 접하는 국가 경제에 대한 전반적 지식을 다루게 될 예정이다.

■ 우주와 생명 = 김희준 교수(화학학)의 ‘우주와 생명’은 우주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관련된 과학의 핵심 원리들을 배운다. 자연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통합적 시각을 가지도록 하며 이와 관련된 여러 발견들의 역사를 자기 주도적으로 탐구해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목표다.

<연세대>

■ 서비스디자인 =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는 특히 다양한 전공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협동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김진우 교수(경영학)의 ‘서비스디자인’ 강좌는 고객과 기업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서비스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새로운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 내는 과정을 즐기고, 이것을 실제 세상에 내놓기 위해 협업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고를 배양하기 위해 분석적 사고와 디자인 사고를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법과 현장에서의 효과적 협업을 위한 사례들과 훈련을 제공한다.

■ 문학이란 무엇인가 = 후기 현대 사회의 문학은 과거보다 더욱 독특하고 고유한 인간의 사유를 표현하는 매체로 창작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문학을 다차원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하고 사회적 관계의 효용을 생각하고 성찰할 필요가 제기된다.

정명교 교수(국어국문학)가 진행하는 ‘문학이란 무엇인가’는 문학의 기본 개념들을 습득하고 지성인으로서 문학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깊이 있고 수준 높은 문학작품을 선별해 읽으면서 문학에 대한 흥미를 돋우고 문학이 세계에서 존재하는 방식과 사회적 기능, 예술적 승화의 의미를 이해하고 체감하도록 돕는다.

■ 우주의 이해 = 사람들은 별과 우주를 아무 이유 없이 좋아한다. 또한 외계인에 대한 호기심도 굉장하다. 손영종 교수(천문우주학)는 우주가 바로 우리의 근원적 고향이라는 사실 때문이라 해석한다.

‘우주의 이해’강좌는 △우주의 기원과 시간의 역사 △우주의 미래 △우주 속에 존재하는 생명체로서의 우리 △우주 속에서의 또 다른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주제로 현대 천문학이 주고 있는 우주의 과학적 진리를 탐구한다. 이와 함께 우주의 역사 속에서 현재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의 본질적인 의미를 찾아본다.

<포스텍>

■ 디지털통신시스템 = 포스텍의 강좌들은 일반인들이 수강한다기보다 전문성을 많이 요구한다. 조준호 교수(전자전기공학)의 ‘디지털통신시스템’은 디지털 통신을 공부하는 학부생부터 산업 실무자까지 관련 전공자들 모두에게 필수적인 △변복조 △복소 포락선 △전력 밀도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셀룰러 통신 시스템의 표준인 3G WCDMA, 4G LTE 신호 모형과 이 신호의 변조 방법 및 전력 밀도를 이해한다.

■ 연속체 역학과 유한요소해석 = 박성진 교수(기계공학학)의 ‘연속체 역학과 유한요소해석’은 기계공학을 전문 영역으로 학습하고자 하는 학부 고학년생 및 대학원 신입생들이 주된 대상이다. 공학해석의 초석이 되는 수학‧공학적 해석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이를 종합적인 관점에서 기계공학적 현상을 조망하고 이해할 수 있는 ‘통합적 기계공학관‘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다.

<KAIST>

■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 영화 ‘아이언맨’의 똑똑한 인공지능 개인비서 ‘자비스’는 언제쯤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 김기응‧오혜연 교수(전산학)의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강좌는 ‘자비스’와 같은 인공지능이 구현되기 위한 기초적인 이론지식에서 시작된다. 이를 기반으로 컴퓨터에게 지능을 부여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실습을 통해 이를 구현하는 능력을 배우는 것이 목표다.

■ 동역학 = 물체가 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배우는 김양한 교수(기계공학)의 ‘동역학’은 고등학교 수준의 기초적인 물리학과 수학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든 배울 수 있도록 기획됐다. 15주 동안 진행되는 이 강좌는 전문성보다 끈기를 요구한다. 매주 퀴즈가 있으며 9주차와 15주차에는 기말고사를 보며 학습 성과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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