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전국 대학생 공동행동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어떤 사관이 옳은 지는 저희가 선택할 것이고, 선택지를 좁히려는 어떤 행동도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 31일 1000여 명의 대학생들이 청계광장에 집결, 국정화 반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국정교과서 확정고시를 막기 위해 전국 대학생 1000명이 31일 청계광장에 집결, 국정 결정 철회에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12일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밝힌 후 전국 대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진 규탄 목소리가 전국대학생 공동행동으로 이어졌다.

이 행사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20여 개 대학들이 동참했다. 이들 학생들은 오후 2시 각 권역별로 마로니에공원, 대현문화공원, 전쟁기념관에 모여 집결한 뒤 청계광장까지 행진했다. 오후 4시경에는 대학생 1000여 명이 청계광장에 집결했다.

고려대 서재우 총학생회장은 “국정교과서 문제는 획일화 대 다양성의 문제이다. 합치된 하나의 역사관이란 존재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서울대 주무열 총학생회장은 “상식을 지켜내기 위해 투쟁해야 하는 상황에 걱정을 느낀다”며 “오늘 대학생 모임은 비상식에 대한 도전”이라 밝혔다.

주무열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관을 정면 비판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26년 전 박정희기념사업회 활동 당시 5.16을 구국의 혁명이라 표현했고, 유신을 이어받을 수 있는 정당이 올바른 정당이라 인터뷰 했다”며 “박 대통령은 당시 기념사업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따뜻한 격려를 운영 이유로 들었다. (박정희기념사업회를 지지하던)그들이 어제 서울대에서 열린 역사학회에 난입, 북한의 지령을 받지 않았느냐고 말하며 청년들을 모독했다”고 말했다.

연세대 송준석 총학생회장은 국정교과서에 대한 대학생들의 이례적인 정치적 움직임을 언급하며 청년들의 정치적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송준석 학생회장은 “지난 12일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방침을 발표하자마자 총학생회가 나서서 반대 목소리를 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빗발쳤다”며 “더 이상 교육이 오염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가 없다. 청년들의 정치적 인내심이 끝에 달했다. 국정교과서를 막기 위해 우리 청년들은 계속 청계광장으로, 이순신 광장으로 거리로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날 송준석 총학생회장 발언 중 반대편 청계천광장에서 중‧고교생 200여 명이 국정화 반대 거리행진을 진행, 청계천 양쪽에서 고교생과 대학생이 국정화반대에 한 목소리를 내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학생들은 대학생 국정화 반대 서명을 내달 2일 교육부에 전달할 방침이라 밝혔다. 국정화반대 서명에는 고려대 학생 7300여 명 등 총 4만5000여 명의 대학생이 이름을 올렸다. 교육부는 내달 2일까지 국정교과서에 대한 의견을 수렴, 내달 5일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 31일 1000여 명의 대학생들이 청계광장에 집결, 국정화 반대에 한목소리를 냈다.

국정화저지 전국 대학생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5시30분경 끝맺었다. 참가한 대학생 상당수는 오후 6부터 시작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제3차 범국민 집중 촛불대회’에 동참했다.

한편 이날 역사학계의 학자, 대학교수, 교사, 대학원생, 졸업생들도 서울역사박물관부터 청계광장까지 행진, ‘만인만색 전국역사인대회’ 거리행동을 진행했으며, 지난 30일 국정화반대 성명을 발표한 전국대학노동조합도 국정화반대 거리서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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