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만들겠다며 개관…구성원들 “암센터 신설 차질” 우려

병원 “암센터 신축 차질 전혀 없다, GS 리테일과 이미 계약 완료”
GS 리테일 “왜 우리한테 책임 묻느냐…병원 쪽에 물어봐라” 회피

[한국대학신문 손현경·천주연 기자]경희대병원이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건립한 문화복지공간인 전면플라자 내 상점들이 5개월 만에 줄줄이 폐점하면서 구성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15개의 상점 중 절반 가까이 폐점 된 상태다.

▲ 지난 9월  중순부터 경희대병원 전면플라자 내 상점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지난 5월 전면플라자에는 브랜드 커피점을 비롯해 북카페, 기념품점,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등이 들어섰다. 그러나 지난 9월 중순부터 전면플라자 내 상점들이 하나둘 폐점했다. 맨 처음 입주한 15개 상점 중 7개가 문을 닫았다. 층별로 보면 △지하 1층은 4개 상점 중 3개 △지상 1층은 8개 중 3개 △2층에는  3개 중에서 1개가 영업을 중단했다.

전면플라자 개관 당시 경희대병원은 경희대 서울캠퍼스의 새로운 상징물로 자리잡게 될 전면플라자를 통해 지역 주민과 내방객에게 문화복지공간을 제공하며 경희학원의 진취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 맨 처음 입주한 15개 상점 중 7개가 폐점했다. 층별로는  △지하 1층은 4개 상점 중 3개 △지상 1층은 8개 중 3개 △2층은 3개 중에서 1개가 문을 닫았다.

상점 내 음식집 업주 A씨는 “경희대에는 병원과 대학이라는 두 개의 상권이 형성돼 있어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입점을 결심했으나 매출이 예상보다 3분의 1도 안됐다”며 “지금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바티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상점의 B씨는 “손님의 80%이상이 학생이다.  이제 곧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걱정이다. 가뜩이나 상점이 줄줄이 문을 닫아 사기가 떨어지는데 방학이 오는 것이 두렵다”며 “정 못 버티겠다 싶으면 우리가게도 폐점할 생각이다”고 토로했다.

가장 큰 고객층인 경희대 학생들 상당수는 각 단과대학 건물마다 생활협동조합 매점이 있어 굳이 전면 플라자를 이용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답했다. 

경제학과 4학년 C씨는 “정경대학 1층에 매점이 있다. 전면플라자에는 프랜차이즈업체만 있어서 너무 비싸다. 그리고 정경대학과 정문과의 거리는 언덕을 넘어야 갈 수 있을 만큼 너무 멀다”며 “경희대는 후문으로도 학생들이 많이 다닌다. 굳이 비싸고 거리가 먼 전면플라자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문과대학 1학년 D씨도 “학교 후문 주변에는 학생들을 위한 저렴한 가격의 식당들이 많다.  정문까지 갈 필요가 없다”며 “경희대는 ‘헐떡 고개”라는 언덕을 기준으로 정문과 후문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나뉘는데 아마 거의 반 이상은 후문의 상권을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면플라자 내 음식집 업주 A씨는 “비싼 임대료에도  입점했으나 매출이 예상보다 훨씬 적어 지금은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다른 대학에 비해 경희대 서울 재학생 수가 적기 때문이다.

고려대의 종합문화복지 공간인 ‘하나스퀘어’를 이용하는 서울 재학생수는 2만254명이다. 반면 경희대 서울 재학생은 1만2204명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전면플라자의 줄 폐점으로 경희대 구성원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경희대병원은 전면플라자 신축을 통해 현재 건립을 준비하고 있는 암센터 설립에 소요되는 재정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생활협동조합 직원 E씨는 “전면플라자 신축 당시 수익금을 통해 암센터를 신축한다고 들었는데, 상점이 계속 폐점되면 암센터 설립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희대 대학원생 F씨도 “경희의료원은 전면플라자 신축을 통해 암센터 설립에 소요되는 재정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병원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실상 경희대병원은 전면플라자의 15년 치 운영사업권 계약을 미리 체결하고 임대료를 받았기 때문에 암센터 신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경희대병원 관계자는 “GS리테일과 정식계약이 완료된 상태고 임대 사업권은 GS리테일에 있다. 경희대 병원이 이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가 없다"라며 암 센터에 대한 구성원들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학생들이나 구성원들이 전부 위에 대한 구체적 상황을 알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일축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경희대병원에 문의하라”며 사태를 회피했다. 이에 대해 경희대병원 관계자도 “GS리테일이 운영권을 갖고 있는데 왜 우리 쪽에 물어보라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이 문제에 대해 GS리테일과 상의나 어떤 협의를 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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