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평열 광주대 축구감독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대학축구의 축제인 U리그는 10개 권역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권역별로 강자들이 존재한다. 수도권 대학들이 조금 더 우세하다는 시각은 있지만 지방도 무시할 수 없다. 그 중 하나가 광주대다. 광주대는 8권역의 제왕이다. 2012년 이후 4년 연속 권역리그 무패우승을 달성했다. 4년 연속 권역리그 무패우승은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광주대만의 기록이다.

정평열 감독이 지난 2008년 광주대 감독으로 부임할 때만 해도 광주대는 8대0 패배를 당한 적도 있을 정도로 최약체였다. 하지만 정 감독 부임 후 광주대는 수준급 팀으로 변모했다. 4연속 권역리그 무패우승은 물론 2013년 춘계대회 우승, 전국체전 동메달 등을 거머쥐었다. 올해 전국체전에서는 건국대, 고려대 등 내로라할 강자들을 연이어 격파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최약체에서 최강자로 거듭난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 4년 연속 권역 무패 우승의 비결이 있다면.
“먼저 기동력과 끈기를 꾸준히 길렀다. 거기에 빠른 역습과 전방에서부터의 압박을 다듬어 조직화했다.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자 상대팀 특징에 맞게 맞춤형 전술을 구사한 것이 주효했다. 올해 선수층이 얇아져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뛰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학교가 2010년 30억원을 투자해서 운동장 리모델링 등 인프라를 구축한 것도 큰 힘이 됐다.”

- 전국대회에서 우승은 2013년 춘계대회가 마지막이다. 보완할 점이 있다면.
“서울권 대학들과 기량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선수층이 얇아 체력적인 부분도 문제가 된다. 이번 왕중왕전에서 16강에 머물렀는데 전국체전 토너먼트에서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피로가 누적됐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학에 와서 얼마나 더 성장하는지가 관건이다. 꾸준히 보완하다보니 크게 뒤지는 것은 없다. 올해 저학년들이 많이 뛰면서 경험을 많이 쌓아 내년이 기대된다..”

- 부드러운 ‘아버지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데 선수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엄하게 하는 부분도 있고 부드럽게 대하는 부분도 있다. 아직 나이가 어리다보니 술, 담배 등을 못하도록 규칙을 정했다. 대신 함께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단 둘이 목욕탕에 가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다보면 단점이  장점으로 변하더라. 포지션별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정신적으로 흐트러지는 것이 없도록 하고 있다.”

- 프로진출은 얼마나 하고 있나. 진출하지 못한 학생들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나.
“광주FC 등 여러 프로팀으로 진출한다. 평균적으로 베스트11은 프로에 진출한다고 보면 된다. 또 프로에 진출하지 못해도 지도자 자격증이나 심판 자격증, 관련 마케팅 등 공부를 함께 하고 있다. 국제심판 같은 꿈을 가진 선수도 있다. 감독을 하겠다는 선수도 있어 기분이 좋다.”

- 대학축구가 가야 하는 바람직한 방향은.
“프로 진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재 80여개 대학에 2000여명 선수들이 있다. 드래프트제도가 폐지되면서 실력이 있어도 프로에 가지 못한 지방대학 선수가 많아졌다. 개인적으로 K리그 클래식은 현 자유계약제도를 유지하고 챌린저리그 등은 드래프트제도를 병행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목표, 계획이 있다면.
“이번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에 머물렀다보니 내년에는 금메달을 따고 싶다. 추계대회나 왕중왕전 등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지방대의 가능성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8권역 무패를 계속하고 있지만 조선대, 호남대 등 전통 강호들은 건재하다. 계속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고 배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을 잘 키워 박지성처럼 축구계에 한 획을 긋도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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