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교육 질적 향상, 문제점 해결 시급' …학습자 변화 강조

▲ 방통대 원격교육연구소(소장 임재홍)가 10일 오후 방통대 본관 소강당에서 제18차 원격평생교육포럼을 개최했다. 이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온라인 교육의 확장과 의미'를 짚고, 온라인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했다.

[한국대학신문 신나리·이한빛 기자] “고등교육기관이 발전하는데 이러닝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수업에서 학습의 주체이자 대상인 학습자들이 이러닝에 어떻게 참여해 학습활동을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과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온라인 교육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개최됐다. 한국방송통신대(이하 방통대)가 주최하고 원격교육연구소가 공동 주관한 포럼이 10일 방통대 본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원격평생학습 확장의 의미와 도전’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온라인 교육 확장이 갖는 의의와 교육의 질을 논의했다.
 
■ 원격교육 질적 향상, 문제점 해결부터 =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온라인교육의 발전과정을 되짚고 동시에 온라인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온라인교육에 대해 이상진 전 교육부차관은 “고등교육기회를 확대시키는 보완적 통로 역할을 해왔지만 학위와 연계돼 있어 학습자의 자유로운 참여와 자발적인 학습을 기초로 하는 본래의 이념과 멀어졌다”고 말했다.
 
온라인 교육의 낮은 자기주도성과 강의 방식의 교육 발전을 저해했다는 것이다. 이 전 차관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학습이 가능하지만 강의 위주의 내용전달이 계속 유지되면서 질적 하락을 우려했다.
 
박종선 서울사이버대 교수는 “지식에 초점을 두고 내용 전달만 반복되고 있어 온라인 교육을 질 낮은 교육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온라인에 대한 질 관리를 위해 강의평가와 수업 모니터링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며 “특히 수업 모니터링은 교수, 학습활동의 특성을 규명하는 방안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수업의 질을 관리하는데 매우 실증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교육으로 학위를 마치지 않고 학업 중단이나 포기하는 사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윤여각 방통대 교수는 ‘원격고등교육에서 학업 자체의 어려움의 성격과 과제’라는 발표에서 직장 여건과 학업 자체의 어려움이 학업을 중단하거나 포기하는데 큰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은 교육외적인 요인과 교육내적인 요인이 있다. 교육내적 요인으로는 학사일정을 놓치거나 교육이 기대보다 못했을 때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외적 요인은 직장여건이 대부분”이라며 “학생들이 겪는 학업 자체의 어려움에 대한 다양한 양태를 파악하려면 대학 차원의 과제와 학과차원의 과제로 나눠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케이무크, 학습자의 변화가 핵심’ = 이번 포럼에서는 케이무크(K-Mooc)와 평생교육 단과대학육성사업 같은 최근 온라인 교육을 둘러싼 이슈도 화두에 올랐다. 
 
지난달 26일 처음 시작된 케이무크는 10여개 유수대학의 27개 강좌를 시범으로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케이무크가 온라인 학습을 통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원격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연구원 고등교육정보부장은 “무크가 고등교육의 수요자들을 뺏어와 원격대학과 사이버대의 수요를 줄이는 무한경쟁체제를 만들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종욱 고려사이버대 교수 역시 “2011년부터 시작된 무크의 확대는 다양한 고등교육에서의 대변혁을 가져왔다. 그런데 최근 무크로부터 시작된 교육의 변화에 대한 정확한 관점과 대응에 대한 혼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무크가 등장한 원인으로 ‘학습자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컴퓨터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가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된 세대는 오날인 교육에 대한 변화를 익숙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과거 교육의 핵심이 교수자의 지식과 경험을 다음세대로 이전하는 것이라면, 현재 학습자들은 필요한 것을 바로 찾을 수 있고 배우기를 원한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학습자의 변화는 현재 대학에 불고 있는 변화의 원인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점점 대학은 실용적 학문에 치중하게 되고, 직업과 관련없는 전공의 경우 선호가 낮아질 것”이라며 “현재 고등교육은 과거와 같이 과정을 만들거나 교육구조를 만든다고 반든시 학습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학습자의 변화와 태도가 무크를 탄생시켰다는 지적이다. 이어 케이무크, 평생교육단과대학, 대학의 변화 등 고등교육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영인 방통대 교수는 “케이무크가 코스형태로 운영되거나 학점은행제와 결합한다면 방통대와 다를 바 없다. 40년 이상 원격교육 경험을 쌓아온 방통대가 있는 상황에서 케이무크가 방통대와 연결고리를 만들지 않고 별도의 평생교육 시스템을 만든다면 낭비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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