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이 대학 재정완화에 기여하는 방안' 주제로

산업체 현장 대학에겐 배움의 장 기업과 공감대 중요

▲ 황선조 선문대 총장이 프레지던트 서밋 제4차 컨퍼런스에서 토론자로서 발제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대전=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본지 주최로 19일 건양대 대전메디컬캠퍼스에서 열린 대학경쟁력네트워크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제4회 콘퍼런스에서 정부사업과 연계한 산학협력 모델 개발과 구축방안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대학 총장들은 대학 현장을 '산학 협력 친화형'으로 바꾸고, 산학협력 수익을 대학 재정 수입으로 연계하는 방법을 대학들이 강구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을 표했다. 특히 이제 단순한 산학협력에서 넘어서 기업과 대학, 지역사회가 함께 공생하는 ‘산학 공생’, 대학이 가진 인적 자원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업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산학 융합’시대가 도래했다고 봤다.

토론 사회를 맡은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대학 총장들의 사례를 통해 산학협력을 하고 있는 다른 대학이 벤치마킹할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대학이 기업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관심했다. 이제는 교육 안에 산학협력이 스며들어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 패널로 장제국 동서대 총장, 황선조 선문대 총장, 김석준 안양대 총장, 김기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가천대 조효숙 부총장이 참여했다.

■ 조효숙 가천대 부총장 “차라리 규제할 때는 확실하게 재정지원해 달라” = 조효숙 가천대 부총장은 대학에서 산학협력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선 정부의 재정지원을 늘리고 산학협력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부총장은 “교육부가 대학을 완전 자율화를 한다는 것은 어렵다. 대신 차라리 규제를 할 때는 확실하게 재정지원을 해달라”고 말했다.

조 부총장은 대학 연구 변화에 대해 “대학 연구는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기업 맞춤형으로 집중화해야 한다. 기업 맞춤형 연구로 산업체 연구비를 절감하면서 수익금을 대학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청의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 등과 같이 정부 부처마다 정부사업들에서 산학협력 사업들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산업체와 연계해 수입을 창출해 가려는 이 시점에서 정부의 기업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거시적 관점에서 산업체의 R&D 세제 지원 확대를 통한 기업 투자를 확성화해야 하고 미시적으로는 세제 지원을 통해 초기 기업에게 유인책을 제시하고 이를 효율성 높은 산학협력 연구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부총장은 “현재 R&D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예로 들어보면 대기업은 10%에서 3%로, 중견기업은 10%에서 5%로 줄어들었다. 이는 기업들이 대학과의 연계를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세제혜택을 통해 대학과 연계해 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논문만으로 끝났던 좋은 연구들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 연구 결과물을 고도화 하고 산업체와의 상용화 지원 연계 사업을 통해 사장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대학연구와 사업화의 연계를 함께 주장했다.

■ 황선조 선문대 총장 “산학공생을 통해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나아가야” =황선조 선문대 총장은 산학협력 대신 ‘산학공생’이라는 단어를 통해 대학과 산업체, 지역주민이 운명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황 총장은 “공생이라는 단어에는 협력과 다르게 운명공동체로서의 뜻이 들어있다. 이런 단어 아래 교육과 연구에서 방향을 잡으니 인사나 교육, 연구제도, 인프라 구축 등이 공생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계약학과에선 기업이 학생들에게 전체 장학금을 주고 졸업하면 그 기업에 들어간다. 커리큘럼과 교육과정 구성에 기업이 참여하면서 전체적으로 산학친화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황 총장은 선문대 산학협력 모델들을 사례로 들어가며 발표를 이어갔다. 황 총장은 “정년이 보장되는 채용형 산학협력 중점교수제도를 활용해 대학의 전문성을 높였다. 한 예로 글로벌 마케팅을 전공하는 국제 변호사가 교수로 들어왔는데 수업에 그 학기에 마케팅 할 기업을 데리고 온다. 이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실제로 마케팅을 진행한다. 수익 중 일부를 학교에 내놓고 학생들은 실제 업무를 진행하고 참여 기업은 도움을 얻는다. 모두가 이익이 되다보니 이런 수업이 5개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한 산학협력 국제화에 대해 글로벌 부총장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42개국에 44명의 부총장을 두고 해당 국가에서 산학협력을 실시할 때 도움을 받는 시스템이다. 황 총장은 “한 해 1000여명의 학생이 해외로 나가는데 글로벌 부총장들이 이들을 지도하고 관리하게 된다. 두 달에 한번씩 영상회의를 진행하며 조직관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헀다.

황 총장은 “대학과 지역산업, 지역행정이 함께 가는 형태가 이뤄지지 않아 아직 미숙한 부분도 있다. 산학협력 친화형 대학으로 가기 위해 지난번 도지사에게 3자가 함께 가는 거버넌스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 장제국 동서대 총장 “지역 산업 수요 충족할 수 있는 역할 필요” =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지역산업과 대학 전공간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로 기업들의 수요와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산학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장 총장은 우선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조건과 R&D 비용을 대학에 제시하고, 대학에서는 이를 충족할 수 있도록 인적자원과 교과목을 개설하는 등 산학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기술개발 역량까지 제고하는 PRA 모델을 소개했다.

기업체에서 원하는 강의를 개설해주고 직접 운영하도록 하는 '클래스 셀링(Class Selling) 프로그램 사례도 공유했다. 그는 "직접 기업들이 2000만~3000만원을 내고 팀티칭 형식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고, 처음에는 소수의 회사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클래스셀링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총장은 지역의 열악한 취업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국제로 시선을 돌린 사례도 밝혔다. 장 총장은 "한중합작대학에 동서대의 특화 분야인 게임과 비디오커뮤니케이션 전공을 개설하고, 중국 학생들이 2년간 현지에서, 3학년 때 동서대에서 공부한 뒤 현지에서 급부상하는 게임산업에 뛰어들어 국내에 유통시키는 산업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내년 3월에 설립 예정인 한중신문화연구소는 이같은 융합과 게임산업을 일으키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석준 안양대 총장 “대학실험실 국고지원 왜 국립대만 하나" = 김석준 안양대 총장은 소규모 산학협력 대학들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김 총장은 "산학협력 경험이 없는 대학에서 이에 대한 편견이 많다. 사회적 수요와 괴리된 학문에 매몰된 다수 교수들의 낙후된 태도도 문제다. 이는 산학협력의 예산부족와 인식의부족으로 시설·연구 인프라가 미비해지는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총장은 "대학 재정을 확충하기 위한 산학협력이지만 정부 부처간 손발이 엇박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교육부가 기획재정부로부터 대학의 실험실 안전관리 기금으로 1600억원을 1년간 지급하도록 했다고 들었다. 교육부는 프라임사업, 링크사업처럼 국공립, 사립 관계없이 경쟁하도록 했지만, 기재부에서는 국립대만 지원해 주겠다고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산학협력을 제대로 하려면 모든 대학들이 실험실습 안전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정부부처간 엇박자는 사립대에게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즉 대학평가나 인증평가에서 대학 실험실안전을 평가지표로 삼는다면 사립대의 경우 이중삼중의 재정부담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학운영을 책임지는 총장들이 이 문제를 산학협력 관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국고는 모든 대학의 실험실 안전, 산학협력 증간, 대학의 재정확충에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기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교수도 산업체 현장서 배우고 느껴야 기업 담당자와 ‘공감대’ 중요" = 김기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은 "대학 교육이 고교 교육과 다른점은 교수가 지식을 생산해 학생에 산교육을 행하는 것"이라며 "교수가 산업체 현장에서 느끼고 연구한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지식 생산자가 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 2012년부터 200여 업체에 한 해 350여 명의 장기현장실습을 보내는데 12학점을 인정하고 있다. 학생이 원한다면 4학점에 해당하는 기간을 더 다녀올 수 있도록 했다"며 "운영 결과 취업률이 10% 상승했고 중소기업 취업률은 15%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산학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수가 기업 담당자와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우스갯 소리로 서비스를 잘 해야 결과가 좋다"고 말했다.

■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산학융합 3.0 시대 맞아 전략 짜야” =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은 지금까지 한국사회가 발전하는데 대학들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이에 대한 관심과 존경을 받지 못하는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총장은 "산업이 발전하기까지 대학 전체가 똘똘 뭉쳐 어느 영역 할 것 없이 우수인력을 공급해 산업발전에 밑바탕이 됐다"면서 "이런 역할을 성실히 했음에도 사회로부터 관심과 존경을 받지 못하는데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총장은 "한국산업기술대는 4년제 맞춤형으로 현장에 인력을 공급하는 목적으로 설립돼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면서 "이제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산업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산학 융합 시대를 대학이 이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많은 산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대 상황에 따라 대학들이 산업에 새로운 기술과 우수한 인재를 공급함으로써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기업인재 대학 △제조기술혁신연구원 △산학융합관 △이메지네이션 하우스 등 전략을 통해 산학융합 3.0시대에 대비한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우리대학들의 진정한 사명이 대기업 취업시키는거로 만족할 수 있나. 학생들이 단순 취업이 아닌 창업 등 스타트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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