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수 순천향대 창업지원단장(경영학박사)

최근 대학가 새로운 화두 중 하나가 ‘창업과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다. 정부의 강력한 재정지원 지원프로그램중의 하나가 이 분야이기도 하지만 취업난과 함께 학생들 스스로 창업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추세와 함께 대학 내에서 대학생에게 창업이나 기업가정신 교육을 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가뜩이나 어리고 철없는 학생들에게 성공률이 극히 낮은 창업을 가르치고 권유하는 것은 비교육적일 뿐 아니라 전도가 유망한 청년들을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키는 위험한 행위라는 것이다. 필자가 있는 대학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에서 창업에 대한 이러한 상반된 의견이 나오는 것은 창업에 대한 개념의 오류에서 시작된다. 창업하면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 창업 이른바 기술창업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창업은 자금도 많이 소요되고 어려운 기술도 필요하고 생산도 어렵기 때문에 많은 인력과 자금이 필요하다. 그 만큼 시작하기도 성공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창업은 반드시 그러한 기술창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분야에 관계없이 다른 직장에 고용되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의 일로 벌이를 하고 살아가는 형태의 직업이면 모두 창업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을 가르치던, 청소를 하던, 남의 심부름을 하던, 강연을 하던, 글쓰기를 하던 자신이 직접 벌이를 하는 형태의 이른바 ‘프리랜스형’직업은 전부 창업이다. 이른바 ‘자기 실현형 창업’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직업으로 사는 사람들이 경제활동인구의 20%이하 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은 60%이상이다.

창업을 이렇게 넓게 이해하면 모든 학생들은 전공에 관계없이 창업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아니 창업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다가 올 미래는 평생직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대기업도, 공무원도 100세 수명의 내 인생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다. 우선 당장 취업할 직장도 드물거니와 설사 어렵게 취업을 했더라도 정규직으로 정년까지 보장하는 직장이 거의 없어진다. 설사 그런 직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100세 노후까지 책임질 직장은 더구나 없다, 결국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스스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여기서 홀로서기란 ‘창업’을 말한다. 결국 스스로의 아이템(전문성, 특기, 경험)으로 언젠가는 창업(독립)해야 한다. 그 시기가 빠를수록 더 좋다. 그런 준비가 안 된 채 실직이나 퇴직을 당하니 할 수 있는 것이 ‘치킨집’밖에 없다. 이 시대 중년 아버지들의 시련이다.

두 번째 대학생의 창업교육에 대한 거부반응은 ‘실패’에 대한 무지에서 온다. 창업 실패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실패의 본질을 오해하는 데서 생겼다고 본다. 무슨 일을 하던 실패를 피하려고만 하면 무슨 일을 제대로 하겠는가? 실패를 피하려고 하면 어떻게 새로운 일, 하고 싶은 일, 위대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실패의 본질은 피하는 게 하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실패는 언제든 있을 수 있고, 누구나 겪는 ‘병가지상사’라는 것을 일찍 경험하고 극복하는 것이 첩경이다. 대학생은 실패 피하는 것을 배우기보다 실패를 일찍 경험하고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렇다면 오히려 대학생 때 창업과 기업가정신을 가르쳐야 한다. 실패를 이렇게 제대로 이해하면 모든 대학생에게 창업과 기업가정신을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창업과 기업가정신을 배운 학생들은 취업률도 더 높고 취업을 하더라도 업무 생산성도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모든 대학생들은 전공과 진로에 관계없이 창업과 기업가정신을 배우고 경험하여 미리 인생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한다. 취업을 위해서도, 경쟁력있는 직장생활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100세 인생 노후를 위해서도.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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