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우(전 국민대 총장)

2012년 미국의 하버드와 MIT, 스탠포드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고등교육계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온라인 대중공개수업인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고등교육 패러다임의 혁신적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크는 웹서비스로 이루어지는 상호 참여적인 거대규모의 온라인 공개강좌이며, 평균 15분 정도로 짧게 나눠진 강의영상으로 7주에서 15주 정도에 한 강좌를 마친다.

현재 대표적인 무크로는 1300여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미국의 코세라와 MIT, 하버드 중심으로 650여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에덱스(edX)가 있고, 210여개 강좌를 개설한 영국의 퓨처런(FututreLearn) 등이 있다. 중국도 칭화대를 중심으로 한 슈에땅엑스(XuetangX)와 베이징대를 중심으로 한 네트이즈(NetEase)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고, 일본도 제이무크(JMOOC)를 개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드디어 지난 10월 교육부가 총괄하는 케이무크(K-MOOC)가 현재 27개 강좌를 개설하여 출발하였다. 이와 같이 무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고등교육에 되돌릴 수 없는 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의 대학교육은 지식생산자인 대학에서 학생들이 고등교육을 직접 습득하는 ‘지식 생산자 직거래 방식’인데 비해, 무크를 통한 온라인 교육은 언제 어디서나 무시로 전 세계의 고등지식을 스스로 습득하는 ‘지식 유통 산업방식’으로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무크의 등장과 급속한 파급으로 앞으로 대학교육의 콘텐츠와 방법이 변화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앞으로 무크와 같은 방식으로 강의가 이루어지면 50분 단위 수업이 15분 단위 수업으로 변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3-4배나 많은 과목을 공부할 수 있게 되어 4년 동안 사실상 훨씬 많고 폭넓은 강의를 듣고 졸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무크가 대학 교육에 도입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모든 학생들의 수준이 일정하지 않으므로 하버드나 MIT 강의 콘텐츠의 글로벌 무크를 각 대학의 특성과 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보완하는 무크의 ‘로컬화’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실험 실습과목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수업이 주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크를 활용하는 강의는 빠른 속도로 늘어 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무크는 대부분 녹화방식의 일방향 온라인 교육이나 조만간 쌍방향 화상교육과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동영상 무크교육이 보편화될 것이다.

한편 무크는 산업계에도 실질적으로 필요한 고급 지식 공급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평생 교육기회도 제공하여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한국의 고도성장관련, 수출산업 관련, 국제선도 기술 관련, 한류확산 관련분야 등의 해외시장 개척용 맞춤형 무크를 국내 대학들이 협업으로 개발하여 교육영토의 확장도 꾀하여 볼 때이다. 글로벌 무크의 한국어판 보급은 더 이상 시기를 늦추어서는 안 되는 과제라고 생각하며, 이와 더불어 막 시작된 한국형 케이무크도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조속히 확대 구축하여 세계 수준의 지식에 시차없이 접근하는 역동적인 고등교육 지식 생태계의 조성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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