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이 대학 발전 저해”

“학생이 가장 소중⋯학생 위한 행동에 최선”

[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국제대학의 이미지 쇄신에는 장기원 총장의 공이 크다. 국제대학은 1997년 설립당시 평택공업전문대학에서 평택공과대학으로, 다시 경문대학으로 교명을 변경했다 지난 2006년 지금의 국제대학이 됐다. 바뀐 교명 횟수만큼이나 수장도 매번 바뀌었다.

장 총장은 구성원 간 통합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때로는 결단력 있게, 때로는 귀 기울여 듣는 수장 역할을 하며 교내 어수선하던 분위기를 가라앉혔고 ,이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그는 “말보다는 행동과 결과를 중시하는 총장으로 남고 싶다”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교육청, 교육부, 4년제, 유네스코 근무 등 이력이 화려하다. 경력의 도움을 받거나 한계를 느낀 적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우리 대학의 과거다. 교명 변경하며 주인이 네 차례 바뀌었고 각 주인 체제 하에 활동하던 교수 및 직원들과 갈등 대립을 겪었다. 구성원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부분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내 공직생활이 도움이 됐다. 세월의 32년 반을 교육에 몸담고 있으며 문교부, 유네스코 대사까지 맡아 해 봤다. 전문대학 근무를 한 적은 없었지만 강원대, 부경대, 부산대 등 국립대 근무 경력도 유용하게 작용했다. 특히 홍익대 교수 재직 시절 사립대 교수에 대해 체감할 수 있었다. 대학 국장으로 4년제를 지휘하며 여러 가지 느낀 점이 많았기에 전문대학으로 옮긴 뒤 (전문대학이)대학 거버넌스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낯설게 와 닿지 않았다. 유네스코에 있으며 세계적으로 교육문제를 고민하던 시간도 가졌고, 직업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에 대해 외부에서 체득한 경험을 우리 대학에 접목시키는 기회가 주어졌다.“

-2013년 총장 취임 후 소회는.
“아까도 언급했듯 직원들의 화합과 융합 문제다. 이 부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결과 보여주기였다. 처음 부임하자마자 '말로는 안 되겠다' 싶은 생각에 '결과만들기' 작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정부재정사업을 받아본 적 없던 우리 대학에 29억원을 따냈다. 이게 발로가 돼 교육역량강화사업 평생학습중심대학 프로젝트에서는 최고 점수를 받고 9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지금도 이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대학의 모습을 변모시키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본다. 이 외에도 타 대학은 이미 도입했던 학점은행제 전공심화과정 모집도 하기 시작했고 이런 여러 가지 성과를 바라본 구성원들이 마침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대학 경영의 투명성 부분도 중요했다. 우리 대학은 횡령 문제 등으로 인해 과거가 지저분한 역사로 점철돼 있었는데 해가 지나가며 조금씩 (나를)믿어주기 시작했다. 이사장과 총장의 합작으로 (구성원들과의)갈등이 시작되는 게 일반적인 사례인데, 절대 교비에 손을 대지 않으면서 여기서부터 자유로운 대학이 됐다. 구성원들이 자유를 찾게 된 것이다. 나와 교수 그리고 직원들 간 철저한 신뢰가 구축된 상태라고 확신한다. 지역에 우리대학 교직원 이라는 명함을 뿌릴 때 자부심의 상징이 됐다.”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 신청을 할 계획인가.
“지난해에 탈락했다. 이 사업은 제도적으로 모순이 있다. 수도권 대학들 간 경쟁이 심했는데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지방 대학 비율을 3대7로 잡았다. 때문에 준비된 수도권 대학들도 대거 탈락했다. 향후 신청할때는  기존 선정된 대학들의 평가 결과를 살핀 후 전략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본다. 정량지표 중 결정적인 요소가 바로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교원 확보율, 교육비 환원율 등이다. 특히 등록금을 100% 교육에 쓰라는 교육비 환원율의 경우 현재 170% 선까지 가고 있는데 이는 무모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라 본다. 정량지표 개선에 어려움은 있지만 유연한 체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대학구조개혁평가 등급 상승을 위해 보완할 요소는.
“솔직하게 고백하면 받을 등급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정량지표 부문에서 우리 대학이 안정 되질 못했지만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교육과정, 특성화 등을 가장 열심히 추진 한 대학이다. 그렇지만 정량지표 개선 없이는 A등급에 갈 수 없기에 이번의 C등급은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국제대학만의 강점을 소개해 달라.
“대학 외부와 내부적인 측면 두 가지로 말 할 수 있다. 일단 평택이라는 지역에 위치한 덕분에 산업 부문에서의 변화를 가져온 것, 이게 큰 강점이다. 평택시에 삼성, LG 등 대기업의 1,2차 밴드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분야인 IT, 전자 분야에 상생 구도를 구축한 것이다. 삼성과 접촉을 시작하며 지역과 상생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자동차 기계 또한 강점이 있는 분야인데 쌍용, 현대, 기아 등 부품 공장들이 근방에 포진해 있다. 가히 산학협력 측면에서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군기지가 내년에 들어오면 우리 대학 교명에 걸맞은 국제적인 요소를 가미해 볼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평택항에 현재 배후시설이 잘 안 돼 있는데 기반 시설을 위한 서비스 분야에 강점이 예상된다. 접근성 측면에서도 KTX가 개통되면 또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대학을 알리기 위해 특별한 활동을 하고 있나.
“구성원들 입장에서도 대학 이미지가 개선이 안 되면 소속감이나 자부심을 갖기가 어렵다. 메이저 언론사에 낸 공익성 광고가 이러한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매년 진행됐다면, 과거를 덮고 새 출발하기 위한 이미지 쇄신책으로 오프라인 홍보도 강화할 것이다. 이 외 전광판 홍보 등을 통해 널리 우리 대학이 알려질 수 있도록 계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전문대학 정책 문제에 대해 지적한다면.
“사립학교법이 존재하는 한 국내 대학의 발전은 힘들다. 고등교육법이 있으니 사학 규제를 푸는 게 맞다. 그 중심에 학교법인이 있다. 교비 회계와 법인 회계가 왔다 갔다 하면 횡령이 되고 이는 수많은 학교를 범죄 학교로 만드는 꼴이다. 주미대사관에서 교육 분야를 담당할 당시 미국 학교법인과 비교해보면  국내 학교법인 체제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다. 송도에 외국 대학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국내 대학들이 역차별을 받는 모순이 우리의 법인운영체제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학교 법인제도를 풀면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사학 제도적인 측면을 고등교육법에서 일반적으로 다뤄준다면 해외 진출이나 학생 유치 등이 가능해 지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스스로 발목을 잡는 꼴이다.”

-교육부 출신으로서 전문대학정책과에 대한 의견은.
“4년제 부서는 나뉘어져 있어 상대적인 피해가 덜 한데 전문대학은 한 과에서 모든 업무가 이뤄지고 있어 수시로 담당이 바뀌면 어려움이 생긴다. 일반적인 개선 방안으로 국 단위로 확대를 언급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상태로는 묘안은 없다. 교육 체제를 바꾸지 않는 한 답이 없다는 말이다. 교육 수요자들에게 전문대학에 대한 제도에 불신을 주면 2023년 학령인구 최악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대학이 몰락의 위기를 겪을 수 있다. 미국의 카네기 평가처럼 체제 내 다양성을 존중해 줘야한다. 고등교육과 체제가 하나로 통합되는 게 근본적으로 필요하다.”

-전문대학 발전을 위해 공생해야 할 주체는.
“교육부에 몸담았다 총장이 돼 대학으로 옮겨 오면서 선후배들과의 관계 단절이 되는 것 같다. 고등교육의 흐름 등과 관련한 논의를 하려 해도 내 위치가 사립대 총장이라 이해관계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비교적 최근까지 몸담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깝게 지낼 수는 있지만 진솔한 대화가 쉽지는 않다.”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대학 구성원들에게 행동과 결과를 중시하는, 실천하는 사람으로 각인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행동과 실천은 과감히 하되  누구를 위해 하느냐라는 측면에서 학생이라는 변수를 생각해야 한다. 학생의 입장에서, 이들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 획일화된 교육이 보편화돼 있는 현실에서 학생 개개인이 소중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학생 한 명 한 명에 최선을 다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참교육을  실천하는 총장이 되고 싶다.”

■장기원 총장은…
1957년생으로 서울대 식물학과, 행정대학원 졸업 후 영국 런던대 대학원 교육학과를 거쳐 서울대 농업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9년 23회 행정고시 합격 후 교육부 교육협력과 사무관, 평생교육관리과장, 교육인적자원부 대학지원국장, 인천시 교육청 부교육감, 부산대 사무국장,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조정실장, 유네스코대표부 대사 등을 역임하다 지난 2013년부터 총장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 정리=양지원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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