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국·공립대 총장협의회 정기총회 3일 청주에서...차기 회장에 태범석 한경대 총장

백성기 자문위원장 “간선제 총장선출, 취지에 맞게 개선”
총장들 “중간에 낀 총장만 곤란, 대학 자율에 맡겨 달라”
총장들 교육부와 자유토론 과정 ‘비공개' 처리

[청주=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회장 지병문, 국총협)가 3일 청주 라마다 호텔에서 올해 마지막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하루 전인 2일 국립대학 총장임용제도 보완 자문위원회(위원장 백성기, 자문위원회)가 ‘국립대학 총장선출방식 보완방안’을 발표하고 국총협 총장들의 의견을 수렴할 의지를 밝힘에 따라 현장에 참석한 총장들의 발언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으나, 총장들의 자유발언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발언 등이 비공개로 진행돼 “‘깜깜이 행정’이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자문위원회에서 제시한 방안에 대해서도 대학 구성원의 바람과 전혀 상반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충북대(총장 윤여표) 주관으로 개최된 이날 총회에서는 41개 전국 국·공립대학 총장이 참여했으며, 황 부총리와 한석수 대학정책실장 등 교육부 주요 관계자도 참석했다.

이날 총회는 비공개로 진행된 ‘교육부와의 대화’ 시간에 이어 △대학특성화사업(CK) △국책사업 간접비 현실화 방안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 개선 등 국립대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국총협 차기 회장에는 태범석 한경대 총장이 선출됐다. 다음 국총협 정기총회는 내년 1월 14일부터 15일까지 양일간 한경대 주최로 치러질 예정이다.

■ 총장들 “대학 구성원과 반하는 정책, 교육부의 이상향이라고 밖에…” = 교육부와의 대화 시간에 앞서 자문위원회에서 제시한 ‘총장선출방식 보완방안’에 대한 설명과 총장들의 자유발언 시간이 이어졌다. 자유발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백성기 자문위원장은 “간선제 도입의 본래 취지에 맞게, 대학의 발전을 고려한 방향으로 보완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백 자문위원장은 “국립대와 사립대 총장과 전 총장, 학생, 직원, 법률, 학부모 등 다양한 집단의 전문가를 모셔 건의안을 만들었다”면서 “오늘 국총협에서 나온 총장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다음 필요시 자문위도 열어 최종안을 교육부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문위원회에서 제시한 보완방안은 △교육공무원법 24조 3항 등 개정해 간선제 단일화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 선발시 대학 구성원 수 늘리고, 무작위 추첨방식 폐지 △외부 인사도 총장후보자 선정 가능토록 대내외적으로 개방 △기탁금·발전기금 기탁 등 자격요건 폐지 등 10여가지 사항을 설명하고 국공립대 총장들의 의견을 구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총장들은 현 대학구성원의 주장과는 다르고 너무나 이상적이란 반응이다.

교육부와의 시간이 끝난 후 지역의 A대학 총장은 “자문위원회의 방안은 대학 구성원들이 바라는 의견과 너무나도 차이가 크다”면서 “사이에 껴 있는 총장이 곤욕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B대학 총장도 “제시된 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교육부도 직선제 바람을 대의에서는 수용한다 이해한다 해 놓고, 세목에 들어가서는 제대로 된 직선제 요소를 볼 수 없다”며 “간선제 틀 속에 대학을 묶어놓지 말고, 과정도 책임도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장선출방식’에 대한 자문위원회가 마련한 방안이 현 구성원들과 상반되고, 대학구성원을 설득하는데에도 역부족하다는 반응이다. 또 “오늘 비공개로 진행된 총장들의 발언이 실제로 보고서에 반영될 지도 미지수”란 의견도 있었다.

교육부는 이후 국립대학 총장임용제도 보완 자문위원회에서 제출한 ‘국립대학 총장선출방식 보완방안’ 건의사항에 대해 전국의 국공립대 총장들의 의견을 듣고, 건의문을 수정·보완해 12월 중순 채택할 방침이다.

■ 당면 개선과제 쏟아져… 교육부 “대학발전 위해 함께 고민하겠다” = 현재 국립대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들이 안건으로 떠올랐다.

총장들은 △대학특성화사업(CK) 추진 관련 애로사항 △대학의 전자저널·WebDB 가격 인상 △국책사업 간접비 현실화 △전임교수 책임강의 시수 총량제 도입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 개선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 등 문제를 거론하며 시정·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동철 경북대 총장(직무대리)는 CK사업의 ‘2차년도 사업종료’ 시기와 ‘신규 사업단 선정’의 공백이 크다고 지적했다.

손 총장은 “내년 2월 말에 2차년도 사업이 종료되고, 기존 사업단 탈락 및 신규 사업단 선정은 8월”이라고 지적하고 “사업의 연속성 유지를 위해 사업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석수 실장은 “각종 정량지표가 4월 이후에나 확정되지만 최대한 작업을 서둘러 5월까지는 중간평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의 전자저널 가격 인상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다. 김영섭 부경대 총장은 “대학재정의 어려움으로 도서관의 도서구입비 예산은 동결,감소하는 상황에도 전자저널 인상률은 폭등하고 있다”며 “전자저널의 지속적인 가격 상승과 ‘끼워팔기’식의 불필요한 비용 증대 등으로 도서구입비의 구조가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실장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와 대학도서관협의회 등과도 논의해 관련 사항을 협의하겠다. 대학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고안하겠다”고 말했다.

교원양성대학도 ‘평생교육단과대학 육성사업’ 지원자격 부여를 청하는 안건도 나왔다. 김경성 서울교대 총장은 “교대 정원은 지난 7,80년대 대비 국가의 교사 수급과 연계해 반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교대의 경우 각종 국책사업에서 배제돼 지원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평생교육단과대학 육성사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을 부여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한 실장은 “교원양성대학에 대한 정체성, 인식의 전환이 교육부에서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차기 회장에 태범석 한경대 총장이 선출됐다. 태 총장은 “시간강사법, 대학구조개혁법 등 전국 국·공립대가 당면한 문제를 열정을 가지고 국회에 타개해 나갈 것이다.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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