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교수가 수 십년 모은 적금 찾아 전액 기부… "얼굴 알리지 말라" 당부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1억5000만원의 거액을 대학발전기금으로 기탁한 ‘얼굴없는 천사’가 화제다.

전북대(총장 이남호)는 최근 한 퇴임교수가 얼굴과 이름을 알리지 않은 채 수십년 부은 적금을 전액 기부했다고 9일 밝혔다.

얼마 전 대학에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오랫동안 재직하다 퇴임한 한 명예교수가 후학 양성을 위해 기부를 하고 싶다고 알려온 전화였다. 

대학 관계자의 손을 이끌고 은행으로 간 퇴임교수는 그 자리에서 수십 년 동안 부어온 적금을 찾아, 전혀 망설임 없이 대학 발전기금으로 전액 기탁했다.

퇴임교수는 “학업에 뜻이 있는 학생들이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말과 함께 유유히 등을 돌렸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며 “자신을 절대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퇴임교수는 또한 한 번 선정된 학생들을 대학원까지 지원하고, 서적 등 학문탐구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발전지원재단에 전달했다.

해당 교수가 이같은 큰 기부를 결심한 것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평소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였다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전북대는 기탁식 등 기부자 예우를 위해 해당 퇴임교수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그럴 때마다 그 교수는 손사래를 치며 정중히 사양했다고 한다.

이남호 총장은 “후학들을 위해 남모르게 큰 뜻을 베풀어주신 손길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대학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기부자의 소중한 뜻이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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