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희망고문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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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십시오. 그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지난 2010년 조선대 시간강사였던 서정민 박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유서를 통해 전국의 시간강사들에게 전달한 메시지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는 ‘세상이 밉고 한국의 대학 사회가 증오스럽다’고 적었다.

누구보다도 많이 공부한 지식인이자 학생들을 가르쳐야 할 강사가 지금껏 기초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강사료와 불안한 지위에 시달려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이었다.

마침내 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고, 정부는 부랴부랴 강사들의 법적 지위를 보장한다는 내용의 강사법을 발의해 국회를 통과했다. 강사법의 핵심내용은 강사에게 교원 지위인 강사직을 주고 1년 이상 임묭, 1주일에 9시간 이상 강의 전담, 4대 보험을 적용하는 것 등이다. 임용도 투명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위해 인사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강사들을 제도로 보호하고 복지를 향상시켜 주기 위한 법은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였다.

법이 나오자  상당수 대학과 강사들이 일제히 시행에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3년간 두 차례 법 시행이 유예되는 사태를 맞았다.

대학들은 법이 시행되면 강사 수를 줄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시간강사법이 시행되지도 않았는데 일부대학은 벌써 시간강사를 줄이거나 교수들에게 강사들의 강의를 떠넘기고 있다. 시간강사를 위한 법률이 오히려 시간강사 대량 실업사태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전국의 시간강사는 8만여 명이다. 시간강사의 93.9%가 시간강사법에  반대하고 있다. 대학과 전문대의 협의체도 국회에 유예나 폐지를 요구했다. 강사들은 3분의 1 정도가 일자리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1년짜리 계약직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여러 개 대학에 출강하는 강사가 많은 만큼 대량해고가 없다는 교육부의 주장과 상반된다.

교육부는 연중에는 강사법 개정 논의를 등한시 하다가 시행이 다가오니까 유예 필요성을 피력하는 식으로 일관했고 시행령까지 발표했지만 시행 직전에 오자 다시 폐기와 재유예가 필요하다고 뒷북을 치고 있다.

지금까지 강사들은 정당한 대우와 처우를 받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다. 그렇다면 정부와 대학은 손해를 본다는 생각보다는 ‘통큰 ’ 합의가 필요하다. 눈앞의 작은 이해득실만 따지기보다 교육적인,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야 할 때다.

박근혜 정부는 교육개혁을 앞세우면서 고등교육 재정 GDP 1% 달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강사법은 대학 재정, 학문후속세대 양성, 사회수요 맞춤 대학교육 등과 밀접한 만큼 교육개혁과 맞닿아 있다. 더 이상 물러서거나 소모비용이라고 여기면서 책임을 서로 떠넘긴다면 제2의, 제3의 서 박사가 나오지 않으리라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

국회는 15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시간강사법을 다시 유예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쪽으로 심의하기를 바란다. 여기에 그치지 말고 모든 시간강사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법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그날이 오지 않겠느냐’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전국의 시간강사들에 대한 희망고문을 그만 멈춰야 할 때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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