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MAMA 베스트공연상 수상자, 인재진 호원대 공연미디어학부장

▲ 지난 11일 대학로에서 만난 인재진 교수. 사진 = 송보배 기자.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축하한다는 말을 아주 많이 들었어요. 재즈 장르를 통해 상을 받게 된 점에서 의미가 깊고, 상을 통해 페스티벌이 널리 알려질 수 있게 돼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재진 호원대 교수(공연미디어학부장)는 꽤 담담했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등 국내 굵직한 음악축제를 성공으로 이끈 인 교수는 지난 2일 아시아 최대 음악축제인 ‘2015 MAMA (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 베스트 공연상을 수상했다. 상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MAMA는 대중가수들의 전유물로, 자신과 관련이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아이돌 가수들이 많이 왔는데, 그 전에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시상식을 지켜보며 이 사람들이 굉장히 큰일을 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음악은 각자의 시장과 기능이 있고 의미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느끼는 계기가 됐죠”

인 교수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순천 갈대축제,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 등을 연출해 성공적인 축제로 이끈 바 있다. 인 교수가 연출한 많은 축제 중 가장 회자되는 것은 12년간 개최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다.

오랫동안 버려져 있던 자라섬에  재즈페스티벌을 연출할 때 느꼈을 고충(!)이 궁금했다.

“자라섬을 보고 처음으로 한 말이 ‘나 여기 너무 좋다, 여기서 하고 싶다’였어요. 막상 개최를 결정한 다음에는 걱정을 엄청나게 했죠. 그런데 두 달을 계속 생각하니 변하더라고요.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렇게요. 원래 긍정적인 사람이에요. 안 된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은 각국 민속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어려운 길을 가면서 실패도 상당하고, 경제적 어려움도 숱하게 겪어봤다. 그런 그가 대중적이지 않은 길을 고집하는 데에는 장르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재즈는 영원히 대중음악이 될 수 없는 장르에요. 재즈가 대중음악이었던 적은 1920년대 스윙음악을 제외하곤 다시 없었죠. 하지만 재즈 탄생의 배경이나 포용력, 상호 존중하는 정신을 생각하면 지구상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존재할 수 있는 장르가 재즈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출해야 하는 창작의 고통이 크다.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일처럼  창조를 업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부담이 더 크다. 그에게 부담을 묻자, 의외로 명쾌한 답이 흘러나왔다.

“사람들이 다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노이로제에 걸린 거 같아요. 그런데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얼마나 있겠어요. 사람들은 이미 다 좋은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갖고 있어요. 중요한 건 그런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거죠. 사람들의 말을 주의깊게 잘 듣기만 해도, 좋은 아이디어는 도처에 있어요”

그는 좋은 기획자의 조건으로 인문학을 강조했다. 기술보다 열린 사고와 안목이 좋은 기획자의 조건이며, 좋은 기획이란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테크닉은 현장에서 2~3년 일하면 웬만큼은 쌓을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기획자로서 안목이죠. 안목이란 많이 경험하고, 많이 보고 듣고, 책을 보며 기를 수 있죠. 항상 무엇인가를 만들고 기획할 때는 인문학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사람으로 귀결되거든요. 인간에 대한 이해와 따스한 시선이 담보되지 않으면 좋은 걸 만들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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