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들 발언에 공감 표현 “고등교육 위기 극복을 위해 대학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국대학신문 송보배·정윤희·정명곤 기자] 17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대학경쟁력 네트워크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제6회 콘퍼런스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총장들의 고충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국회 차원에서 대학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의화 의장이 주관한 저녁만찬에서 총장들은 고등교육 입법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정의화 의장은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며 소통행보를 이어갔다.

김석준 안양대 총장이 “현직 총장들의 임기 동안 국회 출입증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정의화 의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전국 대학의 총장님 중 원하는 분에 한해 국회출입이 자유롭도록 출입증을 발급 하겠다”며 약속했다.

이 자리에는 정의화 의장을 비롯해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과, 유기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참석했으며 성낙인 서울대 총장을 비롯해 △강희성 호원대 총장 △김기언 경기대 총장 △김기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김도종 원광대 총장 △김석준 안양대 총장 △김영호 배재대 총장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 △김희수 건양대 총장 △노석균 영남대 총장 △송희영 건국대 총장 △유병진 명지대 총장 △이근영 대진대 총장 △이길여 가천대 총장 △이대순 한국대학법인협의회장 △이승훈 세한대 총장 △이용구 중앙대 총장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최성해 동양대 총장 △홍덕률 대구대 총장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 △황선조 선문대 총장 등 대학총장들이 참석했다.

지난 9월부터 진행된 서밋의 마지막 자리인 만큼 이날 장관과 총장들의 건배사도 눈길을 끌었다. 이기권 장관은 취업 진흥의 의미를 담아 ‘일취월장’을,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은 ‘비전’을 강조한 의미로 ‘비행기’를 제안하며 대학의 발전을 기원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학이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날이 되길 바란다. 요즘 일취월장을 말하고 있다. 일찍 취업해서 월급 받아서 장가 시집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가는 해에 대한 감사와 새해에 대한 시작의 의미를 담아 ‘땡큐’를 제안했다. 성 총장은 “어려운 한 해 보내면서 총장들이 애썼다. 한국대학신문에서 총장들의 논의 자리를 마련해 줘 고맙다. 내년에는 다 행복하고 하는 일 잘됐으면 좋겠다. 얼마전 들은 땡큐란 건배사를 제안하고 싶다. 2015년 땡, 2016년 큐!”라 외쳤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마무리’를 제안했다. 이 총장은 “대학경쟁력 네트워크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의 마무리가 진행됐다. 올 한해 메르스 때문에 참으로 어려운 때를 보냈다. 서밋이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됐고, 올해도 마무리 하는 의미에서 마무리로 건배사를 하겠다. 마음먹은 대로 무엇이든 이룩하자”고 말했다.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은 “현직 총장은 아니지만 서밋에 참여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서밋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 것 역시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건배 구호를 비행기로 하겠다. 비전을 갖고, 행동하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제안해 박수를 받았다.

최성해 사총협 회장(동양대 총장)은 “색다르게 건배란 이름으로 건배 제의하고 싶다. 제주도 밑에 마라도 섬이 있다. 마라도 아래 우측에 따라도, 그 옆에 마셔도가 있다. 따라도와 마셔도는 건배가 다닌다 한다. 이런 교류를 강화하는 의미로 건배를 외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기언 경기대 총장 “사립대, 대학의 자율성 키우는 방향으로 지원해야” = “대학 역사상 가장 어려울 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사립대의 경우 자립성, 가능한 한 자율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지원해 주시면 좋겠다. 현 상황으로는 강사법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데, 강사 본인들도 문제가 많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염두에 두어 교육부에서도 일정 방향을 결정사항을 내 놓을 것 같다. 개선돼야 여지들을 면밀히 파악해 주시길 바란다.”

김기영 한기대 총장 “대학, 정부부처별로 중복규제 받아” = “정부 각 부처에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이 많다. 하지만 정부부처 자신들의 이야기만을 앞세워 하는 느낌이다. 대학이 여러 규제를 받고 있는데 정부부처마다 다른 규제를 하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중복규제다. 정부에서도 노력하지만 국회차원에서도 해결해 줘야 한다. 대학 운영의 낭비를 줄이면서 사업을 효율적으로 준비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한다.”

이재훈 산기대 총장 “인성교육, 미래 학생들의 삶에 긍정 에너지” = “대학 특성 상 ‘공학교육’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정의화 의장이 발의한 인성교육진흥법이 우리 대학교육에 도움이 됐다. 인성교육은 학생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돕는다. 이는 학업을 연장하거나 창업하는 등 모든 방면에 도움이 된다. 대학의 자율성 또한 모든 대학에서 희구하고 있다. 그 점을 염두에 두면 좋겠다.”

정의화 국회의장 “대학이 리그를 만들면, 교육부는 지원만” =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거기에 맞춰 대학과 정부 등도 변화, 혁신을 일궈야 한다. 교육부도 기존의 정책에 매몰되지 말아야 하겠다. 대학의 리그를 만들면 거기에 교육부는 지원만 해 주면 될 것 같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 “학생들이 졸업 후 갈 곳이 없어 안타깝다” = “1년 12달 잠을 못자고 있다.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졸업하면 갈 곳이 없어 무척 안타깝다. 강사법 이야기에 덧붙이면, 강사 한사람에게 9시간을 보장하라고 돼 있다. 한 명이 보통 3시간의 수업을 맡게 되는데 법안이 통과되면 2명은 직장을 잃게 된다.”

정의화 국회의장 “차기 의장 임명되면 총장과 만남 주선 하겠다”= “임기가 6개월이 채 남지 않았는데 임기 전에 총장님들 모시고 스스로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기 의장이 임명되면 총장들과 만남을 갖게 하겠다.”

김도종 원광대 총장 “총장이 대학 걱정 없이 나라 걱정하게 해달라” = “의장님께서 말씀하셨던 대학의 자율성이 대학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또한 총장들이 국회의장님을 만나면 민원성 발언만 하게 된다. 총장이 대학 걱정 없이 나라를 걱정하게 만들어 달라”고 했다.

■ 정의화 국회의장 = 서밋과 같은 세미나 등에서 총장들이 대학이 어떻게 변하면 좋겠다 이야기 모으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여러 총장 모임에서도 의견을 모아달라

김석준 안양대 총장 “국회와 대학의 소통 위해 출입증 마련해달라” = “국립대 총장들도 국회에 들어가 국회의원이나 사무총장을 만나기가 힘들다. 임기동안 만이라도 총장들에게 국회 출입증을 부여하면 원활하게 의원들을 만나고, 지역 사회의 입법 청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 않겠나. 또 총장들이 의장님을 대학에 초대해 강의를 부탁드리면 흔쾌히 승낙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정의화 국회의장 “총장들에 국회 출입증 발급 하겠다”= “총장님들의 소통을 위해 1월 1일부터 신청하시는 대학총장님들께 임기동안 자유롭게 국회를 출입할 수 있는 출입증을 발급하겠다.“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 “사립학교법, 규제법 아닌 21세기형 사립학교진흥법으로 탈바꿈해야” = “‘대학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란 말이 있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걸림돌이 상당히 많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4년제 대학은 200여개가 있다. 이 중 75%가 사립대고, 인원 수로 따지면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렇게 사립대는 고등교육 인재를 육성에 힘을 써 왔지만, 정작 나라가 부담을 줘서는 안 될 말이다.

사립대 발전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현 ‘사립학교법’이다. 일부 비리 백화점으로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한 대학을 전체 대학 중 일부다. 대부분의 사립대 총장들은 임시 4년 동안 대학발전을 위해 몸을 불사르고 있다. 혼신을 다해 변화를 이끌고, 나라와 국가, 민족을 위해 인재를 양성해 내고 있다.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에 족쇄를 채우는 규제법이 아니라 21세기형 사립학교법으로 전화돼야 한다. 대학에 “Don't do that”이 아닌 “You can do that!”이라고 말하는 사립대학 진흥법으로 바뀌어야 하겠다.“

노석균 영남대 총장 “모든 대학이 일정 수준 이상 시설 갖춰야” = “선진국은 대학 어느 곳에 가더라도 수준 이상의 교육시설이 돼 있다. 우리나라는 어느 대학은 세계 최고의 시설이고 어느 대학은 기본적인 교육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어느 대학을 가든지 적정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설을 갖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 “서울대 법인화 이후 외로운 고아 처지” = 서울대는 사실 굉장히 외로운 입장이다. 국립대학법인설립운영에 대한 법률은 일본에서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데 일본은 이 법에 따라 모두 국립대법인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다른 국립대가 모두 법인화에 반대하면서 서울대에 시범적으로 적용한다며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다. 해당 법에 따르면 서울대는 국립대 일종으로 들어가 있다. 그러면서도 교직원들에게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며 사립학교연금법을 적용하고 있다. 사립대에서도 서울대를 도와주지 않고 국립대에서도 그렇다. 외부에서는 서울대가 잘 되고 있는 줄 아는데 서울대의 외로운 고아 처지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 서울대가 지난해 수원시에 39억원의 세금을 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학에 세금을 내라고 한다. 일본은 세금감면에 관한 규정도 다 법안에 포함돼 있다. 이 규정에 대한 개정안을 만들기 위해 한 시간 동안 벌벌 떨면서 국회의원회관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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