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들 인맥이 대학 간 연구 교류 물꼬 트기도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대학 총장들의 의외의 친분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라이벌 대학으로 손꼽히는 연세대와 고려대는 최근 김용학 신임총장과 염재호 총장의 친분이 알려져 깜짝 화제에 올랐다.

두 사람은 대학시절부터 현재까지 막역한 관계를 유지하며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학 간 교류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전 서울대 총장)과 정갑영 연세대 총장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오연천 총장이 서울대 총장으로 재임할 당시 양 대학은 협력연구에 관한 MOU를 체결하며 서울대와 연세대 연구 교류의 물꼬를 텄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도 이를 적극 지원하면서 양 대학 간 △국가전략 △행복사회 △노화 △기후변화 등 협력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호인 전주대 총장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각별한 친분을 자랑한다. 1947년생으로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2004년부터 2년간 서울대 부총장과 총장으로 함께 일해 왔다. 이같은 인연이 기반이 돼 2013년 이호인 총장의 취임식 당시 정운찬 전 총리가 참석해 축하한 바 있다.

전주대 관계자는 “정운찬 전 총리가 우리대학의 50주년 기념 학술대회 때에도 참석하고, 특강에 나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유형 등 공통점을 기반으로 협의체 활동도 활발하다는 후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세븐 시스터즈’라 불리는 여대 간 교류다. 총 7개의 전국 4년제 여대는 최근 서울권 대학을 중심으로 총장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여대의 특성에 기반 한 대학평가 등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가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올 3월에는 세종대, 서강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 서울에 위치한 대학 총장들이 함께 ‘서울총장포럼’을 발족하기도 했다. 국내 대학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대응을 준비한다는 취지다.

중남부지역 8개 대학이 모인 한국지역대학연합은 20년간 총장들 간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면서 실무분야의 긴밀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가톨릭관동대, 경남대, 계명대, 울산대, 전주대, 아주대, 한남대, 호남대 총장이 모여 1995년 결성한 한국지역대학연합은 산학, 교육, 도서관, 학생복지 등 9개 분야 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분야의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매년 2회 모이던 모임이 연 1회로 줄었지만, 회원 총장들이 여전히 막역하게 지내고 있다. 총장뿐 아니라 각 분야의 실무자들도 함께 모여 실무부문 논의도 함께 진행된다”고 말했다.

전북지역총장협의회도 1~2개월마다 총장들이 모여 교류하는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학 총장 모임도 꾸준하다. 

하지만 대학재정지원사업과 구조개혁평가로 대학 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대학 교류가 점점 피상적인 모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지역대학 총장은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으로 대학들이 경쟁관계에 놓여있다. 협의체에서 서로 교류를 한다 해도 총장들이 이전처럼 흉금을 터놓고 얘기하지는 않는다”며 “사업과 프로젝트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다보니 대학의 어려운 점을 토로하면 경쟁대학에서 이를 언론에 흘리는 경우도 있다. 너무 경쟁만 강조하는 환경이 총장 간 상호교류를 피폐하고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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