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올해도 취업 및 채용 시장을 뜨겁게 달군 이슈들이 터져나왔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올해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기반으로 개편된 공공기관 채용제도와 삼성의 채용절차 변경, 무스펙 전형 확대 등으로 취업준비생들에게는 혼돈의 한 해였다. 특히 메르스 여파와 금수저 논란 등으로 취준생뿐 아니라 직장인들도 허탈함과 한숨이 그치지 않았다. 올해 채용시장의 핫키워드를 월별로 살펴봤다.

▲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올해를 마무리하면서 ‘2015년 채용시장을 달군 월별 핫이슈 결산’을 발표했다.(사진 = 인크루트 제공)

■1월 - 채용서류반환제 정착 안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채용서류반환제. 그러나 한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의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의 3분의 1인 27곳의 기업이 ‘제출된 서류를 일절 반환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2월 - 취준생 100만명 돌파와 상반기 공채= 지난 2월 통계청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층(15~29세)’의 수가 104만6000명이라고 밝혔다. 취업준비생의 수가 1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은 상반기 공채다. 주요 기업들은 이때부터 상반기 공채 일정을 알렸다. 특히 삼성은 상반기가 SSAT를 학점 3.0만 넘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공표하면서 취준생들의 마음을 재촉했다.

■3월 - 일학습병행제와 탈스펙 바람= 전국적으로 17개 시·도 700개 기업이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해 3000여명의 학습근로자들이 정부의 지원으로 훈련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다.

또 현대자동차·SK·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외국어 성적 등 ‘스펙’보다 직무능력을 보고 채용하겠다는 ‘탈스펙’ 방침을 앞다퉈 밝혔다. 하지만 취준생들은 생소한 채용 환경 변화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4월 - 취준생 NCS앓이·장그래법 NO = 전국 33개 공공기관이 신입 채용에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도입했다. 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을 산업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한편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명 ‘장그래법’에 대해 조사한 결과 81%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장그래법은 비정규직의 계약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5월 - OECD 청년 실업률 1위 오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5월 발표한 ‘OECD 직업역량 전망 2015’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핵심생산인구(30~54세) 실업률 대비 청년(16~29세) 실업률은 한국이 3.51배로 22개의 OECD 조사 회원국 중 1위였다.

■6월 - 채용시장까지 덮친 메르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내수 위축과 수출 부진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신규채용마저 꺼리게 됐다. 각종 채용 박람회가 취소되고 면접 일정이 미뤄지는 등 채용 시장의 발이 꽁꽁 묶였다. 특히 대형 병원의 경우 메르스 사태가 터진 후 채용을 무기한 연장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7월 - 청년 고용절벽 해소 대책 실상= 정부와 경제계는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을 내놨다. 2017년까지 공공부문에서 4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계에서 16만명 이상에게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한다는 내용인데 정규직뿐 아니라 인턴과 직업훈련까지 포함되면서 일각에서는 허수가 많다는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다.

■8월 - 채용 확대와 임금피크제 후폭풍= 전달 발표된 ‘청년고용절벽 해소안’에 따라 30대 그룹이 하반기 채용규모를 8%가량 늘리면서 실업난 해소에 동참했다. 또 현대차와 두산 등 대기업들이 이르면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금 등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노조 등의 동의를 받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바꿔야 해 후폭풍이 예고됐다.

■9월 - 삼성 GSAT 시대와 노사정 대타협= 하반기 공채시즌에 접어들면서 삼성그룹의 채용 절차 변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기존의 ‘SSAT-실무면접-임원면접’ 3단계에서 ‘직무적합성 평가-GSAT-실무면접-창의성면접-임원면접’의 5단계로 바꾸며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으로 재편한 것. 또 9월에는 17년 만의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졌다. 하지만 일반해고 기준 및 비정규직 관련 쟁점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10월 - 청년희망펀드 출범과 수저계급론=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희망펀드 1호 기부자로 참여한 이후 삼성 이건희 회장(250억원)과 현대차 정몽구 회장(150억원) 등 재계 수장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한편 국정감사에서 고위층 자녀들의 취업특혜 의혹이 일면서 ‘수저계급론’이 등장했다.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대물림된다는 수저계급론에 많은 직장인과 취준생들이 허탈해 했다.

■11월 - 고용디딤돌·해외취업 촉진대책= 삼성과 현대차, SK, 카카오 4개사가 11월부터 순차적으로 ‘고용디딤돌‘ 지원자 모집을 시작했다. 이는 정부가 청년구직자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마련한 제도로 인턴제를 거쳐 해당 기업이나 협력사 취업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내년에는 14개 대기업 및 공공기관이 추가로 동참한다. 한편 2017년까지 청년 1만명의 해외취업을 촉진하는 대책도 발표됐다.

■12월 - 취준생 보호법안과 내년 채용 전망= 올해는 채용관련 법안이 유독 풍성했다. 구인회사의 갑질 방지, 개인정보보호·차별방지 등 청년 취업자 보호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법안은 내년 초에 통과돼 이르면 상반기 채용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한편 내년 5월부터 기존 토익 시험이 새로운 문제유형의 신(新)토익으로 바뀌게 된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올해는 청년 고용 절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재계가 한뜻이 되어 동참한 점과 취준생의 권익 보호법들이 거론된 점이 고무적”이라며 “메르스 등의 여파로 체감 경기가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채용시장 안팎으로 고군분투한 취준생과 직장인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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