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어로 해외 1년 살아보기> 저자 양호연 씨

▲ 23일 한 대학 인근에서 만난 양호연 씨. 사진 = 송보배 기자.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젊음도 있고 열정도 있고 꿈도 패기도 다 있다지만 여권이 없고 비자가 없고 돈 없다고….” 여행가고 싶다는 말이 수차례 반복되는 10cm의 노래 ‘아프리카 청춘이다’ 가사다. 젊은이들에게 세계로 뛰어들어 넓은 세상을 보라고 부추기는 목소리는 크지만, 평범한 20대에게 어디 그게 쉬운 일일까.

많은 대학생들이 어학공부의 방법으로 ‘워킹홀리데이’를 택하는 것도 경제적 부담을 줄여보려는 노력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워킹홀리데이를 택한 청년들도 과도한 노동, 살인적인 주거비용에 현지생활이 만만치 않다.

양호연 씨는 최근 책 ‘오페어로 해외 1년 살아보기’를 펴내며 국내에서 생소한 ‘오페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오페어(Au-pair)’란 1989년 미국 정부의 주최로 만들어진 일종의 문화교류 프로그램이다. 외국인 가정에서 일정 시간동안 아이들을 돌봐주고, 그 대가로 숙식과 일정 급여를 제공받으며, 자유시간에 어학공부와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운다.

양씨는 책을 통해 오페어가 보다 경제적이고, 안전하며, 어학공부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워킹홀리데이’보다 1000만원 아끼는”이라는 도발적인 부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양 씨는 오페어를 통해 지난해 1년간 독일에서 유학했다. 아이를 돌보고 그 대가로 호스트로부터 숙식과 함께 용돈과 어학원 비용, 교통비, 휴대폰요금, 보험비 등을 지원받았다.

“돈으로 치면 워킹홀리데이가 훨씬 많이 벌 수 있지만, 숙식을 해결해야 해 그만큼 지출도 많습니다. 현지에 왔는데 막상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아 고생하는 경우도 있고요. 오페어는 워킹홀리데이에 비해 연 1000만원 가량 지출이 적게 들고, 홈스테이에 가깝기 때문에 보다 안전해요.”

양 씨는 안전, 어학, 여행에 우선순위를 두고 고민한 결과 워킹홀리데이보다 오페어가 유리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실제 일의 강도가 크지 않아 어학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고, 12개월 계약 시 1개월의 유급휴가가 주어지기 때문에 그 기간을 활용해 유럽 12개국을 여행할 수 있었다. 

“독일에서는 오페어에 대한 어학원 할인이 일반적이에요. 독일 프랑크푸르트나 프랑스 파리에선 유명 관광지 관람료도 무료로 할인을 받을 수 있어 비용을 추가로 아낄 수 있었어요. 미국과 유럽에서는 오페어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과 화제도 쉽게 통했고요.”

양씨는 해외에서 1년을 살아보는 일이 20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독일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오페어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보통 25~30세 이하로 나이를 제한하고 있다.  20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인 셈이다. 꿈꾸던 해외 생활 1년, 양 씨의 일상은 좀 달라졌을까.

“우리나라도 큰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나가보니 정말 넓은 세상이 있었어요. 편견이 많이 깨지면서 보다 인간 대 인간으로 사람들을 대면할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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