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21 개각으로 이준식 서울대 교수가 새로운 교육계 수장이 되었다. 
새로 부총리에 선임된 이 내정자는 30년 가까이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공학자 출신이다. 공대 교수가 교육부 수장이 된 것은 지난 2008년 김도연 장관이후 두번째다. 그런 만큼 이 내정자에 교육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과대학 혁신 전도사로 통하는 이 내정자는 지난해부터 대통령자문기구와 각종 위원회 등에서 과학기술분야 정책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조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공과대학 혁신특별위원장을 맡으면서 박 대통령의 눈의 띄어 낙점을 받게 됐다는 후문이다.
대학과 산업간 미스매치 문제를 풀고 창조경제의 근간이 되는 산학협력을 강화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대학이 연구나 산학협력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데는 누구가 공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내정자가 교육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 내정자가 헤쳐나가야 할 길은 험난하다. 교육부가 녹록치 않은 당면현안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구조개혁법에서부터 강사법 개정, 역사교과서 국정화, 자유학기제 전면 실시 등 첩첩산중이다.
어느 것 하나 손쉬운 문제들이 없다. 물론 부총리 한사람이 모두 해결할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과서가 제대로 나올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게다가 대학에만 몸 담아온 이 내정자가 초 ·중 ·고교 교육현안을 다뤄본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과연 어떻게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수 있을지도 걱정이 앞선다.   
 

대학구조개혁을 비롯한 각종 교육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할 때 장 ·차관이 모두 교수 출신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 내정자와 이영차관이 여러 학내 보직을 맡은 경력이 있어도 정부정책 추진에까지 충분히 힘을 실을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이 내정자가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 보다는 대화와 소통을 시도하는 스타일이어서 관련기관과 갈등이 잦고 조정해야 할 문제가 많은 교육부의 특성상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이 내정자는 기자회견에서  "배우는 자세로 정책 수립에 임하겠다"며 극도로 말을 아끼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역사교과서에 대해서도  "이념적으로 균형잡힌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원론적 답변만 했다. 이 정도 답변만 가지고는 아직 이 내정자의 성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서울대 내부에서는 이 내정자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서울 공대 관계자는 " 매우 합리적인 분으로 서울대 법인화를 맡아서 대학연구 행정의 선진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 임명에 대해 대학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공계는 반기는 분위기인 반면 인문학계는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학도 출신이라고 자신이 속한 진영에만 유리한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부총리는 이공계를 대표하는 자리가 아니고 백년대계라고 할수 있는 교육정책을 총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정파나 집단에 휘둘리지 않는 소신과 경륜으로 일을 풀어나가면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다.
이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해서 정말 국민을 위하는 교육정책을 펼쳐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