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연세대 '리더십' 특강

현직 대통령이 대학생 초청을 받아 통치관과 이념관, 가치관 등 평소 자신의 위치에서 쉽게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털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7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변화의 시대, 새로운 리더십’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모든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라며 "신뢰가 무너진 사회는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1천여명의 학생을 상대로 진행된 강연에서 “선의를 가지고 진실하게 말하고 진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지도적 인사들의 행동으로, 그들이 말과 행동을 달리할 때 그 사회는 붕괴한다”고 지적했다. ◇ 분열 치유책은 대화와 타협 =노 대통령은 이어 "이 시대 가장 큰 문제는 분열로, 한국이 제대로 가려면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합의가 안 되더라도 적어도 절충해서 합의하는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문화가 우리 시대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런 이유로 "지난 수십년간 권력, 힘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그들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용납하지 않는 배제의 시대를 살았고 그 시대에 비타협 저항노선이 싹텄으나 이제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갈 정치적 조건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 정경 유착·권언 유착 단절 =노 대통령은 또 “페어플레이 없고 비열한 수단으로 공격하고 규칙도 전혀 존중하지 않으며 자기들끼리 철저히 충성·보상관계를 맺고 있는 문화를 조폭 문화”라며 “그 피해는 일반 국민이 입는 만큼 특권적 조폭문화를 청산하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정경유착과 권언유착을 끊자고 얘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며 “아직 정부 권력기관에도 그런 사고의 잔재가 남이 있는 분들이 없지 않지만 참여정부가 끝날 때쯤은 다 없어질 것”이라며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 보수·진보 갈등 해법 =사회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보혁 구도 논란애 대해서는 우리나라보다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한 일본, 미국, 영국 등의 예를 들며 “여기서 진보, 보수를 나누는 것은 한심한 것으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뻑하면 진보, 진보는 좌파고, 좌파는 빨갱이라는 것은 한국의 진보를 가로막는 존재”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위기론에 대해 “많은 지표를 통해 보고 있고, 이를 잘 관리함으로써 내 임기 동안에는 문제가 없을테니 안심해 달라”며 “청년 일자리를 위해서도 산업구조가 빨리 바뀌고 있는 만큼 지식서비스 산업의 집중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지도자 자질은 통찰력 =노 대통령은 “도덕적 청렴성, 용기와 결단 등 많은 요소 있으나 역사를 진보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갔느냐, 퇴보하는 방향으로 역류시켰느냐가 최고 기준”이라며 “이런 점에서 아데나워 수상이나 빌리 브란트 수상은 아주 높이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통찰력은 정치지도자에게 있어서는 역사의식”이라며 “정치적 술수에서 최고의 단수는 투명한 것, 솔직한 것이며 내용도 좋고 선의를 가지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강연은 당초 예정됐던 것 보다 30분가량 긴 2시간이 소요됐으며, 노대통령이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 것은 지난해 5월 18일 전남대, 6월 24일 산업기술대에 이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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