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의 달’…등심위 구성 두고 곳곳서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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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이 외부 전문위원 위촉…등심위원 무게 학교에 쏠려 학생 의견 반영 '한계'

포스텍 1.5% 등록금 인상 등 일부 대학 인상 카드 고심

[한국대학신문 송보배·이재익 기자] 2016년이 시작되자 대학들이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구성, 올해 등록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등심위 구성을 두고 곳곳에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학생들은 대학본부가 등심위 구성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동등한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8일 등심위 1차 회의를 진행한 고려대에서는 외부 전문위원 위촉이 논란이 됐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각 대학은 등록금 책정을 위해 교직원(사립대의 경우 학교법인이 추천하는 재단인사 포함), 학생,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해야 한다. 이때 학생위원은 전체 정수의 3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고려대의 경우 학생위원과 교직원위원은 각 6명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외부 전문위원이다. 고려대는 총장이 외부 전문위원 1명을 추천하도록 돼 있다. 이렇게 되면 7대 6으로 대학 측 위원이 사실상 과반을 넘게 돼 동일선상에서 논의가 어렵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다.

박세훈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대학본부와 학생들은 지난해 외부 전문위원 위촉 시 학생과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올해에는 아무런 사전 논의없이 전문가위원이 위촉됐다”며 “1차 등심위 회의에서 학생들이 이 문제를 제기하자 학교 측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등심위원 구성은 고려대 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화여대도 학생과 교직원위원이 6대 6으로 동률을 이루지만, 외부 전문위원은 대학 측에서 선임한다. 지난 5일 첫 등심위 회의에서 학생위원들이 이를 지적하며 인원조정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학생위원들은 등심위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중앙대도 학교위원 3명, 학생위원 3명으로 동률구성이지만 외부 전문위원 1명은 총장이 위촉한다. 서강대도 학생 측 4명, 학교 측 4명으로 명목상 동률구성을 이루고 있지만 외부 전문위원 1명을 동문대표가 선정하도록 돼 있어 사실상 학교 측에 치우쳐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알록달록 등록금캠프’에 참가한 김경율 회계사는 “대학들이 학칙으로 규정한 ‘등록금심의원회 규정’을 살펴보면 학생위원의 비율이 법정기준인 3분의 1은 넘었지만 전문가 위원들은 총장이 위촉하는 등 대학 측의 입장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고려대 대학원 총학생회는 ‘등록금심의위원회 맞이 특별편’웹툰을 2회에 걸쳐 홈페이지에 게재했다.(자료=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제공)

학생위원들 회의 임박해 자료 받아…회계사 찾아 ‘고군분투’ = 학생위원들에게 제공되는 회계자료는 기밀유지를 이유로 제한적으로 제공되거나, 회의에 임박해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인다. 

복잡한 회계자료를 등심위 회의 1주일, 짧으면 불과 며칠 앞두고 제출받는 경우도 빈번해 학생위원들이 자료를 분석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정은 인천대 총학생회장은 “자료가 늦게 나오는 부분이 있고, 받아도 분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세무사들을 일일이 찾아서 확인하거나, 사업 우선순위의 경우 학교 이야기를 듣고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자료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일부 자료는 외부 유출이 되지 않아 열람만 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김경율 회계사는 “외부로 유출되지 말아야 할 내부 자료가 있을 수 있으나 학생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해야 할 학생위원들의 활동을 가로막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총학생회의 임기 1년에 불과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대응이 힘들다는 문제도 있다. 한 대학 총학생회장은 “자료 요청 등에 대해서 학교가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법이 보완돼야 한다”며 “현재는 학교가 이를 소홀히 해도 강제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학생 관심도 관건…웹툰, 카드뉴스 제작 등 홍보전 = 대부분 대학들이 등록금 동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지난 4일 포스텍은 학부와 대학원의 등록금 1.5% 인상을 결정해 눈길을 모았다.  일부 대학들은  ‘인상’ 카드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대학정원 감축으로 인한 재정압박 현실에서 등록금 인상과 재정지원사업 참여를 놓고 고민하는 것이다.

하지만 등심위 기간이 방학 중이라 등록금 논의가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 ‘웹툰’과 ‘카드뉴스’ 등을 활용해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려는 노력도 두드러진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주제로 두 편의 카드뉴스를 제작해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했다. 등심위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최은혜 총학생회장은 “현재 등심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좀 더 많은 학우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카드뉴스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전국 대학원생들의 인권침해 사연을 모아 ‘슬픈 대학원생의 초상’이라는 웹툰을 연재 중인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해 12월 28일과 지난 6일 ‘등록금심의위원회 맞이 특별편’을 2회에 걸쳐 홈페이지(krgs.org/index.php)에 게재했다. 고려대 원총 염동규 정책국장은 “등심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대학원생의 입장에서 웹툰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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