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엽 등 공저 <파빌리온, 도시에 감정을 채우다>

광화문의 천막, 19세기 중반 유럽을 깜짝 놀라게 한 건축물 수정궁(Crystal Palace), 동양의 누정…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파빌리온(pavilion)이다. 

파빌리온은 가설 건물이나 임시 구조체를 뜻한다. 프랑스의 상징인 에펠탑도 본래 파빌리온의 하나였으며, 현재도 우리 일상 속에서 흔히 파빌리온을 만날 수 있다.

<파빌리온, 도시에 감정을 채우다>는 파빌리온이라는 콘텐츠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최초의 책으로, 천막부터 현대미술의 팝업 스토어까지 파빌리온의 다양성과 깊은 역사성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파빌리온의 문화사, 이 땅의 파빌리온 역사, 건축·미술·디자인계의 핫이슈가 된 오늘의 파빌리온까지, 파빌리온의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저자 구성도 다양하다. <랜드마크; 도시들 경쟁하다>을 쓴 송하엽 중앙대 교수(건축학부)를 비롯해 시인이자 건축가인 함성호 씨, 조현정 카이스트 교수(인문학부),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 이수연 씨, 국립현대미술관에 ‘신선놀음’ 파빌리온을 설치한 건축가 최장원 씨 등 11명이 참여했다.

“(파빌리온은) 표현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저항의 매개체가 되며, 재난이 있을 때 사람들을 돕는 틀이 되기도 한다. 파빌리온은 자연과 도시 시스템의 흐름 속에 생기지 않는 창조적인 행위를 유발하며 도시에 여러 감정을 채운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파빌리온 사례들을 드러내고 그것들이 비추는 이야기들을 풀었다. 전후 산업화 시대 동안 우리와 함께한 파빌리온 유형들인 판자촌, 이동시청, 쿤스트디스코, 모델하우스 등 우리 현실을 투명하게 비춘 거울로서 파빌리온을 분석한 점도 흥미롭다.

또한 150컷 이상의 도판을 수록해 다양한 파빌리온 형태를 소개하고 있으며 매그넘 작가 요나스 벤딕센, 건축 사진가 이완 반 등의 사진 작품을 포함해 ‘보는 맛’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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