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명 대학들 ‘종합평가’로 PEET 성적 외 활동 스펙도 평가

두 달에 300만원 들여 PEET 준비 기숙학원까지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A씨는 약학대학 시험을 2년째 준비하고 있다. 2학년  마치고 휴학을 한후 약대에 들어가기 위한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 을 준비위해 서울 신촌에 있는 학원에 다니고 있다. 이미 한차례 낙방을 경험한 A씨는 서울 지역 약대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현재  다니는 학교, 이른바 스펙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 A씨는 결국 이화여대 관련 학과에 편입했다. 편입 이후에도 약대시험 준비를 위해 A씨는 여전히 학원가를 전전하면서 약대 진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약대 준비생들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특히 취업이 어려운 여대생들 사이에서는 안정적인 약사를 꿈꾸는 경우가 많다. 결혼, 출산 이후에도 경력이 단절되지 않는 직업인 약사가 되기 위한 약대 준비생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약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PEET 지원자는 2011년 1만47명에서 2016학년도 1만5599명으로 55% 증가했다. 남자는 5539명, 여자는 1만60명으로 여자 지원자가 두 배 이상 많다.

▲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 지원자 현황 (출처:한국약학교육협의회)

실제로 PEET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계속 늘어나 서울 신촌·강남 등지의 PEET 준비 학원 주변 카페에는 해당 시험을 공부하는 학생들로 붐빈다. 학원 종합 준비반 수강비용도 매우 높은 편이다. 학생들은 2개월에 160만원에 달하는 수강료를 내고 PEET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약대에 편입하려는 학생이 많아지고 경쟁이 과열되다보니 약대 진학을 위한 기숙학원까지 등장했다. 일부 학생들은 기숙학원에 들어가 정해진 시간에 따라 일과를 보낸다. 기숙학원의 경우 2달에 3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간다.

학생들이 높은 비용과 시간을 쏟고, 편입까지 불사하며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이유는 대학들이 단순 PEET 시험 성적만으로 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주요 사립대 약대는 1단계에서 PEET 성적 외에도 △토익·토플·텝스 등 공인영어시험 성적 △자기소개서 △자격증 △수상실적 △사회봉사 등을 포함해 서류심사를 진행한다. 대학들은 서류심사에서 학업 외 활동, 학업관련활동 및 전공적성, 잠재능력 및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내세운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과 심층 면접 결과를 합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게 된다.

약대 진학을 준비하는 한양대 학생은 “대학들이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과거 장래희망까지 모두 확인한다”면서 “일부 유명 대학은 해외에서 대학을 나오거나 대학 입학성적 서열이 높은 대학에 다니면 PEET 시험 성적이 낮아도 합격시킨다는 말이 있다. 결국 PEET 시험 이외에도 종합적인 준비를 해야 약대에 합격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대학 의약과학과 교수는 “PEET 경쟁률이 10 대 1 정도 되는데, 약대에 진학하지 못하면 다시 재수, 삼수를 하면서 학생들이 누적된다. 학생 실력은 점점 높아지고 이에 따라 문제는 어렵게 출제된다. 학원을 가야 합격한다는 말이 있어 결국 학원은 계속 돈을 버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이 약대에 진학하면 다행이지만 못가면 복학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편입을 하거나 계속 공부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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