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중복사업 통합 방침…중간평가 없이 시행 2년 만에 사업 ‘종료’

이들 중 관광 서비스 분야 70%…청해진·K-MOVE 장기 지원 어려워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전문대학 해외취업 지원사업인 ‘세계로 프로젝트’가 올해로 사실상 종료됐다. 이에 따라 해당 사업을 진행하던 세계로 프로젝트 사업단 14개교는 그 대안으로 고용노동부에서 올해부터 추진 중인 청해진 대학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운영기관 모집 계획이 발표된 가운데 이들 대학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 지난 19일 열린 ‘2016년 신규사업 해외취업지원 사업 설명회’에서 권기목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연수팀장이 청해진 대학 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16년 신규사업 해외취업지원 사업 설명회’가 지난 19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A에서 열렸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100여 개교가 참석했으며, 청해진 대학 사업에 대한 운영기관 모집공고와 사업 설명, 질의·응답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설명회를 통해 한국산업인력공단 측은 “청해진 대학 사업은 IT, 보건·의료, 금융·회계,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분야 등 해외 유망·전문직종을 중심으로 대학 저학년 때부터 해외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기·통합 지원책”이라며 “해외취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K-무브 스쿨 장기 사업과 동일한 연봉, 비자 등의 취업인정 기준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는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구분 없이 10개 대학 내외를 모집해 한 대학 당 최대 3억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라며 “선정된 대학들은 최소 2차년도 지원 후 매차년도 평가 결과에 따라 추가 지원 여부가 결정되며, 최대 5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로 프로젝트 사업단 14개교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당초 5년(2+3) 장기사업으로 기획됐던 세계로 프로젝트가 지난해 교육부에서 고용부로 이관되면서 유사·중복 사업을 통합한다는 취지에 따라 2차년도를 끝으로 사실상 사업이 종료됐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은 사업 선정 단계로 다시 돌아가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지원하더라도 전문대학은 물론 일반대학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선정 가능성도 줄어들었다. 게다가 ‘관광 서비스 분야는 제외한다’는 청해진 대학 사업 방침에 따라 이들 대학의 70%는 지원조차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업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아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위기에 처해있다.

▲ 이날 사업 설명회에는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100여 개교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정진호 두원공과대학 교수는 “우리 대학의 경우 세계로 프로젝트 선정으로 5년을 내다보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중간평가의 기회조차 없이 2년 만에 끝나고 또 다른 사업에 지원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그마저도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합쳐서 10개교 밖에 선정을 안 한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규모, 우수자원, 기간 등 일반대학과의 경쟁에서 전문대학이 불리한 게 사실”이라며 “전문기술 분야에는 가점을 주면서 전문대학의 강점인 실무 중심의 관광 서비스 분야는 배제돼 사실상 전문대학이 선정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임창규 제주한라대학 교수도 “청해진 대학 사업은 일반대학, 특히 이공계 계통에 해당되는 대학을 중심으로 한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교수는 “취업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천편일률적으로 연봉 2400만원 이상이라는 기준을 제시한 것은 문제”라며 “참여 기업,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급여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호텔경영, 조리 등을 포함한 관광 서비스 전체를 제외시킨 건 전문대학과 해당 분야에 대한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잘못된 처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권기목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연수팀장은 “청해진 대학 사업은 기본적으로 5년(2+3) 장기사업으로 세계로 프로젝트와의 유사성은 있지만 연속성이 없는 별개의 사업”이라며 “세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대학들은 각 대학의 과정에 따라 청해진 대학 사업이든 K-무브 장·단기 과정 등 기준에 부합되는 사업에 지원하면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