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 파기로 장기 심화연구 지원…신진·지역·여성 연구자 지원도 강화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정부의 이공분야 기초연구 지원 정책이 연구자 맞춤형으로 바뀌어 자율성과 유연성이 크게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 10년 이상 ‘한우물 파기’ 연구가 가능해지며, 필요한 연구비와 연구기간을 연구자가 신청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이공분야 기초연구 분야에서 정부는 개인연구자에게 9237억원, 집단연구 1804억원, 기반구축 54억원 등 총 1조1095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287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26일 이공분야 기초연구지원 계획을 확정ㆍ발표했다. 이 내용은 교육부의 ‘2016년 학술연구지원사업 종합계획’과 미래부의 ‘2016년 기초연구사업 시행계획’에 담겼다. 지난해 10월 22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보고돼 논의된 기초연구 발전방안의 후속조치다.

이번 계획에서 두 부처는 “정부 연구개발 투자의 효율성 향상과 선도적 연구성과 창출을 위해 사업지원 체계를 연구자 맞춤형으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기존 일률적인 연구지원에서 탈피해 연구자가 필요한 연구비와 연구기간을 신청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지원하고, 소액과제에 대한 평가간소화 등을 통해 연구자의 행정적 부담도 줄일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공학개인기초연구 △학문후속세대양성 △대학중점연구소 등을 통해 총 3415억원(전년 대비 50억원 증액)을 지원하며, 미래부는 △신진연구 △중견연구 △리더연구 △선도연구센터 △기초연구실 △글로벌연구실 등에 총 7680억원(전년 대비 237억원 증액)을 지원한다.

또 교육부는 풀뿌리기초연구지원 및 학문후속세대 양성, 미래부는 수월성 중심의 기초연구 역량강화 지원으로 두 부처의 역할을 나누고, 시행계획ㆍ사업공고 통합운영, 사업관리 일원화 등을 통해 연구자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올해부터는 연구지원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개인기초연구 세부사업을 통합 운영한다. 미래부의 신진연구, 중견연구, 리더연구 사업구조를 개인연구로 단순화하고, 세부사업별 예산을 통합 운영함해 연구 수요에 맞게 사업간 적정 선정률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전까지는 3년간 매년 1억원씩 지원하는 경직된 지원체계였지만 올해부터는 연구내용에 대한 정성평가(Peer Review)와 함께 적정성 평가에 따라 연구자가 필요한 연구비 및 연구기간을 신청하면 받아들이고, 연구비도 첫 해에 더 많은 연구비 사용이 가능하도록 자율성도 높인다. 도중에 연구과제 변경이 필요할 경우 평가를 통해 이를 허용할 수도 있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장 10년까지 한 우물 파기 연구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장기·심화연구를 통해 연구의 안정성 및 성과를 제고할 수 있다는 연구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부의 신진·중견연구는 최장 5년까지, 교육부의 이공학 개인기초 연구 분야는 최장 10년까지 한 분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고, 우수한 과제는 후속연구를 통해 연속 지원키로 했다.

주제가 중복되는 연구라도 심화·발전하거나 다른 방법론 등이 인정되는 과제는 선정·지원한다.

신진·중견연구자 연구지원규모도 확대된다. 올해 신진연구 예산은 지난해 1064억원에서 11%  늘어난 1181억원이며, 중견연구는 지난해 3500억원에서 5.6% 늘어난 3696억원이다. 신진연구는 연간 최대 1억원까지 확대지원하고, ‘Next Decade 1000’에 따라 임용계약 3년 미만의 연구자에게는 초기 연구환경구축비(연구장비비 등)를 추가 지원함으로써 신규 임용 연구자들이 조속히 연구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균형있는 연구기반 조성을 위해 지역대학우수과학자와 여성과학자에 대한 연구지원도 강화된다. 지역대학우수과학자 사업예산은 2015년 248억원에서 2016년 298억원으로 대폭 늘리고  중견연구 중 여성과학자 지원 비율은 지난해 20% 이상이 될 수 있도록 확대해 여성과학자의 지원을 강화한다.

이밖에도 창의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소규모 공동연구를 활성화한다. 융합분야에 한정적으로 지원하던 2인 공동연구를 기초연구 모든 분야로 확대했으며, 기초연구실지원사업은 공동연구 구성 인원 조건을 4인 이상에서 3인 이상으로 완화했다.

신규과제 지원예산을 연구수요, 정책방향 등을 감안해 학문분야별로 다르게 배분하고, 신규과제의 연구비·연구기간별 선정비율도 학문분야 특성에 따라 다르게 설정 지원할 예정이다.

연구비 총액 1억5000만원 이하의 소액과제는 평가간소화를 통해 연구자 평가부담을 줄인다. 이공학개인기초·신진·중견연구에 대해 선정평가는 온라인 평가로 간소화 하고, 연차점검 폐지, 연구비 소액과제 최종평가는 원칙적 생략 등 평가로 인한 연구자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올해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 신규과제 공모내용과 상세 추진일정은 교육부(www.moe.go.kr)와 미래부(www.msip.go.kr), 한국연구재단 홈페이지(www.nrf.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반기 과제신청은 2월 16일부터 2월 25일까지 접수한다.

세부 사업별 추진내용 및 개선사항에 대한 권역별 설명회는 영남권은 27일 오후 2시 부산대 효원산학협동관, 중남부권은 28일 오후 2시 한국연구재단 대전청사 연구관, 수도권은 29일 오후 2시 이화여대 국제교육원 LG컨벤션홀에서 개최된다.

주요 정책, 사업공고 성과사례 등은 기초연구 블로그 ‘기초공감’(http://blog.naver.com/basic_science)를 통해 등을 안내하고, 연구현장과 소통 창구로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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