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위주 고등교육 정책 추진에 해명

국립대 발전방안에 국립대 참여 보장
등록금 인상 못한다 동결 기조 유지 강조

▲ 이준식 부총리가 28일 대교협 총회에서 대학총장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연희·김소연 기자]“‘다양성’이야 말로 대학의 소중한 가치라고 본다. 대학구조개혁평가도 획일적 잣대로 대학을 줄 세우는 문제가 있었다. 목적사업이 아니라 대학마다 특성을 살린 발전방향에 대한 계획을 보고 이에 대한 사업 예산이 배분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대학마다 설립 목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특성에 맞게 지원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 다만 계속사업들에 대해서는 추진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해 대학 총장과의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최근 실시되는 정부 재정 사업에서 여대라는 특성은 배제됐다. 세부적인 지표 기준도 여대만의 구조,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면서 “평가에서 이런 대하의 특성을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대학 평가에 있어 절대적 수치를 평가해야하는 영역도 있으나 적어도 어떤 수준까지만 도달하면 그 이상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도 있다”고 답했다.

이공계 출신 부총리로서 이공계 위주의 고등교육 정책만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공계 출신 교수이기 때문에 산학협력을 강조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공대는 산업 수요에 맞는 교육과정을 만들어 교육시켜야 함에도, SCI 논문 위주로 평가하다 보니 문제가 있었다. 모든 공대교수가 산학 협력을 해야 한다는 것 아니지만, 대학마다 설립 목적과 건학이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특성에 맞게 지원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 이정선 광주교대 총장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는 이준식 부총리.(사진=한명섭 기자)

이 부총리는 국립대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대학의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부총리는 “국립대 발전방안을 교육부에서 마련할 것이 아니라 대학이 참여해서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지역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국립대가 함께 상생하는 모델을 생각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계획에 있어서도 원하는 대학만 실행하고, 원하지 않는 대학을 문제를 일으키면서까지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27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이어 이날도 올해 등록금 인상은 어렵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복지 성격의 정책은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립대는 특성상 등록금을 자율 책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사회적인 여론을 무시할 수가 없다. 좀 어려우시더라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책은 일관성 있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립대 총장들은 대학평의원회가 대학 정책결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아 자문기구화 하든가 사학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대학평의원회는 사립학교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총장들에게 “만약 모든 대학이 평의원회 폐지를 원하신다면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분리돼 있는 교비회계와 법인회계를 현재 사립대 재정상황에 맞게 통합해달라는 건의에는 한 번에 모두 풀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 같은 규제가 풀릴 경우 해외 부동산을 구입하는 목적으로 쓰는 예가 있다고 들었다”며 “회계 목적에 따라 써서는 안 되는 항목을 분명히 정하고 나머지를 풀어주는 방식을 검토해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산학협력 및 연구비에서 간접비 비중을 늘려달라는 건의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여러 의견을 검토해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교원양성대학에 대한 인성교육 지원 사업을 마련해 달라는 건의에 이 부총리는 공감을 크게 표하며 “인성교육 시스템이 어떻게 교원대학에서 실시되는지 검토를 거쳐서 우선적으로 그 부분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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