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청(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Ⅰ. 21세기의 전략 국제화 21세기 대학 발전 전략을 위한 세계 각 나라의 노력들은 주로 정보화, 세계화, 고객화 그리고 학습화 전략에 모아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나 세계화(globalization)전략은 개별 대학의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근대 일본과 중국의 대학 국제화와 관련된 회의에 참석해 이웃 중국과 일본의 국제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범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은 느낌이 들었다. 국제화는 크게 대학 내에서 할 수 있는 부분과 대학간 협의체와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질 부분이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대학간 국가간 협력체제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마디로 21세기는 국경없는 교육(bouardless education)과 초국적 교육(transnational education) 세기이기 때문에 학생과 교수의 교류는 물론이려니와 교과내용의 통합과 교육언어의 통합 그리고 학위와 학점의 상호인정 등 많은 영역에서 호환성이 강조되게 된다. 특히 학제와 학계의 통합 노력은 물론 졸업자격과 교육내용의 국제적 질 관리를 위한 평가인정체제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국제화는 대학교육에서의 언어의 통합, 교과내용의 통합, 학제의 통합, 그리고 질적 통합 등이 자연스럽게 이루게 되어 국제적 관점에서 볼 때 대학교육수준이 비슷한 국가 간의 국제교류가 매우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상대학의 활성화나 탈캠퍼스적인 대학평생교육의 증대는 이러한 국제화 추세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국제화는 미국과 캐나다의 지역적 연대나 뉴질랜드나 호주의 연대, ASEAN국가들을 주축으로 한 동남아 국가연대 그리고 EU교육 연대 등으로 대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이웃나라들인 중국과 일본의 국제화 노력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 이들 국가들은 전체 인구나 대학교육 인구 그리고 대학 숫자 면에서 우리보다 월등히 많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세계를 주도할 21세기의 주도국가들이란 점에서 주목해야 하기 때문이다. Ⅱ. 보내는 나라 받는 나라로서의 중국과 일본 국제화와 관련해서 제일 먼저 논의돼야 할 부분이 인적교류인 유학생이라 할 수 있다. 2000년의 UNESCO 추계에 의하면 세계의 정규 유학생 수는 1백43만 여명에 이르고 있고 유학을 보내거나 받는 국가는 1백70여개국에 이른다. 그 중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5만7천명의 유학생이 다른 나라에서 수학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에 유학 온 학생은 6천1백83명으로 세계에서 대표적인 「유학적자국」(Sending Country)으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웃 일본과 중국 역시 많은 유학생을 보내고 있고 또한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내고 있는 나라이긴 하나 상당수의 유학생을 받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이 받고 있는 유학생 수는 약 7만4천여명이고 일본의 경우는 5만7천여명 정도이다. 이렇듯 상당한 수준의 유학생을 받고 있는 이들 두 나라가 유학생 유치를 위한 국제화에 전력하고 있는 점은 우리나라와 비교할 점이 많다 하겠다. 우선 일본의 국제화 내지 세계화의 실태를 살펴보면 개별대학 차원에서나 국가적 차원에서 협력체계를 이루어 추진되고 있다. 일본은 90년 초에 2000년까지 10만명 유학생을 유치할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왔다. 그러나 2000까지 5만4천여명에 불과해서 목표를 달성은 못했지만 이러한 노력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 6월에 개관된 동경만에 위치한 국제교류센터는 그 규모면에서나 프로그램 내용에 있어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두고 있다. 우선 가족을 가진 유학생에서부터 미혼인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세 종류로 구성된 기숙사는 우리나라의 40평 규모로부터 20평 규모에 이르기까지 8백개의 방을 가지고 있다. 이 세동의 기숙사를 건축하는데 든 비용이 우리나라 화폐가치로 환산하여 5천6백여억원이 투입된 초현대식 최고의 유학생 유치센터이다. 물론 이 인근 모든 시설들은 대학 국제교류를 위한 정보와 회의 그리고 국제교육관련 기구들이 밀집해 있다. 예를 들어 국제교류협회(AIE), 아태지역 고등교육협력기구(UMAP) 사무실, 유학생 정보센터, 국제교류세미나시설 등 국제화의 센터(international center)라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유학생 유치를 위한 일본의 교육, 문화, 과학, 스포츠성(전 문부성)의 역할도 지대해서 재정지원은 물론 각종 협의 기구의 지원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01년의 경우 유학생 유치와 국제교류를 위한 예산만 1조 2천억원에 이르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일본의 국제화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21세기는 어느 나라든 외국과의 교류활성화와 상호의존 노력없이 생존할 수가 없다. 이점에서 볼 때 지난 10수년간 지속된 일본의 국제화 노력은 우리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하겠다. 물론 정부의 이러한 노력과 병행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개별 대학의 노력들도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고 있는 듯 하다. 주요대학들인 동경대, 와세다, 게이오, 교토, 오사까 등은 자체적으로 외국 유학생 유치를 위한 기구와 외국과의 연계체제가 이루어져서 이들 대학들의 평균 외국 유학생 수는 개별대학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백∼1천5백여명에 이르고 있다. 물론 일본대학들의 연구나 교육수준이 우리나라 대학들을 앞서고 선진국으로서의 잇점도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 해도 일본 대학들의 국제화 노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국제화의 전략들은 결국 일본대학들이 세계적 수준으로의 도약을 하도록 만드는 동인이 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의 국제화는 크게 3가지 전략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첫째는 국제대학을 설립 운영하는 형태로서 대표적인 대학의 하나는 리즈메이컨대학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정부주도의 외국 장학생 유치전략으로서 국가 간의 협약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예는 대개 UMAP프로그램이나 정부간 협력프로그램에 해당된다. 우리나라도 매년 일본 장학금으로 1백명의 이공계 학생을 보내고 있는 것이 이러한 예라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나라와의 교류협정에 의한 정부차원의 유학생 유치 전략도 이루어지고 있다. 세 번째는 개별 대학차원의 교류협력프로그램으로서 특성화된 영역에 따라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이러한 개별대학 차원은 우리나라 실정과 거의 유사하다. 다만 매우 다른 차이점의 하나는 언어가 일본어와 영어가 공용되고 있다는 점이며 외국 학생들에게 일본어 습득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중국의 경우는 사회주의 국가의 면면과 자본주의화 과정에서 얻어진 전략을 함께 구사하고 있는 점이 주목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즉 국가가 필요한 전략부분이나 국가 엘리트 양성을 위한 영역은 국가적 차원에서 외국에서 수학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경영학이나 첨단과학 그리고 국제관련 부분이 이러한 영역이라 볼 수 있다. 국가가 필요한 인력부분도 외국과의 협력체계를 통한 교류형식이나 파견형식 그리고 단기연수 등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호주, 뉴질랜드, 미국 그리고 일부 유럽국가들과의 협력체제가 잘 이루어져서 이러한 국제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13억 인구에 비하면 많은 숫자는 아니라 볼 수 있지만 세계 각 국에 유학하고 있는 학생이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이라는 점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근래 중국은 211 프로젝트(211 project)라고 하고 1백개 대학을 세계 최인류대학으로 부상시킨다는 야심적인 대학발전 계획을 추진하면서 지역적 거점을 가진 33개 대학을 집중육성하고 있는데 그 일환의 하나가 세계화의 촉진이라 볼 수 있다. 중국의 경제가 괄목할 만하게 발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대학의 개방과 무관하지는 않다. 작년부터 중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면서 시행되고 있는 유학박람회가 좋은 예로서 이 달에 개최된 북경유학생박람회만 해도 세계 27개국에서 1백80개 대학이 참여하였다. 유학생박람회는 중국 학생들로 하여금 외국대학에 유학하도록 유도하는 측면도 있지만 반대로 외국대학에 대한 정보와 함께 중국대학들과의 교류를 촉진하는데 기여를 하고 있었다. 중국의 경우도 칭화대학이나 북경대 등 소위 일류대학의 경우에는 많은 유학생과 방문학자들이 있고 이들과의 교류를 통한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화의 추진은 중국정부의 교육부와 준정부기구인 국제교류협회가 주도하고 있어 주로 민간 주도라기 보다는 정부 주도적 성격이 짙고 특징 중의 하나는 국제교류를 촉진하면서도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외국학생들에게 중국어 습득을 권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단기 중국어 연수프로그램이 대학 차원에서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 점이 눈 여겨 볼 부분이었다. Ⅲ. 이웃 나라의 시사점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의 국제화 노력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의 부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국가 차원의 전략이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세계화와 국제화의 노력을 범 국가적으로 추진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기숙사, 교과과정정비, 국가 차원의 장학금 책정 그리고 외국어 강좌의 활성화와 단기 한국어 강좌 등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해야 할 때이며 외국학생 유치를 위한 홍보와 국가 간 협력을 촉진할 때이다. 한류(韓流)열풍을 한국유학 열풍으로 연계시키는 전략도 필요할 것이다. 21세기는 닫친 교육의 시대가 아니라 국경 없는 열린 교육의 시대이며 교육이동(educational mobility)의 세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웃나라들인 3국간의 대학교육협력은 주요한 명제이고 세계적 안목에서 볼 때 교육불럭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때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소위「BESETO 교육벨트」(Beijing-Seoul-Tokyo educational Belt)를 주창하고 싶고 3국은 교육, 문화, 경제, 안보적 측면에서 특히 역사적 앙금과 이질적 언어에도 불구하고 교육적 협력을 통한 3국간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기여가 매우 클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들 두 나라에서 볼 수 있었던 국제화의 근간은 자국화와 세계화를 병행하고 있었다는 점이며 우리처럼 유학생을 보내는데 급급하거나 우리 것을 버리는데 더 정열을 쏟는 모습이 아니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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