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우수산단과 창업교육센터

기획-대학 기술이 살아야 대학이 산다

(上) 대학 기술이전·사업화 현황
(中) 우수산단과 창업교육센터
(下) 산단 비전 제시와 발전방향

▲ 한양대 발명자인터뷰 제도 모식도<자료=한양대 제공>

한양대, IP프로그램 발명자 인터뷰 제도 주목
연세대, TLO와 지주회사 통합… 시너지 상승
중앙대, 임기 보장 인력 전문화… 개량 국악기 사업화

[한국대학신문 정명곤 기자] 2003년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산촉법)을 바탕으로 국내에 처음 설립된 산학협력단은 지난 10년여 간 대학이 가진 인프라와 상황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다. 연구비 관리 중심의 초창기 산단의 모습은 점차 기술이전과 사업화 중심으로 진화했으며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을 이뤘다.

1980년 미국의 바이돌법(Bayh-Dole Act)을 바탕으로 출발한 해외 대학의 산학협력사업은 우리나라 보다  20년 앞서 시작했으며 현재 완숙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산학협력의 대명사로 손 꼽히는 해외의 유수 대학들은 코업 교육 프로그램(Co-operative Education Program)과 같은 학기 중 국내‧국제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 도입된 다학제간 학습을 위한 공간인 팩토리 운용도 눈에 띈다. 대학 내 전공 간 융합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과 협동과정도 주목할 만 하다.

한양대 장기술 팀장은 “우리나라 산단이 외국 대학의 산단을 기준으로 60%정도 온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아직 우리 산단에는 투자 시스템, 기술 인큐베이팅을 위한 자금 유입, 기업들과의 네트워킹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시스템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국내 대학의 우수 산학협력단 사례 =  한양대는 2003년 국내 대학 최초로 산학협력단을 설립하고 기술사업화와 창업분야에서 선진적 한국형 산학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연구자의 R&D부터 사업화까지 원스탑 지원을 위한 조직체제와 운영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 연구자와의 파트너쉽을 강화해 좋은 기술을 발굴하고 가치를 증대시키는 밸류-업-체인을 완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변호사, 변리사 등 전문인력을 국내대학 최초로 채용하고 기술사업화 전문 지원체계를 구축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행한 발명자 인터뷰 제도 역시 국내 최초이다. 산단은 관리시스템과 BM설계, 예비 CEO육성, 자회사 운영 등 체계적인 사후관리까지 연구자와의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 제도는 현재 대부분의 대학에서 기본적인 IP(지식재산)프로그램으로 정착돼 있다.

한양대 산단 TLO(기술이전전담조직)는 매년 해외 글로벌 기업과의 대형 기술이전을 성사시키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약 276억원의 국내 최고의 기술이전 수익을 달성했다.

 연세대 산단은 TLO와 기술지주회사 두 조직을 2013년 통합했으며, 업무상의 시너지를 통해 라파스라는 전무후무한 자회사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두 조직이 통합된 산단은 의사결정에 용이한 강점을 지녔다. 하나의 특허를 기술 개발 상황이나 현실에 맞춰 전략적으로 기술이전과 창업을 결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연세대 산단의 장점은 자회사 라파스의 성장과정을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 TLO는 기업에 기술이전을 하고, 추가 출자를 통해 대학 자회사로 설립을 했다. 자회사를 성장시켜 IPO(주식 상장)로 가고 있으며, 대학은 투자회수를 통해 수익을 얻었다.

2011년 라파스가 연세대 산단의 자회사가 됐을 무렵 연 매출은 20억원 규모였다. 회사는 2014년  9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15년 초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투자 금액의 7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었다. 현재 라파스는 상장을 앞두고 있다.

 중앙대 산단의 특징은 장기간 임기 보장을 바탕으로 한 인력의 전문화와 이공계열 외의 분야인 국악 분야의 사업화를 꼽을 수 있다.

중앙대 산단장의 임기는 5년차에 접어든다. 부처장을 거치며 업무파악이 완료된 상황에서 단장을 맡아 5년을 산단에 종사하다 보니 일반 직원들이 쫒아갈 수 없을 정도의 업무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직원들도 예전의 순환보직에서 한 분야에서 오랜 머물며 전문가를 양성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술사업화팀(TLO)과 산학기획팀(기술지주회사)의 팀장을 겸직시킨 부분도 주목할만 하다. 사업화팀의 특성상 자금을 많이 투입해야하다 보니 조직간 갈등의 소지가 있다. 두 조직을 한 팀장이 맡아 일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 하는 구조이다.

학교기업 아리(ARi)는 국악기인 가야금을 개량해 사업화한 사례이다. 1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가야금을 개량해 20여만원으로 단가를 대폭 낮췄다. TLO는 악기 개량 기술 관련 특허를 냈다. 초등학교 등에 납품하고 아리 예술단을 운영하는 등 국악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으며 수익금은 학생들을 위해 사용된다.

▲ 워털루대학 학부생의 코업 교육 프로그램 등록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자료=한국연구재단>

워털루대학교, 인턴십이 포함된 정규과정
알토대학교, 석박사 학위 다학제간 융합과정 

■ 해외 대학의 우수 산학협력단 사례 = 
캐나다의 MIT로 불리는 워털루대(University of Waterloo)는 산학협력의 대명사로 불린다. 세계 최대 산학협력 교육프로그램과 학술적 명성으로 유명하다.

대학은 정규과정으로 코업 교육 프로그램(Co-operative Education Program)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학업을 하며 학기 중에 기업에서 실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인턴십 과정이다. 최장 2년간 실무경험을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입학 후 8개월간 수업을 받은 뒤 4개월을 관련 기업체에서 일한다. 다시 학교로 돌아와 4개월의공부를 반복하며 대학에서 4~5년을 보내는 방식의 학사관리 시스템이다.

코업 프로그램의 기본구도는 1년을 3학기로 편성해 학습과 현장실습을 번갈아 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두 학기 학습과 현장실습을 번갈아 하는 8개월 유형과 한 학기를 학습하고 나서 일을 번갈아 하는 4개월 유형으로 나뉜다.

 핀란드의 알토대(Aalto University)는 다학제간 융합과정으로 운영되는 석박사 학위프로그램과 국제교류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대학 내 전공 간 융합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과 협동과정 역시 운영하고 있다.

대학마다 운영하는 연구실로서 다학제간 학습을 위한 공간인 팩토리는 R&D&I를 담당한다. 각 팩토리의 담당교수는 타 대학교수로 지정해 대학별 독자적인 연구와 함께 타 대학 전공분야의 아이디어까지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인 서머 오브 스타트업(Summer of Startups)은 하계 산학협력 인턴십 프로그램이자 악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다. 지원자는 대부분 학부 3학년인데 일부 졸업생이 포함될 때도 있다. 벤처캐피탈 투자를 위한 피치(Pitch)와 선배 창업자의 경험을 듣는 파운더 토크(Founder talk) 등이 포함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