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발표

[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건국대(총장 송희영)는 동물생명과학대학 줄기세포재생생물학과(옛 동물생명공학과) 박찬규 교수(사진) 연구팀이 항생제 대체 물질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항균 펩타이드(AMP; antimicrobial peptide)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항균 펩타이드가 기존의 항생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천연 소재로 국민 건강과 보건, 동물 산업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기술은 생명공학적으로 변형된 녹색 형광 단백질(GFP; engineered green fluorescent protein)과 대장균 발현 시스템을 이용해 항균 펩타이드 뿐만 아니라 세포독성을 가지는 단백질을 고효율로 발현시킬 수 있는 유전공학적 산업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생물학, 의학, 임상의학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는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녹색 형광 단백질과 대장균 시스템을 이용한 기능성 항세균 단백질의 고효율 생산(Green fluorescent protein as a scaffold for high efficiency production of functional bacteriotoxic proteins in Escherichia coli)’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지난 11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항균 펩타이드는 동식물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명체들이 감염과 같은 외부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선천성 면역 물질이다.

현재까지 박테리아, 무척추동물, 척추동물, 식물을 포함한 다양한 종으로부터 자연 유래 3900여개, 합성 펩타이드 1600여개 등 총 5500여 가지 이상의 항균 펩타이드가 보고됐으며, 기존 항생제에 대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량생산이 어려워 항생제처럼 널리 사용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화학합성이나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항균 펩타이드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화학합성법의 경우 펩타이드의 기본 성질 때문에 대량생산에 적합하지 않았다. 또 대장균에게 항균 펩타이드를 만드는 유전자를 넣어 생산하도록 하는 유전공학 기법은 항균 펩타이드 자체의 세포 독성 때문에 대장균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거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항균 펩타이드를 분해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유전공학 분야에서 사용하는 녹색형광단백질의 한 부분을 제거하고 여기에 항균 펩타이드를 넣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항균 펩타이드가 활성화되지 않아 세포 독성을 띄지 않기 때문에 대장균의 생장을 방해하지 않는다. 항균 펩타이드를 생산해야 할 대장균이 성장에 방해받지 않고, 대장균은 독성이 없는 항균 펩타이드를 분해하지 않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셈이다.

박찬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산업적 의미가 크며 현재 국제특허(PCT)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며 “자연계 생명체에서 사용되는 방어기전 중 하나인 항균 펩타이드에 대한 연구 촉진을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항균 펩타이드의 경제적 생산과 산업화를 촉진 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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