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의견 일체 반영 안돼 무시행위”

[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정부가 충남대 제18대 총장에 2순위 후보인 오덕성 교수(건축학과)를 임명하자 대학가에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부는 18일 오덕성 교수를 충남대 신임 총장으로 임명했다.

오 교수는 지난해 12월 23일에 치러진 총장임용추천위원회 투표에서 23표를 득표해서 26표를 얻은 김영상 교수(생화학)보다 3표 부족했으나 학교측은 ‘교육공무원법’ 및 ‘교육공무원임용령’이 정한 바에 따라 순위를 정하지 않고 2명의 총장임용후보자를 교육부에 추천했다.

오 총장은 경기공업고·한양대·독일 하노버대를 졸업하고, 정상철 전 총장 체제에서 대외협력부총장을 지냈다. UNESCO고위정책자문위원,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정부가 국립대 총장임용후보자 2순위를 임명하자 대학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기존에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 투표에서 1순위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됐으나 지난해 10월 국립대 총장 임명 사상 처음으로 순천대 신임총장에 2순위 후보자가 임명되자 교수회에서 결의문을 발표하는 등 내부반발이 있었다.

충남대도 정부가 신임총장에 오 교수를 임명하자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 정부의 입맛에 맞는 총장을 임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해 총장임용추천위원회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인 김영상 교수는 위헌판결이 난 ‘긴급조치 9호’ 위반 전력이 있다. 긴급조치 9호는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유신헌법을 반대·비방 및 폐기 등을 주장하거나 보도하는 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위반자는 영장없이 체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충균 충남대 교수회장은 “구성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조만간 이번 정부의 조치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A교수는 “분명 1, 2순위가 있는데, 이를 교육부에 무순위로 추천하고, 정부는 2순위 후보자를 지속적으로 임명하는 행위는 결국 내부 구성원의 갈등을 초래한다”며 “정부가 대학 발전을 과연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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