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돌산의 푸른하늘’인 아오조라 이시야마(石山 靑空․교토조형예술대 정보디자인 4) 군은 어린 시절부터 사진 촬영을 해온 아마추어 사진가.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제5회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행사에 사진 촬영을 위해 참석했다. 장르와 장르, 장르와 관객 간의 소통 완화에 큰 공헌을 기울여온 교토아트센터의 일원인 동시에 무용단체 ‘모노크롬 서커스’의 멤버이기도 한 아오조라 군이 프린지페스티벌의 해외교류팀에서 활동중인 박미령(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3)양을 만났다. 빡빡한 일정 탓에 개인적인 교류를 나눌 여유가 없었던 두 사람이 지난 6일 밤 3일만에 처음으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함께 어울린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오조라 군은 한국 대 폴란드 전이 열린 4일엔 홍익대 앞 소극장 ‘떼아뜨르 추’에서 한국인 스태프와 어울려 축구 경기를 관람하며 흥겨워했으며 박미령양은 무승부로 끝난 일본팀의 아쉬운 첫 경기 결과를 위로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을 “콘트라스트가 강한 원색의 나라”라고 이야기하는 아오조라군은 한국인 친구를 많이 둔 친한파. 일본인과 비슷한 외모와 이미지를 가진 한국인과 한국 거리가 낯설지 않은 그는 홍대 거리가 교토의 세이카미술대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설명한다. 할머니 덕에 어린시절부터 일본어를 익혀왔다는 박미령 양은 전공을 떠나 잠시 외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혼자서 학교를 쉬고 있다”며 웃는 아오조라군과 “제적될지도 몰라요”라며 이야기하는 박미령양은 공교롭게도 좋아하는 일에 빠져있는 탓에 부담스러운 종강을 맞이하고 있다. 언더 록 밴드와 소규모 공연장이 발달해 있는 일본이지만, ‘프린지 페스티벌’과 같은 열린 축제는 없다고 소개하는 아오조라군은 “인도의 현대무용극 ‘매혹의 피리’와 한국의 전통무용이 인상깊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곤 “‘서예 퍼포먼스’는 박미령씨와 함께 열심히 졸았기에 기억나는 작품”(웃음)이었다고 덧붙인다. 바쁜 일정 탓에 공연을 챙길 시간이 없는 박미령양은 “그래도 레이지 본 공연은 꼭 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다. 풍족한 자료 사진을 위해 어디에서든 카메라 뷰파인더에 얼굴을 들이대는 아오조라 군은 모노크롬 서커스의 막내. “아직 무대에 설 수 없지만 3년 뒤에는 프린지 페스티벌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는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에는 ‘페스티벌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다. “시나리오도 쓰고 영화 연출도 하고 싶다”는 장래 희망에 다가가기 위해 현장에 뛰어든 박미령양이 아오조라군에게 건낸 마지막 인사는 “11월로 예정된 ‘모노크롬 서커스’의 내한공연에 꼭 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이제 막 친구가 된 두 사람은 프린지페스티벌의 뒤풀이가 열리고 있는 홍익대 앞 놀이터로 장소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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