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혁 중앙대 산학기획팀장·기술사업화팀장 겸임

▲ 신동혁 중앙대 산학기획팀장‧기술사업화팀장 겸임

학령인구 감소, 무크로 대변되는 글로벌 대학 경쟁 가속화, 제4차 산업혁명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세상은 점점 더 유기적인 생명체처럼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 받으며 예측 불가능하게 변화하고 있다. 40~50대 유능한 대기업 인재들이 퇴직한 후 대학의 산학협력중점교수로 대거 지원하는 것을 보며 대학도 변화의 한 가운데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대학의 미래로 불리며 산학협력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산학협력단은 2003년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산촉법)에 의거해 대학의 외부연구비 관리 및 산학협력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설립됐다. 지금은 산학협력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위상이 커지며 산·학·연·관 등 다자간 협력 및 개방형 혁신의 중심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변화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대학을 산학협력 체제로 변화시키는데 있어서, 기존 대학의 행정 체제와 새롭게 도입되는 산학협력 체제가 삐그덕 거리고 있다. 체질개선을 위해 지역사회‧기업‧정부기관 등과 다각적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일에 힘을 집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산학협력단의 많은 인원이 국가 R&D사업 연구비를 관리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산단에 대한 근시안적인 접근법이 가장 큰 문제이다. 대학이 보유한 노하우와 특허를 가지고 지역경제 및 산업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장기간의 계획과 투자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의 성과를 우선하는 성급함으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계속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 대학은 산학협력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변화하려고 하고 있다. 아직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지만 거시적 시각에서 대학 조직이 산학협력체제로 변화해야 하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다만 주목해야할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대학들은 이미 한걸음 앞서가고 있고 변화 움직임도 충분히 빠르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산학협력의 전체 모습이 만들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정부의 창조경제 드라이브를 바탕으로 대학도 산업 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학과 커리큘럼을 변화시키고 학과 신설을 통해 대학 발전의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창업’이 강조되고 있다. 창업자의 약 90%가 실패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처럼 창업이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살기 위한 소중한 경험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실제 기업을 운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창업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며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면 취업에 버금가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대학의 기술창업과 기술이전 기능을 혁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 대학 구성원들(교수, 학생, 직원)의 아이디어 및 기술로 사업화를 이룰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한발씩 앞으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앞으로 산학협력의 길은 이분법적으로 기업과 대학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산학협력의 형태를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이미 산단에는 기술 지주회사, 학교기업, 학생 창업, 교원 창업, 기술 기반 스타트업 등 여러 형태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제도적 기틀 위에서 기술 사업화 전문가 조직이 산학협력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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