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향, 신뢰감 형성 등 이유로 학생들 착용 증가

캠퍼스라이프 ‘수트지존 선발대회’ 전국적으로 연다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대학생이라면 최근 막을 내린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세련된 수트 스타일링을 뽐내며 여심을 훔쳐간 ‘유정선배’를 알고 있을 것이다. 유정선배 역할을 소화한 배우 박해진씨는 평소 패셔니스타로 잘 알려지며 이번 작품에서 20~30대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에게 수트 구매욕을 자극했다. 수트에 어울리는 백팩 스타일링을 비롯해 라운드 티셔츠와 재킷의 조합, 니트와 수트 팬츠, 클래식한 수트 등 훈훈한 스타일링의 진수를 선보였다.

▲ 경희대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서 정장을 입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 권대희 씨(왼쪽)은 “수트를 자주 즐겨 입는다”고 밝혔다.(출처=경희대)
새 학기 첫날 캠퍼스 곳곳에서 수트를 갖춰 입은 대학생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만난 경영학과 4학년 박연우씨는 그레이 톤 코트의 깔끔한 검정 정장 바지를 입고 있었다. 박씨는 “학회홍보 때문에 수트를 입고 왔다. 정장 차림을 하면 좀 더 외부인들이나 새내기들에게 신뢰감 있는 인상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양로에서 만난 이 대학 정치외교학과 2학년 김진수씨는 개인적인 약속이 있는 것 같았다. 그 역시 어두운 톤의 깔끔한 코트에 남색 니트를 입고 있었다. 김 씨는 “새 학기 첫날이라 사적인 약속이 있어 수트 패션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계공학과 2학년 한 학생은 “개강 첫날이라 새로운 마음으로 친구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정장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 이들은  평소 때는 수트를 잘 입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박씨는 “평소 때는 슈트를 잘 입지 않는다. 아무래도 착용하면 움직이기 불편하고 다른 사람들 눈에 띄는 점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학회홍보가 끝나면 바로 과잠(학과점퍼)을 입거나 캐쥬얼한 옷으로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계공학과 한 학생 역시 “개강 첫날이어서 수트를 입은 것이지 평소에는 과잠이나 청바지 등을 즐겨 입는다”고 밝혔다.

반대로 수트를 즐겨 입는 학생도 있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권대희씨는 깔끔하게 입는 스타일을 좋아한다. 권씨는 “한 달에 반 이상은 수트 패션을 자주 즐겨 입는다. 스스로 잘 어울린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성 정장 대표 브랜드들은  대학생을 저격하고 있다. 파크랜드와 대학생활포털 캠퍼스라이프는 ‘수트지존 선발대회(SUIT COMPETITION)’를 지난해 11월 초 열었다. ‘수트핏 좋은’ 대학생을 선발해 최종 우승자에게는 파크랜드 서브모델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행사 장소로는 부산 소재 4개 대학교(경성대, 동서대, 동아대, 부산대)가 섭외됐다.

2차 수트지존 선발대회는 올해 상반기 전국적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참가자는 11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모집한다. 예선은 4월 27일~5월 12일 치러질 예정이다. 학내 쇼케이스는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대학교에서 이뤄진다.

홍준 캠퍼스라이프 본부장은 “1차에서는 부산지역에서만 하던 대회를 2차에서는 전국적으로 크게 확대했다. 어찌 보면 큰 모험일 수 있다”며 “이번 수트지존 선발대회를 통해서 대학생들이 수트를 어려운 의상이라 생각하지 말고 친근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회를 통해 학생들을 직접 일일이 만나서 그들이 수트를 대할 때 고민이 뭔지 옆에서 직접 듣고 의상 관계자에게 구체적으로 전달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삼육대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서 수트를 입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출처=삼육대)

한편, 대학생들은 수트에 대한 차별화 된 인식이 없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희대 권대희 씨는 “수트가 불편해서 안 입는 것 보다는 수트를 입으면 사람들이 쳐다보는 그 눈빛이 싫어서 안 입는 학생들이 더 많다. ‘오늘 소개팅 하나봐’, ‘오늘 잘 보이러 나왔나봐’ 같은 인식을 없애야 한다”며 “수트는 그냥 평상복이라는 인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박연우씨 역시 “수트를 입으면 눈에 띄는 점이 가장 부담스러운데 그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점이 필요하다. ‘수트 콘테스트’, ‘수트의 날’ 이런 것 등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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