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본지 논설위원/유엔아카데믹임팩트(UNAI) 한국협의회장)

세계시민(Global Citizens)이란 누구를 뜻하는가. 세계시민 개념에 대해서는 학자들간의 이론적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그 개념에 대한 정설은 아직 없다 하더라도 중요한 뜻에 대해서는 공감의 폭이 넓다. 먼저, 세계시민이란 법적인 신분을 갖는 시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21세기에 새로운 관점으로 등장한 ‘지구촌’이라는 개념상의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인을 의미한다. 우리 모두는 한 국가의 법적 시민이면서 동시에 지구촌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공동체의 한 구성원이기도 하다. 지구촌의 한 구성원으로서 세계적 관점과 의식과 행동의지를 갖은 개인들이 세계시민이다.

세계시민은 지구촌의 한 구성원으로서 ‘세계적 관점’을 갖는다. 세계적 관점 중에 가장 중요한 생각은 이 지구촌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지역공간은 상호 연관돼 있고 그래서 우리는 홀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존재라기보다는 상호의존적 관계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관점이다. 나와 지구의 환경과, 개도국과 선진국이 서로 나뉠 수 없는 ‘큰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개체임을 인식하는 관점이다. 모양은 개체이되 서로 나뉠 수 없는 불이(不二)의 존재임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21세기 지구촌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전 지구적 과제를 안고 있다. 기후변화와 지구환경의 악화는 지구생태계의 보존문제를 제기한다. 절대빈곤의 극복과 상대적 격차의 완화, 국제평화와 안전의 보장은 새로운 경제개발과 국제적 협력의 과제를 제기한다. 모든 문제와 과제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 사람은 문제를 만들기도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사람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이 교육의 과정에 소외됨이 없이, 낙오됨이 없이 모든 사람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하는 교육은 가장 중요한 지구촌의 과제가 된다. 넬슨 만델라는 1993년 노벨평화상수상연설에서 교육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됨을 지적했다.

우리는 왜 세계시민교육을 해야 하는가. 세계시민교육은 세계시민의 의식(Global Citizenship)을 함양하는 교육이다. 여기에는 전문적 능력뿐만 아니라 의식과 가치관과 태도까지를 포함한다. 세가지 중요한 이유를 생각한다. 첫째,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세계시민교육을 해야 한다. 글로벌인재는 21세기를 살아가야 할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다. 21세기를 살아갈 우리의 다음 세대는 전문성만 가지고는 세계속에서 살아가기 어렵다. 차원 높은 인간의 품격을 지닌 인성의 토대위에서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세계시민의식을 갖추어야 한다. 철로의 공(工)자 는 21세기 글로벌 인재상의 구조를 제시한다. 인성의 토대위에서 창의성과 전문성의 기둥을 세우고 여기에 세계시민의식으로 길을 만든다.

둘째, 선진국은 앞에 서서 지구촌이 가야할 방향으로 끌고 가는 나라이다. 우리가 창의력을 발휘하고 세계시민의 의식을 들어낼 때 세계는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바라볼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만 높다고 해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는 없다. 세계시민의식은 선진국으로 들어가는 문턱이 된다. 우리가 이 문턱을 넘을 때 교육법에서 제시된 홍익인간의 교육이상이 들어날 것이다.

셋째, 세계시민교육은 우리 다음 세대가 ‘세계매력시민’으로 등장하도록 도와준다. 작은 일에서부터 지구촌을 생각하고 ‘빚 진자로서 우리가 받은 덕’을 감사하며 그 은혜에 대한 감사를 조금이라고 드러내는 매력시민의 길을 열어갈 수 있다. 세계적 책임감으로 생각하고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작은 도움이라도 구상하는 매력을 드러내는 성품교육으로 GRACE(Globally Responsible and Attractive Citizenship Education)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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