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학술지평가서 인용지수 대폭 강화, 시장평가 적용 확산

▲ 15일 한국연구재단은 '2016년도 학술지평가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 = 송보배 기자.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2017년부터 학술지평가서 인용지수 평가가 대폭 강화된다. 시장선호를 기준으로 한 논문평가가 학문 분야 전반에 확산될 전망이다. 학술지평가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한국연구재단은 15일 서울청사 대강당에서 ‘2016년 학술지평가 사업설명회’를 개최, 이 같은 추진계획을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은 체계평가(정량) 30점, 내용평가(정성) 60점, 학문분야특수평가(정성) 10점을 평가, 80점 이상의 학술지에 대해서만 등재 또는 등재후보지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최근 5년간 KCI 인용지수가 해당 분야 등재/등재후보지 평균치보다 2배 이상일 경우, 학문분야 특수평가(10점 만점)에서 최소 9점 이상의 평가점수를 부여할 예정이다. 한국연구재단은 향후 등재지 평가에서 인용지수의 가중치를 지속적으로 강조할 방침이다. 현재 학문분야 특수평가 항목에서는 학문분야 전문성, 정체성, 특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학계에서 가지는 영향력 등에 대해서만 평가하고 있다.

인용지수 평가 강화는 이른바 ‘읽히는 논문’에 높은 평가를 하겠다는 의미다. 한국연구재단은 논문평가의 객관성을 보완해 평가자의 자의적인 논문평가를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밝혔다. 허위인용 등 교란행위 방지 계획도 밝혔다. 

이상엽 한국연구재단 학술진흥본부장은 “실제 논문에서 인용하지 않고 참고문헌 목록에 이름만 올리는 ‘교란행위’는 철저히 막겠다”고 말했다.

또한 논문인용이 활발하지 않은 인문 분야가 평가에서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학문분야별 평균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인용이 적은 학문 분야의 논문이라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 분야 논문의 경우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 등 인용지수 평가가 이미 정착돼 있다. 인문 분야의 경우 인용지수 평가가 널리 적용된 바 없다. 인용지수 강화에 따른 인문 분야 학술 풍토의 변화 바람이 예상된다. 일괄적인 평가항목 도입은 학문 특수성 저해 등 비판도 예상된다. 

한편 2016년 학술지평가 사업에서는 이의신청 범위가 정성평가 항목까지 확대된다. 기존에는 정량평가 항목에 대해서만 이의신청이 가능했다. 

학술지평가 사업은 학술지의 질적 수준 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연구재단에서 추진하고 있다. 2016년 사업은 이달부터 신청을 받아 6월 중 선정결과를 발표한다.  

“학술대회지원사업서 ‘웹세미나’와 ‘일반공개’ 추진”
<인터뷰>이상엽 학술진흥본부장

- 등재지 평가는 왜 필요한가.
등재지 평가가 필요한 이유는 첫째 국내 학술지의 관리체계 확보를 통해 학술지의 질적 수준의 향상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둘째는 학자들의 연구력 제고와 연구 성과의 공유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셋째는 국내 우수 학술지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 등재지 평가의 기본 원칙과 주로 달라진 점은?
앞으로 최대한 시장 기능에 맡기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 기능이라 함은 읽히는 논문, 관련 분야 학자들로부터 선호되는 논문집이 존중받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공계분야에서는 이미 인용지수가 논문집의 우열을 가리는 척도로 정착됐다.
2017년도 평가부터는 최근 5년간 KCI 인용지수가 해당 분야 등재/등재후보지 평균치보다 2배 이상일 경우, 학문분야 특수평가에서 10점 만점 중 최소 9점 이상의 점수를 받을 것이다. 향후 등재지 평가에서는 인용지수의 가중치를 지속적으로 강조함과 동시에 인용지수 조작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제재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다. 제대로 읽히지 않는, 관련 분야에서도 제대로 인용되지 않는 논문은 스스로 왜 출간되어야 하는지를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신생·소외분야나 일부 학문분야의 경우 특수성이 인정되는 부문의 경우 학술지 및 학문분야의 특성에 맞는 전문성, 정체성, 특수성을 높이기 위한 발전전략과 노력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체크할 것이다. 향후 DOI 발급 제도 도입여부도 평가기준에 포함할 예정이다.

- 등재지 숫자는 어느 선을 적정선으로 보나.
연구재단 KRI에 등록된 학자가 20만여 명 되는데 등재지(등재후보지 포함) 총량도 이와 연동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1,076종(신규 119종, 계속 958종)의 학술지가 평가를 받았는데, 이중 신규평가에서 등재후보지 진입 실패 49.2%, 등재지에서 등재후보지로 하락 18.7%, 등재후보지에서 탈락은 16.5%이다. 
국내 학술지의 질 관리를 위해서 신규평가를 지속적으로 엄격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다. 역대 신규평가 선정비율을 보면, 2010년 71.5%, 2014년 52.1%, 2015년 50.8%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다만 신청 자격은 연 2회 발간의 경우 2년 만에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우수등재지 선정은 어떤 방향으로 평가하나.
우수등재지로 선정되려면 등재지 평가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더라도 등재지 평가를 받아 100점 만점 중 90점 이상은 받아야 한다. 이후 전문평가단에서 다양한 지표에 따라 강도 높은 평가를 받고 학술지발전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국제저널화가 비교적 쉽지 않은 인문사회분야에서 우수등재지가 좀 더 많이 진입할 것으로 본다.

- 학술지 평가가 너무 엄격하다는 불만도 많다. 
학술지 평가는 철저하게 동료평가방식을 취하고 있다. 학술지 평가 신청을 하면 유사한 학술지별로 패널이 분류되고, 전문성이 인정되는 관련 분야 전문가가 전적인 책임을 가지고 정성적인 평가를 한다. 연구재단에서는 정량평가 부문만 담당한다.
학술지발전위원회 분과위원뿐만 아니라 외부전문가도 참여하고 있다. 학술지발전위원회 총괄분과위원회에서 논의하는 등 다양한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연구재단에서 자의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없다.

- 학술대회 지원사업 신청이 다음 주 마감된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학술대회가 학회 회원들만의 행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대중에게 공개되도록 학술대회 기조강연 등 주요 내용의 동영상 게시를 유도하여 학술대회의 성과를 확산하고자 한다.
또 웨비나(WEBINAR, 웹 상에서의 세미나) 방식을 도입했다.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세미나 방식을 유도하려고 한다. 기존의 학회 차기학회장들은 학술대회 개최를 위한 후원금 마련에 1년을 골몰해야 했다. 고비용과 장소·시간 제약으로 인해 학술대회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 세상이 디지털화 되는데 연구 환경도 이에 맞춰 변화할 필요가 있다. 웨비나 도입은 K-MOOC의 확산과 함께 지식 전달이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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