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스톤 디자인 확대와 심화로 세계 1위 공학교육 실현할 것”

인간을 위한 기술을 꿈꾸는 가장 창의적인 대학 만들 것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서울과기대는 1910년 고종황제의 칙령으로 세워진 ‘공립 어의동실업보습학교’가 대학의 모체로 무려 106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서울산업대에서 2010년 서울과기대로 변경, 2012년 일반대학으로 전환했다.

서울과기대는 캡스톤 디자인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현장 중심의 공학교육을 선도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최근 약진이 두드러진다. 교육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취업률 통계에서 동 규모(졸업생 2000~3000명) 대학 중 1위에 올랐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한 해만 제외하곤 매년 취업률 통계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QS아시아 대학평가에서는 특성화 부문 국내 2위에 올랐으며 산업통상자원부의 2015 공학교육혁신 페스티벌 올해의 대학 대상을 수상키도 했다.

이런 변화의 지점에서 지난해 11월 9일 김종호 총장이 취임했다. 대학이 상승기류를 탄만큼 그 어깨가 무겁다.  서울과기대 총장실에서 김 총장을 만나 대학의 발전 비전과 전략을 들었다. .

- 취임 한 지 5개월이 됐다. 소감을 묻겠다.
“4년 전 직선제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4년간 시야가 보다 넓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됐고 더 성숙한 상태에서 총장직을 맡게 됐다. 보다 준비된 상태에서 총장직을 수행하게 돼 감사하다. 또 대학을 잘 이끌어 온 전임 총장들과 구성원에 감사하다.
우리 대학에서 30년 동안 근무하면서 무엇보다 학자로서 교육·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힘써왔다. 기획실장, 교무처장, 공과대학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늘 서울과기대의 다음 걸음을 고민해왔다. 총장에 취임해 대학 발전을 위한 소임을 다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서울과기대의 새로운 100년 통로를 열어가는 자리인 만큼 어깨가 무겁다. 대학 구성원 모두의 뛰어난 역량을 결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어떤 리더십을 구현하고 싶나.
“총장 취임 전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KAIST 박사학위를 따기 전 직장생활을 3년간 했다. 또 정부사업 평가·운영위원, 기술위원 등을 맡아오며 법령에 기반한 각종 사업평가와 운영, 기술자문을 두루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리더십에 대한 나름의 통찰을 얻었다.
그래서 총장도 대학 구성원의 일부라는 신념 아래에 탑다운(Top-Down)의 의사결정이 아닌 미들업다운(Middle Up-Down) 의사결정을 지향하고 있다. 총장으로서 대학의 미래가치를 책임지고, 학생 교육과 교수 연구의 본질에 집중해 서울과기대 졸업생이 모교를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캡스톤 디자인을 최초로 도입해 25년째 시행하고 있다.
“캡스톤 디자인은 학생들이 산업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시행되는 종합설계 교육프로그램이다. 우리 대학이 최초로 도입했지만 이제 그것만 가지고 승부하긴 어렵다.  웬만한 대학에서는 모두 캡스톤 디자인을 도입하고 있다. 그래서 4학년 때만 시행하는 캡스톤 디자인을 2~3학년까지 확대시키려고 한다. 또 우리대학 ‘21세기 다빈치형 인재양성사업단’에서는 ‘전 학기 설계 기반 학습’을 채택해 캡스톤 디자인을 심화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따라 우리대학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와 전기정보공학과 학생들은 1학년부터 자신만의 설계 주제를 정한다. 졸업할 때까지 설계주제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단계적으로 만들어나간다. 이런 결과로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최대가전쇼(CES 2016)에 국내 대학 최초로 우리대학 학부생 출품작이 전시되기도 했다.”

- 산학협력에 큰 강점을 갖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육성해 나갈 것인가.
“2012년 초까지 우리 대학과 산·학·연 협약을 체결한 기업 및 기관은 총 316개였다. 2012년 산학협력 선도대학 사업을 진행하면서 새롭게 산학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가족회사 제도를 도입했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산학협력 가족회사 수는 1595개로 급성장했다. 3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연구실적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산학협력단 회계 규모는 2012년 약 480억 원에서 2015년 약 90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급성장한 우리대학의 산학협력 역량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산학협력지원 공간의 확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정부지원금과 우리대학 자체지원금 260여억원을 투입해 산학협력연구동을 짓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 산학협력연구동은 내년 4월쯤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되면 산학협력연구동 내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유치하기 위한 공간이 마련돼 연구의 대형화를 실현할 수 있으며, 유능한 박사 후 과정생(포스트닥터)이 상주할 공간도 충분히 마련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산·학·연과 보다 더 깊은 협력을 수행하기 위한 여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2019년까지 다양한 융·복합 학문 지원을 위한 창조융합연구동의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5년간 교육·연구 인프라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할 생각이다.”

- 대학 비전을 듣고 싶다.
“서울을 대표하는 응용기술연구중심대학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교육 선진국이라고 일컫는 외국에는 국가의 수도에 일반국립대학과 국립과학기술대학을 동시에 육성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일본의 동경대와 동경공업대, 싱가폴의 싱가폴대와 난양공과대, 홍콩의 홍콩대와 홍콩과기대가 그 대표적인 예다. 우리나라도 서울대가 원천이론 연구중심대학이라면 서울과기대는 응용기술 연구중심대학의 최고가 되는 대학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로써 대한민국 수도에 자리한 명실상부 최고 수준의 국립대학으로, 인간을 위한 기술을 꿈꾸는 가장 창의적인 대학으로 만들어나가겠다.”

- 특별한 전략이 있나.
“서울과기대는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2015 공학교육페스티벌’에서 ‘올해의 대학 대상’을 수상했다. 전국 65개 공과대학 가운데 1등 공학교육을 인정받은 것이다. 우리대학의 우수한 공학 교육의 핵심은 체험에 있다고 생각한다. 의대생이 집도를 배우듯이 공학·디자인계열 학생도 자신의 손끝에서 직접 창조의 과정을 경험해야만 학문의 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대학은 캡스톤 디자인의 선구자로 이런 체험교육의 선봉에 서왔다. 앞으로는 ‘런 바이 두잉(Learn by Doing)’, ‘핸즈 온 익스페리언스(Hands on Experience)’ 교육철학에 발 맞춰 학생들이 체험기반의 지식을 터득해 원리부터 결과물을 관통하는 창의력과 문제해결력 등을 겸비하도록 교육할 것이다. 현장 문제 중심의 캡스톤 디자인 과제 수행을 통해 인성, 팀워크, 리더십, 분석력 등을 배양해 대학교육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의 미스매치(mismatch) 갭을 최소화해 나갈 것이다.
특히 공학교육 혁신과 아울러 창의적 지성을 키우는 학부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완성하는 것이 교육과정 중장기 계획의 핵심이다. 우선 ‘1학년이 강한 대학’을 내세워 인풋과 아웃풋의 동반 성장의 흐름을 가속화 시킬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방학기간까지 교육기간으로 포함하는 ‘4학기제 교육’, 인문사회학·예술·공학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연계교육과정, PBL(Problem-Based Learming; 문제중심 학습)과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 토론식 수업의 전면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 106년 학교 역사에서 어떤 총장으로 남고 싶나.
“내 꿈은 우리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들어온 걸 후회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통해 능력을 쌓고 보다 성장하도록, 졸업할 때 대학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연구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기업에서도 ‘서울과기대 학생을 고용해보니 정말 괜찮더라’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공학과 디자인 분야에서는 ‘틀림 없다’ 이런 이미지가 부각되는, 서울과기대를 그런 대학으로 만든 총장이 되면 좋겠다.”

▲ (왼쪽부터)박성태 본지 발행인과 김종호 서울과기대 총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 김종호 총장은…
56년 3월 6일 충북 괴산에서 태어났다. 1978년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해 KAIST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산업대(서울과기대 전신) 교수로 임용된 이후 교무처장, 공과대학 학장 등을 지냈다. 1980~1983년 한국종합기계(주) 기술부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2015년 11월 서울과기대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 정리=송보배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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