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본지 논설위원/유엔아카데믹임팩트(UNAI) 한국협의회장)

유엔은 유엔헌장의 핵심가치가 되는 세계평화, 인권, 그리고 개발을 위한 교육을 추진해 왔다. 1974년 유네스코는  세계평화와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관한 교육과 개발협력을 위한 국제이해교육을 권고했다. 세계시민교육은 세계평화교육, 인권교육, 개발을 위한 교육 등의 다양한 교육 흐름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으로 등장했다. 세계시민의 개념에 대한 학계에서의 이론적 논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나, 유엔은 세계시민교육을 유엔헌장의 가치를 추구하는 중요한 전략적 정책의제로 채택했다. 유엔은 교육의 중요성을 유엔의 과제에 반영했다. 그동안 교육의 기회 확대에서 교육의 질적 수준의 향상으로, 이제는 교육의 성취과제의 하나로 세계시민의식의 함양을 주요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2000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세네갈의 다카르에서 최빈국과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를 근본적인 목표로 삼았던 새천년개발목표 MDGs(Millennium Development Goals)의 설정을 주도했다. 이 새천년 개발목표는 교육기회의 확대와 균등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들 목표는 부분적으로 성취됐다고 평가받는다. 새천년개발목표는 지난해 종료됐고, 이제는 최빈국과 개발도상국 뿐 아니라 선진국의 공동노력을 촉구하는 새로운 발전 목표를 세웠다. 이것이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이다. 새천년개발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발과정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게 됐다. 2012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세계교육우선추진과제(GEFI; 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로 모든 아동에게 교육기회의 보장과 학습의 질적 수준의 향상 그리고 세계시민교육의 추진을 제시했다.

2015년은 유엔이 새로운 개발목표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됐다. 2015년 5월 유네스코는 인천에서 개최된 세계교육포럼(World Education Forum)에서 ‘인천선언문’을 통해 세계적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의 과제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ESD)과 세계시민교육(GCED)을 제시했다. 2015년 9월 유엔 총회는 새로운 역사적 결의를 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의결하고 2030년까지 달성할 계획을 구체화 했다. 지속가능한 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과제로 세계시민교육을 추진할 것을 결의한 것이다. 올해는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 SDGs)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원년이 된다.

기존 8개였던 MDGs 8개의 목표가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로 증가했는데, 이는 단순히 수적인 증가를 넘어서, Development 가 ‘개발’과 ‘발전’이라는 중의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즉 Development가 ‘개발’도상국(G77) 과 ‘발전’선진국(G20)이 공동으로 이루어 가는 Development의 질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구하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MDGs 가 빈곤퇴치를 중점과제로 설정했다면, SDGs는 인간을 중심으로 삼고, 지구 환경을 배려하며, 더불어 살기 위한 지속가능한 방법을 도출해, 전 지구적인 경제성장과 사회적 포용등을 모두 포괄하는 지구환경과 경제와 사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강조한다는 점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SDGs 지속가능발전의 17개 목표(Goals)는 169개의 세부목표(Targets)로 나뉘며,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개인 또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뛰어넘어 범지구적 연합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21세기의 세계는 상호연결, 상호의존, 역동성의 세계이다. 빈곤, 테러, 전쟁, 혁명, 절망, 파괴, 지구온난화와 사막화 같은 환경문제 또한 세계가 함께 당면하고 있는 전 지구적인 문제로 연결돼 있다. 이러한 대부부의 문제를 일으킨 주범도 사람이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 또한 사람이 가지고 있다. 유네스코 헌장은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다’라고 쓰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교육이며, 그렇기에 교육은 지속가능한 발전의 주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11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아카데믹임팩트(UNAI, UN Academic Impact)를 창설하고 전 세계 고등교육기관이 유엔의 정책과 활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아카데믹임팩트는 고등교육기관의 교육과 연구활동을 통해 지식의 사회적 책임을 성취하는 목표를 세웠다. 2015년 11월15일 유엔 총회는 UNAI가 세계시민교육을 더욱 조장해 유엔의 핵심 원칙과 활동을 이해하고 가능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의결했다. 유엔은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기대하고 있다. 2016년 현재 전세계 1000여 대학이 UNAI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내는 67개교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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