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이제 인간이 인공지능에 지배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들 했다. 오늘날의 과학기술이 이 정도로 발전되어 왔다는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결국 창의적인 사람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간 입버릇처럼 말해왔듯이 미래는 대단히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뛰어난 인재가 절실한 사회인 것이다. 정형화된 지식보다도 새로운 차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인재는 어디에서 키워내야 하며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 하는 것이 우리의 당면과제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우리 교육시스템이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데 적합한지, 이에 부응하는 교육시스템은 작동되고 있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제4 산업혁명의 도래는 정치, 경제, 정부, 교육, 고용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예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현재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과거 산업사회에서나 유용했던 시스템을 대체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 지식의 유효기간이 현저히 짧아지고 대부분의 교육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어느 대학을 졸업했느냐보다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경쟁력이다.

사회는 과거 학력사회에서 졸업장보다 개인의 능력이 중요시되는 사회로 가고 있다. 이제는 대학졸업장이 어느 대학 졸업이 아니라 MOOC수료라고 기재되어야 할 형편이다. 지식과 기술 정보 등이 워낙 급격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대학 4년은 길다고 한다. 그래서 6개월에서 1년 이내 단기간에 특정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여 산업현장에 투입되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이를 Mini College라고 부른다. 학사증을 대체하는 Nanodegree도 미국의 통신회사에서는 취업 시에 인정을 받는다.

다시 말하면 지금까지 익숙해왔던 교육시스템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다.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미래의 사회, 즉 하이퍼(Hyper)사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해 해 왔던 교육시스템 전반을 획기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 다시 말해서 교육의 기본 틀 그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시간이 없다. 그리고 틀 자체를 바꾸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보장받지 못한다. 진심으로 정부에 부탁드린다. 교육의 기본 틀을 완전히 바꾸고 대학이 스스로 발전해 나가는데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시대에 맞지 않는 각종 기준들을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이 스스로의 생존전략을 그리고 자율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4년제 종합대학과 전문대학, 사이버대학 등 과거에 역할분담을 나누어 했던 이들 대학들이 과연  그 기능과 역할에 있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수업연한으로 대학을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오늘날처럼 지식과 기술이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구별의 명문이 없다. 고등교육기관을 일원화하고 각각의 대학들이 전공분야에 따라서 다양하게 수업연한을 운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 대학도 변해야 한다. 정부가 일률적인 잣대로 대학을 평가하거나 감독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해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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