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알파고와 인간’의 바둑대결로, 한국사회는 인공지능과 그것이 가져올 산업사회의 구조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문대학은 학령인구의 감소와 일반대학의 직업교육 강화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으로 급격한 직업군의 변화까지 생기면 전문대학의 많은 학과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문대학의 당면과제는 단기적으로는 격화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미래 직업군의 변화에 대처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대학이 겪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대학의 교육내용과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직무능력의 미스매치에 기인한 측면이 큽니다. 때문에 사회가 요구하는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배출을 목표로 실무중심의 교육과정을 강화한다면, 전문대학은 학령인구의 감소, 국내외 대학과의 경쟁이라는 단기 위기에서 살아남을 것입니다.

문제는 장기적인 위기입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급격한 직업군의 변화가 예고된 지금, 전문 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학은 자구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학과, 교수 중심의 공급자적 시각에서 탈피하여 교육내용을 산업사회와 학생의 요구로 구성하는 수요자 중심의 사고로 전환하는 데 있습니다. 전문대학은 직업의 변화에 맞추어 교육내용을 민첩하게 바꿀 수 있는 유연한 교육 시스템을 갖춘 조직으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또한 중요합니다. 정부는 연구 중심의 일반대학과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전문대학의 차이점에 주목하여, 전문대학이 전문 직업교육의 중심으로서 유연한 직업교육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폐지하고 재정적,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학령인구의 감소와 중복투자의 부작용을 고려하여 폴리텍 대학의 증원이나 일반대학의 직업교육 영역 진출 등을 신중하게 재고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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