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공동 목표·정책 달성 위한 합심 절실

전문대학 목소리 정치권에 적극 전달 돼야

▲ 7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린 ‘UCN 프레지던트 서밋 2016’ 제2회 콘퍼런스에서 27명의 전문대학 총장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정명곤·방서후·천주연 기자] “전문대학이 구조개혁이란 틀에 갇혀서 비효율성 속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평가만 받고 있을 때 노동부가 인가한 직업학교는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의 틀을 완전히 바꿔야만 교육이 살 수 있다.”

7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린 ‘UCN 프레지던트 서밋 2016’ 제2회 콘퍼런스에서 27명의 전문대학 총장들은 구조개혁의 합리성과 효율성 제고 방안을 주제로 열띤 난상 토론을 진행했다.

총장들은 “대학들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교육부가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그들은 “전문대학이 원하는 공동 목표나 정책들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를 중심으로 회원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자”고 제언했다.
 

▲ 류정윤 강동대학 총장

■ 류정윤 강동대학 총장 “일반대학 정원 내 모집으로 제도화해야” = 류정윤 강동대학 총장은 대학 간 부익부 빈익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대학의 정원 외 모집을 정원 내 모집으로 포함해 선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류 총장은 “수도권 큰 대학들은 정원 외까지 해서 학생 수가 늘어나다 보니 1인당 교원이 가르치는 학생 수가 늘어나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지방 전문대 역시 상대적 학생 수 부족으로 경제적 문제 때문에 교육의 질이 하락하는 양상”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류 총장은 “구조개혁평가도 일반대학과 차별화 된 평가를 해달라며, 단순 전임교원 확보율 보다 교육 질적인 부분을 만들어내는 교원에 대한 질적 평가가 제도적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

■ 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 “전문대학 자율화로 경쟁력 높여” = 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은 전문대학이 구조개혁평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업연한 자율화 등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우리 대학은 너무 많은 규제를 겪고 있다”며 “영국 웨일즈 대학에서 우리 대학에 방문해 학생들의 실력이 영국 학사학위 수준이라며 공동학위를 제안했지만 우리 제도권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우리가 수업연한 자율화 해달라고 외치고 있는데 이미 비제도권에서는 다 하고 있다”며 “이렇게 각종 규제를 묶어놓은 상황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은 수포로 돌아가는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 장호익 동원과학기술대학 총장

■ 장호익 동원과학기술대학 총장 “공통 사안임에도 소극적 모습 아쉬워” = 장호익 동원과학기술대학 총장은 전체 대학의 공통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실행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대학들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해서는 과연 우리가 원하는 목표나 정책들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전문대학 총장으로 임명되기 전, 11년 동안 기업에 몸 담았던 장 총장은 “기업에도 협회가 있다. 협회에서 전체 기업들의 권익을 위해 정책을 채택하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면서 “대학 사회에 와서 보니까 전체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적으로도 잘 모아지지 않고 어떤 정책이 나왔을 때 각자 우리 대학만 어떻게 빠지면 되지 않겠나, 조금 유리한 수도권 소재 대학이라든지 보건계열 대학들은 조금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대학신문에서 총장들 모아 허심탄회하게 속내 털어놓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줬는데 여기서 나온 좋은 안들이 사장되지 않고 좋은 정책으로 귀결됐으면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여기서 토론한 결과들이 정책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모든 전문대학에서 함께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최재혁 경북전문대학 총장

■ 최재혁 경북전문대학 총장 “협의체 기능 강화돼야…핵심은 회원교의 적극적 참여” = 최재혁 경북전문대학 총장은 현재 유지되고 있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의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도 했다.

최 총장은 “계약에 의해 재임용 절차를 밟지만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정년까지 거의 보장되는 교수 인력 수급의 경직성이 교육의 탄력성을 떨어뜨린다”면서 “이와 같은 문제는 너와 나가 아닌 우리 공통의 문제다. 대학마다 설립 방향, 목적은 다 다르지만 직업교육이라는 동일한 축을 갖고 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회원교들은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시되 실행단계에서도 각자 열심히 할 것”을 당부하면서 “많은 시간동안 구조개혁을 가지고 논의했지만 이렇게 큰 주제를 일회성으로 논하는 건 수박겉핥기일 수 있다. 이외의 다른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로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김영식 백석문화대학 총장

■ 김영식 백석문화대학 총장 “교육당국 방문해 현장의 소리 들어라” = 김영식 백석문화대학 총장은 진정한 구조개혁평가를 실행되려면 대학 정책 담론의 자리에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교육부 담당자가 배석해서  논의가 진행되는 분위기를 보고 내용을 들어야 의미가 있다”며 “우리끼리 하소연하고 돌아서면 똑같은 상황만 반복된다”고 말했다.




▲ 김숙자 배화여자대학 총장

■ 김숙자 배화여자대학 총장 “공통 분모 가진 전문대학 함께 위기 타개 해야” = 김숙자 배화여자대학 총장은 전문대학의 다양성을 존중하지만 위기 상황은 함께 헤쳐 나가야 구조개혁에 대비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 총장은 “대학이 어디에 위치해 있든 규모가 어떻든 공통분모를 찾아서 함께 위기에 대처해나가야지 일부 특성화 학과가 인기 있다고, 우리 학교는 그렇게까지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소극적으로 나온다면 오히려 함께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또 “대학의 설립정신, 소재지 여건, 계열별 구성, 남녀공학 여부 등 학교마다 사정이 달라 다양한 구조개혁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되 공통분모를 찾아서 전문대학의 발전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김 총장은 구조개혁평가의 전제 조건으로 등록금 자율화 등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 총장은 “구조개혁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등록금을 현재처럼 동결하거나 인하시킨 상태로는 불가능”하다며 “부실 전문대학 퇴출경로 마련에도 힘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양한주 프레지던트 서밋 자문교수

■ 양한주 프레지던트 서밋 자문교수(동양미래대학 교수) "전문대학 규제 풀기 위해서는 총장 협력 절실" = 양한주 프레지던트 서밋 자문교수(동양미래대학 교수)는 다양한 구조개혁평가 방안을 논의하기 앞서 대학 총장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정책적 논의가 메아리 돼 울릴 수 있으려면 137개 전문대학 총장들이 같이 주장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이 고질적인 어려움으로 호소하는 등록금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도 총장들이 교육당국에 강력한 건의를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양 교수는 “결국 등록금이 몇 년 째 동결되면서도 국고지원을 받다보니 반값등록금 정책이 모든 대학이 정부의 국고지원 정책에 얽매일 수밖에 없고 자율성과 다양성이 반영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해 총장, 전문대교협에서 그 문제점을 얼마나 신랄하게 교육부에 건의해봤느냐”고 지적했다.

▲ 이승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

■ 이승우 군장대학 총장(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 “전문대학 요구, 대선 공약에 반영돼야” = 이승우 군장대학 총장(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더욱 위기가 예상되는 전문대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인구 5000만 명에 전문대학은 130곳 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직업학교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미국은 전문대학에서 하고 있는데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산업대학, 여타 유사기관들이 어떻게 정리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전문대교협 차원에서 대권주자에게 전달해 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인원 본지 회장

■ 이인원 본지 회장 “프레지던트 서밋 통해 총장들 한 목소리 내길” = 이인원 본지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일 크게 내세운 것이 규제개혁인데 교육에서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규제개혁이 박근혜 정권의 하나의 목표”라면서 “기업, 금융 등 규제개혁에는 열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정작 교육규제개혁이라는 말은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러한 원인이 고등교육전문지로서 한국대학신문의 책임도 있겠지만 현장에 있는 대학 총장들의 통일된 목소리가 작음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각자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제는 통일된 목소리를 강하게 내야 할 때”라면서 “우리가 프레지던트 서밋을 만든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움직여줘야 한다. 이번에 새로 국회가 구성되면 새로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서밋 마지막 콘퍼런스에 초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가능하면 이날 교문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을 모시고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 개진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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