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계열별·지역별에 따른 평가체제 마련 시급

고등직업교육과 학문중심교육 등 수평적 이원화는 시대적 흐름

[한국대학신문 이재익·천주연·구무서 기자] “현재 평가체제로는 되는 대학만 되고 안 되는 대학은 안 되는 정부재정지원 사업에서의 부익부 빈익빈 사태를 불러올 뿐이다.”

21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UCN 프레지던트 서밋 2016’ 제3회 콘퍼런스에서 27명의 전문대학 총장들은 정부 전문대학육성정책 개선방안을 주제로 열띤 난상 토론을 진행했다.

전문대학의 정부재정지원사업 가운데 가장 큰 액수가 걸린 SCK 사업이 단연 뜨거운 감자였다. 총장들은 SCK 평가지표의 합당성에 문제가 있음을 공감하고 평가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단순히 서열별로 특성화를 줄세우기보다는 각 대학들이 권역별, 계열별, 지역별 담당 역할에 따라 평가체제 만들고, 적어도 모든 전문대학 학생들에게 국민 세금이 돌아가도록 하자”고 제언했다.

또한 “고등직업교육과 학문중심교육으로 이원화 하고, 수평적으로 체제를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다.

■한영수 전주비전대학교 총장 “대학 구조 투트랙으로 가야…산업대학으로의 전환도 한 방법”
“사실 오늘 주제는 지난 주제들과 다 연결된다. 대학을 크게 균형 있고 수평적인 관계인 투트랙 시스템으로 가는 게 시대적 흐름이고 순리라고 생각한다. 이는 고등교육법 개정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일반대학과 산업대학이라는 양대축으로 가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 고등교육법상 대학 유형, 분류 체계를 개정해야 한다. 산업대학은 어차피 유명무실해졌다. 그 공백을 전문대학이 산업대학으로 전환해 채우는 건 어떤가. 다만 전환을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요건은 정부에서 과감히 낮춰 달라. 지금 웬만한 전문대학이라면 예전 산업대학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웬만하면 전문대학이 다 산업대학으로 바뀔 수 있도록 과감한 제도 개선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승우 군장대학교 총장 “전문대학, 유니버시티 컬리지로 나아가야”
“전문대학을 다 산업대학으로 전환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대만이 다 과학기술대로 바꿨다. 여러 직종, 직업에서 전부 다 학사학위를 갖고 있다. 사회적 낭비다. 2년제, 3년제는 물론 1년제도 필요하다. 이호성 총장이 언급했던 유니버시티 컬리지가 전문대학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프레지던트 서밋이 좋은 시기에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 공무원에 기대 못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차원에서 전문대학 정책을 정리해 대선 주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수업연한 다양화도 사실 국회가 입법 제안할 게 아니라 정부입법으로 해야 한다. 대교협에서는 수업연한 다양화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마치 우리가 일반대학 영역을 침범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직업을 택하는 분야에서는 지방 일반대학이 수도권, 대도시 전문대학에 밀린다. 수업연한 다양화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 일으키는 일반대학들이 걱정스럽다.”

■한영수 전주비전대학교 총장 “수업연한 다양화, 산업대학 전환 통해 가능”
“산업대학에는 수업연한 다양화가 포함돼 있다. 우리가 주장하는 수업연한 다양화도 산업대학 전환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제안한 것이다. 모든 전문대학이 다 산업대학으로 전환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문호는 넓혀놓는 것이 좋지 않겠나.”

■김숙자 배화여자대학교 총장 “SCK 사업 평가 새로운 방향 모색해야”
“다시 원 주제로 돌아가서 논의했으면 좋겠다. SCK 정책에 대한 개선방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길 원했다. 우리 대학같이 SCK 사업에 선정 안 된 대학들에게는 이게 큰 명제다. 과연 정량지표 등의 기준치가 합당한지에 대해 토론해달라. 1차로 SCK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을 보면 대개 이공계열이거나 간호보건계열이다. 인문사회 비중이 높은 우리 대학은 상당한 불만이 있다. SCK 정책을 어떻게 새로운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모색해서 교육부에 건의할 수 있도록 고견을 달라. 이것이 한국대학신문에도 나가서 교육부에서 주목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 “현 평가체제 부익부 빈익빈 심화…일원화 돼야”
“가장 큰 과제 중 하나가 평가체제를 개선하는 것이다. 교육부의 평가를 보면 가장 크게 고등교육기관인증평가, 구조개혁평가, SCK 사업을 위한 평가 등 세 가지가 있다. 어느 한 가지를 일원화해서 평가하든지 세 가지를 다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든지 했으면 한다. 비단 세 가지 평가뿐 아니라 LINC사업, 세계로프로젝트사업, 유니테크사업 등도 평가를 받고 있다. 각 사업성과 지표를 통해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충원률, 취업률 등의 동일 기준으로 평가하다보니 사업의 중복성이 나타난다. 되는 대학만 되고 안 되는 대학은 안 되는 부익부 빈익빈 사태가 오는 것이다. 평가 과정에서 NCS교과과정 개선 및 실행, NCS를 통해 얼마나 만족도를 주는가 등이 지표로 반영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가준비에 업무가 누수 되지 않고 교육에 집중할 수 있게끔 평가체제를 일원화해야 한다. 또한 이미 끝난 평가에 대해서는 일몰제로 평가를 그만해야 겠다. SCK 사업에 대한 평가체제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호성 영남이공대학교 총장 “태생적 한계 때문에 불이익 받는 일 없어야”
“평가 요소 중 몇 가지 말하자면 취업률 0.01%를 갖고 계량화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급간을 두고 계량해야 한다. 예를 들어 2% 정도는 같은 점수 줘야 하지 않겠나. 태생의 한계 때문에 불이익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는 대도시다보니 학생 충원이 쉽다. 상대적으로 중도시는 어렵기 때문에 중도시는 중도시대로 평가를 해야 한다. 그리고 평가의 대부분이 NCS에 몰입돼 있다. 그 다음이 취업률이다. 정량적 평가는 표준편차로 해서 점수가 크게 나지 않지만 그래도 합리적 방향으로 가야 겠다. 산업구조 변화 요소에 따라서도 평가 요소가 달라져야 한다. 이런 부분들을 좀 더 심층적으로 연구해서 평가자들에게 전달돼야 한다. 그럴 때 자기 대학의 입장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겠다. 또한 대학이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면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이우권 인덕대학교 총장 “SCK 사업 평가, 다각도로 이뤄져야”
“정부재정지원 금액이 배분되는 양상이 학교 줄 세우기 하고 자유성 핍박하는 제도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말씀에 동감한다. SCK 사업으로 전문대학 130개교 중 79개교가 지원 받고 있는데 무슨 서열로 국고를 지원하는지 의문이다. 예전에는 정부가 재수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요에 가깝게 전문대학 정원을 늘려놨지만 그 결과 지금 학령인구 감소로 전문대학들이 위기에 처한 사례를 떠올려야 한다. SCK 사업 역시 다른 각도에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제도권 내 체계를 받아들이기보다는 확실하게 개혁 되는 체계로 만들 때, 실질적으로 반영될 때 이번 프레지던트 서밋의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 “수평적 평가체제 마련 공감대…정부 정책으로 실현해내야”
“마무리하겠다. 이번 세션 주제는 전문대학 육성정책 개선방안이며, SCK 사업, 수업연한 다양화, 산업기술명장대학원 중에서도 포커스는 SCK 사업이다. 단순히 서열별로 특성화를 줄세우기보다는 각 대학들이 권역별, 계열별, 지역별 담당 역할에 따라 평가체제 만들고, 적어도 모든 전문대학 학생들에게 국민 세금이 돌아가도록 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진 것 같다. 또한 고등직업교육과 학문중심교육으로 이원화 하고, 수평적으로 체제를 만들어보자는 의견으로도 모아졌다. 여러가지 전문대학 변화 위해 애써주시는 총장님들, 정부정책에서 소통하면서 시뮬레이션 과정 거쳐서 제대로 된 정책으로 자리 잡도록 많은 도움을 부탁드리고, 프레지던트 서밋이 그러한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라면서 세션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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