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 총장, 4월 졸업식 반대 학생에 "박사학위 수여 안돼"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최순자 인하대 총장이 '4월 졸업식'을 여는 학교 결정에 반대해 게시판에 글을 올린 박사과정 대학원생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해선 안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졸업식을 앞두고 인하대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박사과정 수료생 A씨가 졸업식과 관련된 불만의 글을 올렸다.

게시글에서 A씨는 "8월에 학위기를 받게 되는 날 부모님과 친지를 불러 기념하려고 했는데 갑작스러운 졸업식 변경에 대책이 서지 않는다"며 "원우회에서는 4월 졸업식에 학위복을 빌려주겠다는 메일만 하나 보내왔다. 대학원생들이 졸업식장에서 학위복 없이 노트북으로 논문을 작성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4월 졸업식이 강압과 폭력이라는 점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실제 졸업식 당일 해당 퍼포먼스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다음날인 24일 최 총장이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달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최 총장은 "A군이 그동안 무엇을 배웠고 이런 사고력으로 세상을 어떻게 살겠다는 것인지 의아하다"면서 "인하대의 박사학위 심사가 잘못된 것이 아닌지 생간된다. 인하대는 A군 같은 사람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A군의 박사학위에 대해 대학원학위위원회에서 제대로 평가한 것인지 '총장으로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최 총장의 이런 댓글에 인하대 내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교수, 학생들이 댓글을 달아 최 총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모 교수는 "민주주의 압살받던 시절, 대학 졸업식에서는 문교부 장관이 와서 축사라도 할라치면 뒤돌아 앉기, 퇴장하기 등 반대 의견을 표출했다"면서 "A학생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일개 교수인게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남겼다.

학생들도 "민주사회에서 본인의 의견 표출을 학위 심사과정, 논문 내용과 연관 지어선 안된다", "일방적으로 인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며 학위를 갖고 학생을 겁박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최 총장은 게시판에 "박사학위 학생의 글로는 우려스러웠기에 인하대 졸업생의 인성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학생, 학생의 부모님, 지도교수와 함께 면담하기로 했다. 모든 일은 투명하게 처리될 예정"이라고 해명 글을 재차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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