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 著 <미친 교수의 헬수업>

내 수업은 헬(Hell·지옥), 나갈 사람 나가요.” 교수가 강의 오리엔테이션에서 말한다. 자기소개 시간에 본인 얘기를 하던 학생은 눈물을 흘린다. 이를 경청하던 학생들이 같이 울먹이며 "울지마 괜찮아"를 외친다. 때론 수강생이 다 같이 왁자지껄 박수를 치며 주제발표자를 격려한다. 종강 때면 학생들은  교수에게 직접 쓴 감사의 손편지를 뭉치로 건넨다.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다. ‘진짜.

<미친 교수의 헬수업>은 이 영화 같은 한 장면이 현실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한국대학신문 발행인이자 가천대와 서울여대 겸임교수를 맡고 있는 박성태 교수가 직접 수업한 내용을 책에 담았다. ‘책으로 읽는 강의.

그의 수업은 학생들이 이라고 부를 정도로 수강 난이도가 높다. 16주 동안 지각이나 결석은 용납지 않는다. 매주 과제물을 제출해야 한다. 그 과제물은 교수가 일일이 직접 첨삭해 돌려준다.  학점 따기 좋은 꿀 수업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수강생의 만족도는 높다. 11년 동안 강의 평가에서 몇 번이나 최상위에 올랐다. 비법은 학생 스스로 꿈을 찾고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취업을 담보하는 족집게 강의는 아니지만 나만의 특별함을 찾는 길잡이가 돼 준다.

박 교수는 특별함을 찾으려면 ‘3P’에 주목하라고 한다. 첫 번째 단계는 그리는(Picture) 거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알고 스스로 바라는 인생을 꿈꾸는 게 먼저다. 2단계는 스스로 정한 목표를 간절히 소망(Pray)해야 한다. 마지막은 실천(Practice)이다. 직접 그린 그림에 노력이라는 도구로 채색을 해야 한다.

저자는 이 3P오리엔테이션 워밍업 지옥 수업 전반전과 후반전 천국의 문 순서로 책에서 설명한다. 실제 수업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매 강의 시간 다뤘던 그 주의 시사 이슈와 학생의 과제물 내용,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얘기 등 16주 간의 강의가 고스란히 본문에 녹아있다.

박 교수는 책에서 말한다. 강의실에 있는 학생들과 달리 책을 읽는 지상 독자들은 출석체크도, 과제도 할 필요가 없다고. 도중에 책을 덮고 싶으면 얼마든지 덮을 수 있다고. 하지만 미친 교수의 헬수업에서 감히나갈 수 있는 용감한 독자는 많지 않을 걸로 보인다. (가디언, 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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