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오 선문대 국제교류처장

지방 사립대의 경우 서울에 있는 학교나 국립대에 비해서 학령인구가 감소하는데 따른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외국인 유학생 모집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외국학생들도 서울에 있는 대학을 선호한다. 전국의 어학연수생 순위를 보면1위부터 12위까지는 모두 서울에 위치한 대학이며 연세대의 어학연수생의 수는 11위부터 20위까지의 모든 대학의 어학연수생의 합과 비슷하다.

최근 몇 년의 자료를 분석하여 보면 전체 유학생 수는 크게 변화가 없는데 서울지역 이나 대형 국립대로의 쏠림현상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방 사립대의 경우 외국에서 학생을 유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향후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서울지역 대학이나 국립대의 공격적 유학생유치가 시작될 경우 지방 사립대는 더욱 열악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지방사립대의 경우는 힘들게 학생을 유치하여 오더라도 어학연수를 마치고 서울이나 국립대로의 이전이 심하기 때문에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국학생의 정원은 교육부에서 통제가 가능하지만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정원외로 선발하기 때문에 이러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서울 내에 있는 대학과 국립대학의 외국인은 대학원 위주로 선발을 하고 학부 학생의 경우 일정한 수 이상을 선발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 입학자원이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는 시점에서 이런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외국인 학생도 서울이나 국립으로 몰려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들도 여러 가지 노력을 해야 하지만 'In Seoul'이냐 아니냐 그리고 국립이냐 아니냐가 유학생 수를 상당한 수준으로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외국학생들도 처음 한국에 올 때는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인터넷이나 다른 네트워크가 극도로 발달한 현시대에는 각종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일 년 정도 한국에서 어학연수를 마친 후 많은 유학생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교나 국립대학으로 전학을 하게 되기 때문에 해외에서 유학생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대학들의 힘을 빼놓고 있다.

한국으로 유학 오는 상당수의 유학생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남아시아 학생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의 용이성이나 장학금이 대학을 결정하는 중요요소가 된다. 이러한 아르바이트 자리도 지방보다 서울에 많이 있기 때문에 지방대에 재학 중인 유학생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게 된다. 한국학생들의 경우 반값 등록금 정책으로 인해 다양한 장학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외국학생의 경우 국가에서 주는 장학혜택은 거의 없고 대학 스스로 재원을 마련하여 장학금을 제공하여야 한다.

교육부의 유학생 관련 정책은 서울권 대학이나 국립대의 영향을 많이 받아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유학생유치관리역량인증’ 제도의 평가에 있어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많이 주면 불이익이 크고 인증 자체를 주지말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한 서울권 대학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기숙사 수용률은 평가항목에서 제외하는 되는 것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권 대학은 장학금이 적더라도 유학생들의 선호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적은 장학금으로 학생유치가 가능하고 국립대의 경우 등록금이 사립대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니 상대적으로 장학금을 적게 주어도 문제가 없다.

장학금을 많이 주어 낮은 교육비로 교육을 하게 되어 교육이 부실화된다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제재를 가하여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불이익을 받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인증제도가 이런 방향으로 개정이 될 경우 서울권 대학, 국립대로의 유학생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른 고통은 지방사립대가 몇 배로 심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교육부의 정책수립과정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지방사립대가 잘못된 정책으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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